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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해외뉴스 TOP10> '내가 뽑은 올해 최고의 뉴스'를 뽑고 있는 네이버 온라인조사를 보니 상위권에 '중국'이 많이도 들어가 있다. 그만큼 올해 중국은 세계인들에게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현재 진행중인 조사이긴 하지만, 순위가 바뀌거나 말거나, 내가 생각한 <중국 뉴스 베스트>가 오롯이 다 들어가 있으니 한해가 저무는 시점에서 한번 생각해볼 문제들이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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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쓰촨성 대지진 참사 8만여명 사망·실종


엄청난 지진이 발생했다. 해외 전문가들의 지적과 우려처럼 장강(长江)을 막고 거대한 싼샤다바(三峡大坝)를 건조한 여파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 티베트문제와 올림픽성화봉송으로 전 세계가 중국을 매몰차게 공격하던 시점에 터져나온 참사라는 생각보다 더 우리를 안타깝게 한 것은 지진에 대처한 13억 중국인들의 결집력이었다.

중국사람들은 자주 우리나라가 IMF 시절, 금모으기 운동으로 혼연일체가 된 것, 특히 십시일반 돈을 모아 나라를 살리겠다는 의지에 놀란다는 말을 간혹 들었는데, 그들도 쓰촨지진에 한마음으로, 어쩌면 이 엄청난 자연재해 앞에서 중국의 티베트 등 다른 정치 외교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공적이 되는 분위기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당시에 베이징을 방문한 이명박대통령이 예정에 없던(아마도 사전에 치밀한 사고와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됨) 쓰촨 행은 나름대로 이슈가 됐다. 하지만, 외교적으로 그다지 제대로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건들이 벌어진 가운데 나타난, 다소 돌발적인 투어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가지 않은 것보다 낫지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쓰촨 지진의 참사에는 늘 아픔이 있다. 그것은 일반서민들, 특히 쓰촨의 고원지대의 가난한 농민들이 겪는 이중고는 정말 가슴이 아프다. 특히 이번 재해는 중국정부의 개혁개방정책 30년 동안 빈부의 격차와 민족, 지역 갈등이 점점 더 격화되는 가운데에 있었다는 점이 그렇다. 이런 갈등은 전 국민들이 민족주의적인 혼연일체인 듯 보여도 그 근본적인 원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쓰촨 피해현장에는 자연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자본과 상품 경쟁으로 인한 불균등이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분명 이런 점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었다.

중국산 제품 '멜라민' 검출, 전세계 확산 

'멜라민'도 정말 강타 수준이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중국은 중국공산당과 인민해방군에 의한 중앙집권적 통치 및 통제가 너무 잘 되는 나라라는 생각을 잠시 잊게 됐다. 그토록 인민의 건강과 관련된 먹거리에 신경을 쓰고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는 나라도 없을 것인데도 '멜라민'은 세계 속에서 중국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것도 아이들이 먹는 우유로부터 시작됐으니 말이다. '최고 사형' 우유회사 책임자는 중국의 왜곡된 정책의 희생자가 될 지도 모른다. 어쩌면 개혁개방으로 만들어놓은 자본경쟁체제, 경쟁으로 알아서 잘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던져놓고는 이런 엄청난 사태를 이제 어찌하란 말일까.

중국의 한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왜 가짜 담배를 만들지요?'에 대한 대답. '가짜 담배에는 가짜 독이 있으니 괜찮다'고 하듯이 돈을 버는 데는 그 어떤 명분도 잘 만들어내는 일부 지역 상인들의 모순적 행위가 앞으로 나아질 수 있을까. '최고 사형'이라는 법적 제재만으로 사회시스템이 바뀌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에 들은 우스개 소리가 하나 있다. 중국의 우유제조 회사 중에 '멜라민' 검출이 안된 제품이 있다. 왜냐? 그것은 바로 그 우유가 중국 고위층들이 사는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 제공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검출이 안 된 것인지' 아니면 '검출이 되면 안 되는 것인지'.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베이징올림픽 개막

