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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애정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2002년 월드컵 4강의 감동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 한국 축구에 대한 기대와 사랑이 넘치는 사람 중의 한 명일 뿐이지만, 한국 축구에 대해 몇 가지 꿈 또는 망상을 한다고 해도 누가 흉 보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왜 영국 등 유럽 리그를 보면 흥미진진한가. 월드컵 경기에는 흥분하면서도 국내 프로리그만 보면 실망일까. (물론 최근에 K리그도 흥미로운 경기가 몇몇 있기는 하다) 저변 확대, 유소년 축구 양성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면서도 정몽준 전 협회장 시절부터 사실 해놓은 것이 무엇인가. 회장 자신의 대외적인 브랜드만 키웠지 실제로 장기적이고도 실질적인 진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물론 모든 면에서 다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그저 개인적인 아이디어이지만 우리나라 축구 발전을 위해 생각해오던 아이디어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실현 가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축구 행정 비전문가가 우리나라 축구 발전이 곧 나라의 브랜드 가치이며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부터 생겨난 노파심과 기대 그리고 망상일 지도 모를 꿈이라고 여겨도 좋다.

한중일 프로리그의 통합, 한국 기업의 유럽 리그 구단 운영이다.

 

한중일 프로리그의 통합

 

사실 8년 전 즈음에 당시 대한축구협회 게시판에 한번 썼던 적이 있다. 지금은 다시 접속해보니 예전 글을 찾을 수 없었지만 당시에 그저 어느 날 갑자기 생각난 것이긴 했다.

 

우리나라 K리그도 많이 성장했다. 하지만 아시아권에서 그저 상위에 드는 정도의 수준일 뿐이다. 우선, 시장이 작다는 것은 치명적이기도 하다. 시장이 크지 않으니 서둘러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를 보기 힘들기도 하고 축구선수들의 동기부여도 높지 않다.

 

동아시아의 세 나라가 프로리그를 통합하자는 것이다. 시장의 통합이며 선수 교류의 확대일 뿐만 아니라 삼국의 연관산업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다. 한국 K리그는 14개 팀, 일본 J리그는 18개 팀, 중국 중차오(中超)는 15개 팀이 1부 리그 개념으로 운영되며 2부 또는 3부까지 운영하고 있다.

 

1부 리그만 놓고 보면 무려 47개 팀이나 된다. 이를 적절한 방안을 가지고 리그를 통합하고 분리하면 될 것이다. 처음에 몇 개 팀을 어떻게 1부 리그의 형태로 셋업하느냐가 관건이 되겠지만, 꼭 하겠다는 전략적 의지와 합의, 공감대만 있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한중일 통합리그가 되면 시장도 커지고 중계권이나 스폰서쉽, 프랜차이즈의 확대가 예상된다. 하지만 여러 가지 곤란하고도 난감한 문제들이 초기에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선수단 이동문제, 중계방송 합의 등등이 있겠지만 거국적 통합기구를 통해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논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삼국의 전략적 목표의식이다. 각각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기 위한 동맹의식이 있고 국내 리그를 삼국 리그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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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J리그는 우리보다 꽤 발전 속도가 빠른데 축구행정가들의 전략적이 접근이 있기도 했지만, 자본과 마케팅을 적절히 결합하고 축구팬들에게 접근하려는 마인드가 훨씬 앞섰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은 상대적으로 앞선 리그 경험과 시장이 결국 한국, 특히 중국의 리그 시스템 및 수준을 고려해 부정적으로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봐서 중국의 거대시장을 고려할 때 반드시 노를 할 이유도 없다고 본다.

 

중국의 중차오 리그는 늦게 출범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비합리적인 리그 운영과 협회 등의 마찰이 다소 있는 등 삼국 중 상대적으로 수준이 미약하다. 하지만, 거대한 잠재 시장을 무기로 삼국 통합 리그에 참여하면 결코 손해를 볼 장사는 아니라 판단해 참여할 것으로 본다. 다만, 정책적으로 사회 통제 시스템에 대한 제반 고려사항이 관건이 될 전망이지만, 중국 리그의 수준, 관중 동원 등에서 한계가 많기 때문에 축구 관계자들이나 팬들은 환영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의 K리그도 현재 특별히 비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늘 새로운 시스템을 실험하고 있고 팬들과의 마케팅이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국민들과 함께 하는 수준이 되려면 멀고도 멀었다.

 

축구 수준과 리그 경쟁력을 높이는 유일한 전략적 대안은 삼국 리그 통합이다. 또한, 이를 통해 연관 산업 등의 부가적인 가치 유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처음에는 서로 계산기를 두드리겠지만, 그리고 각국 내부적으로 반대여론도 일부 있을 터이지만, 삼국 모두 세계 10위권 진입이라는 전략적 명분이 합의된다면 못 이룰 이유도 없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해본다.


 

한국 기업의 유럽 리그 구단 운영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면서 일약 우리의 눈높이는 달라졌다. 2002년 월드컵 4강으로 기대치가 한층 높아진 가운데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의 유럽진출은 정말 우리의 시야를 글로벌하게 바꿔놓고야 말았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대기업, 즉 삼성과 현대기아 등이 프리미어 리그의 스폰서가 돼 선수들의 가슴팍에 등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핸드폰과 자동차를 팔기 위해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광고주가 된 것이다. 첼시 유니폼 광고스폰서 비용이 얼마인지 잘 모른다. 삼성이 당연히 그 광고효과를 냉정하게 분석됐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또, 가끔은 러시아나 중동재벌이 프리미어 구단을 인수했다는 이야기가 우리를 놀라게 했다. 얼마나 돈이 많으면 그럴까 싶기도 하다.

 

나는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냉정하게 이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마케팅을 위한 투자를 고려해 봄 직하다. 그런데 석유재벌도 아니니 유럽 각국의 1부 리그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10년 계획을 수립하고 영국 3부 리그 정도라면 어떨까. 3부 리그라면 (매매 인수가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천문학적인 숫자도 아닐 것이니 말이다. 가상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3부 리그에서 1~2년 운영과 노하우를 실험하고 2부 리그에서 2~3년 피 터지는 생존 경쟁을 치르고 3~5년 후 정도에 프리미어로 진입하는 목표를 세운다면 돈 있는 대기업일 경우 해봄 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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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등 해외 리그에 대해 문외한이어서 조심스럽긴 하다.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 스케쥴이 굳이 꽉 막혀 있는 나라들이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3부 리그가 창피하면 2부 리그, 3부 리그가 버거우면 4부 리그, 중요한 것은 5년 후 성공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아닐까.

 

3부 리그 정도라면 우리 나라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유럽리그로 진출하기가 약간 쉽지 않을까. 기성용과 같은 젊은 선수들(물론 국내에 군복무 등 여전히 난제가 있지만)을 키워낼 수도 있을 것이다.

 

10년 후에는 박지성 같은 수준의 선수가 각 포지션 별로 한두 명씩만 있다면 다시 한번 8강, 4강에 도전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렇게 된다면 2014년과 2018년 월드컵 사이에 세계 랭킹이 점점 상승해 (지금 랭킹은 점점 내려가는 추세가 아닌가) 어느덧 10위권을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삼국 통합 리그에서 검증된 젊은 선수들을 상대적으로 쉽게 유럽에 내보내고 세계 탑클래스 수준에서 경쟁하는 것만이 전반적으로 국가대표의 수준까지 향상시킬 것이 아닐까.

 

삼성이나 현대기아, SK(도무지 예측은 안되지만) 등이 영국,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등 리그의 2~4부 리그의 구단을 주목해 보길 기대한다.

 

올해 초에 축구 십년대계를 한번 써볼 요량이었다가 몇 번이고 망설였다. 이거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이는 것은 아닌지, 된통 혼이나 나는 것은 아닌지, 밥 먹고 할 일 없는 한가한 소리 한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등등

 

뭐 축구 행정가들이 워낙 똑똑하고 경험이 많으니 잘 하리라 본다. 무조건 잘 해야 한다. 정치판과 경제 상황 때문에 심신이 피곤한 요즘 축구라도 미래 지향적이라면 좋겠다는 단순한 바람 때문이다. 그래서 10년 후에 축구만이라도 강국이 됐으면 좋겠다. 물론 모든 면에서 선진 강국이 되면 더욱 좋은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