올림픽이 열렸다. 무사히. 개막 다음날 베이징의 구러우(鼓楼)에서 다행히(?) 미친 시민이 미국인에게 살해를 가해 일촉즉발이긴 했어도 큰 사건사고 없이 치러진 올림픽이었다. 베이징 시내 곳곳을 휘돌아 다니면서 본 올림픽 현장은 참으로 안전했고 깨끗했고 친절했다. 그것은 '안전하지 않고, 깨끗하지 않고, 친절하지 않은' 베이징에 대한, 중국에 관한 이미지, 스테레오타입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왜 우리는 중국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을까.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同一个世界 同一个梦想)'을 원했던 메시지는 올림픽 참가선수들이 메달을 따내기 위한 동상이몽이듯이 서로 다른 꿈을 꾸는 것인가. 세계 속에서 경쟁한다는 것은 선의의 경쟁인데, 왜 중국만 앞에 두면 꼭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거대한 중국에 대한 컴플렉스인가. 유럽대륙은 봉건시대를 거쳐 산업혁명시대 수십개의 민족국가로 정립됐다가 지금은 경제적 동기에 의한 유럽통합으로 향하고 있다. 그런데 왜 중국은 기원전 진시황의 중앙집권적 통일과 통치 이후 끊임없이 영토의 외연 확대와 민족의 흡수통합의 원심력이 작용하는 것일까.

'하나의 세계' 속에 담긴 메시지가 단순히 올림픽의 구호만이 아니라, 잠재의식의 발로일지는 몰라도 세계는 중국의 성장과 발전에 대해 (배가 불러도 또 불러다 먹듯이, 엄청나게 커져 가는) 이제는 긴장의 눈초리로 바라봐야 할 것인지도 모른다.

   참고 : 베이징올림픽아웃사이드

티베트 '독립 시위' 유혈 충돌로 비화  

2008년 3월 중국 시장(西藏)의 라싸에서는 티베트 민족의 '독립' 항거가 발생했는데 베이징올림픽과 맞물려 세계인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됐다. 이는 중국정부의 소수민족정책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티베트의 천년전에는 칭하이와 간쑤, 쓰촨의 일부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이었다. 이후 청나라 시대에 이르러 중국에 귀속됐고 지금까지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자치주의 하나로 살아오고 있다. 그들은 달라이라마를 중심으로 문화적 자립과 자치를 주장하기도 하고, 일부에서는 국가 독립을 강력하게 염원하기도 한다. 더불어, 중국의 소수민족 중에서 독립의지가 강한 신장(新疆) 위구르 민족의 비행기 하이제킹 테러 등도 이어지는 등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정부와 일대 전선이 형성되기도 했다.

사실, 중국 대륙은 변방으로 갈수록 엄청난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는 등 중국정부 입장에서는 원심력이 작용하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이것은 동북공정을 포함하는 중국의 변강(边疆)정책과 역사의 왜곡을 담은 신화(神话)공정으로 드러나고 있다.

앞으로 티베트 문제는 단순히 달라이라마로 상징되는 피압박민족의 영웅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체 소수민족들의 자주독립에 대한 분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이 강경과 온건을 반복하겠지만, 언젠가는 이 문제로 인해 일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주의 깊게 관찰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참고 이 아름다운 하늘을 두고 달라이 라마는 어디로 갔나
        허가증 없이 티베트의 발원지를 가다


12월 29일 신화사가 발표한 중국 국내 뉴스 베스트 10(발생 시간 순)도 참고하면 좋겠다.

          1. 1~2월에 중국 남부지방 일대에 폭설 등으로 교통과 운송 두절, 전력 마비 등 엄청난 피해
          2. 3월 초 베이징에서 전국 양회(인민대회와 정협대회)에서 국무원 등 새로운 조각
          3. 3월 14일 시장 라싸에서 달라이라마와 장청회(藏青会) 주도의 폭력 사태 발생
          4. 5월 12일 쓰촨 원촨(汶川)에서 8.0규모의 엄청난 특대지진(特大地震) 발생
          5. 8월 8일 제29회 베이징 올림픽(奥运会) 개최
          6. 9월 초 싼뤼(三鹿) 우유제품을 먹은 영아에게서 결석병(结石病) 발생
          7. 9월 25일 중국 최초로 3명으로 구성된 션저우7호(神舟七号) 우주 유영
          8.11월 초 세계금융위기에 따른 경제 타개책으로 내수진작을 위한 10대 조치(十大措施) 발표
          9.11월 초 중국대륙과 대만 사이에 3통(三通) 실현에 합의 (通商, 通航, 通郵)
        10.12월 18일 공산당 개혁개방 30주년 기념 대회 (1978年12月18日 十一届三中全会)

참고 신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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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이 저문다. 새해에는 중국과 관련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한중 관계에서도 부디 우리에게 긍정적인 변화와 분위기가 무르익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