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수레의 책을 싣고 궁핍을 두려워하지 않는’ 팔대괴는 어디에?[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베이징 문화여행 ⑤ 선남문화와 조양극장 베이징 내성의 성문은 모두 9개다. 동, 서, 북쪽에 2개씩, 남쪽에 3개다. 남쪽에는 전문이라 불리는 정양문을 통해 천안문과 자금성으로 이어진다. 전문 동쪽에 숭문문(崇文门), 서쪽에 선무문(宣武门)이 있다. 고대의 예법에 맞춰 좌문우무(左文右武)를 따랐다. 베이징 최초의 불교 사원 법원사(法源寺)가 있고 전진도(全真道) 도관인 백운관(白云观)이 가깝다. 명청 시대 서민 문화가 활발하게 꽃핀 공간이다. 서민이 울고 웃던 서커스의 주인공 흔적도 있다. {계속}
저장성 해안에 척계광 흔적이 많다. 최근 직항이 생긴 닝보(宁波)에서 동남쪽 약 100km 떨어진 바닷가에 석포어항(石浦渔港)이 있다.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은 해안 방어를 위해 관청을 설치했다. 군대가 주둔하고 주민이 늘었다. 60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어촌이다. ‘중국문화답사기’로 유명한 작가 위추위(余秋雨)가 “살아있는 고진(活的古镇)”이란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고기잡이 선박을 위한 평화로운 항구다. 왜구 근거지 규슈에서 조류를 따라 남하하면 직선으로 900km도 되지 않는다. 석포에 고성이 자리 잡은 이유다. (계속)
고령토가 나는 마을, 도자기 발원지에서 보낸 하룻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장시 ① 징더전과 야오리고진 상하이에서 징더전(景德鎭)까지 고속철로 4시간이면 도착한다.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는 꽤 많지만, ‘세계에 알려진’ 자도(瓷都)는 징더전이 유일하다. 장시 동북에 위치하며 중국에서 가장 넓은 담수호인 포양호(鄱陽湖)와 가깝다. 장강과도 연결돼 물류도 유리하다. 명청 시대부터 20세기 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4대 명진(名鎭)으로 불렸다. 도자기 덕분이다. 포산진, 한커우진, 주산진은 모두 시로 승격되거나 편입되면서 ‘진’을 뗐다. 징더전만 세 글자 시로 남았다. 북송 진종 때 도자기를 조정에 헌납했다. 바닥에 ‘경덕연제(景德年制)’라고 새겼다. 황제 연호만 그냥 쓸 수 없었으리라. {계속}
임칙서는 왜 비림 편액에서 삐침을 생략했을까?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산시 ② 시안 비림 시안 시내에서 ‘가볼 만한 곳’ 추천하라고 하면 단연 비림(碑林)이다. 역사와 문화를 좋아하는 여행이라면 말이다. 한나라 시대부터 근대까지 4천 개에 이르는 비문, 천 개가 넘는 비석을 일곱 군데로 나눠 전시실을 운영한다. 북위부터 송대에 이르는 석각 150건은 별도 예술관에서 전시한다. 비림 역사는 천년에 이른다. 당나라 때 세운 공묘가 성곽 남쪽에 있었다. 북송 철종 1087년에 공묘를 옮긴 자리가 현재 비림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계속}
'최후에 남은 동굴 부락'에 사는 먀오족에게 '사랑'을 기부한 천사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구이저우 ② 서남부 – 안순, 쯔윈, 싱이 장이머우 감독 영화 '귀주 이야기(1994년 한국 개봉)'가 있다. 여주인공 추쥐(秋菊)가 억울한 일로 소송하는 과정을 통해 사회를 비판한다. 우리나라에서 개봉하면서 '추국'이 '귀주'로 돌변했다. '구이저우(贵州)'와 아무 상관이 없다. 서기 974년 이족(彝族) 수령 보귀(普贵)가 북송에 귀순한다. 태조 조광윤이 내린 칙서에 처음 '귀주'가 등장한다. '보귀 땅'이란 뜻이다. 명나라 건국 후 변경 방어를 위해 군대가 주둔한다. 군대가 주둔한 마을을 둔보라 한다. {계속}
구이저우 남부에 '노브라' 차림의 소수민족이 있다니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구이저우 ① 남부 – 두윈, 싼두, 리보 구이저우 약칭은 검(黔)이다. 구이저우 서쪽에서 발원해 중앙을 거쳐 북쪽으로 흘러가는 오강(乌江)은 당나라와 송나라 때는 검강이라 불렀다. 오강은 장강(长江)의 지류다. 구이저우를 '38선'처럼 나누면 북쪽은 장강, 남쪽은 주강(珠江)과 연결된다. 소수민족이 많이 사는 '이남'에는 검강이 흐르지 않는다. 자치주 이름에 검 자를 쓰긴 해도 또다른 별칭인 귀(贵)라면 모를까, 그다지 어울리는 명칭은 아니다. 검남은 부이족먀오족자치주다. 여러 민족이 분포하는 경우 자치주나 자치현 등에서 두 민족 이상을 붙여 사용한다. {계속}
내몽고 초원에서 듣는 현악기 마두금, 마터우친 또는 머링 호~르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네이멍구 츠펑 ① 푸르디푸른 몽골족 초원과 호수 초원, 갈기를 휘날리며 질주하는 말이 떠오른다. 전쟁터이자 삶의 공간이었다. 유목민족의 생명줄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던 민족이 아니다. 몽골족은 초원에서 이동 수단인 말과 함께 성장했다.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왕은 동양을 정벌했다. 약 천년 후 13세기, 칭기즈칸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 이르는 제국을 건설한다. 아시아와 유럽, 동양과 서양은 장군멍군이었다. 말의 질주처럼 초원을 넘어 세계를 호령하던 민족. 지금 중국 내 몽골족은 고작 600만 명이다. 낯설지만 흥미로운 민족문화를 만나는 여행은 즐거운 흥분이다. {계속}
살포시 앉은 학을 새긴 대문… 차마고도 마방 저택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칠채 윈난 인문풍광 ④동연화촌 윈난 남부의 푸얼차(普洱茶)는 수천km 떨어진 티베트에 전달됐다. 차마고도(茶馬古道)는 멀고도 험했다. 윈난의 약칭을 전(滇), 티베트의 약칭을 장(藏)이라 한다. 당나라 이후 교역로로 자리잡은 전장고도는 다큐멘터리에서 '마지막 마방'으로 끝맺을 때까지 오랜 세월을 버텼다. 거의 3개월 걸렸지만 국도로 이틀도 걸리지 않는다. 이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길, 그 흔적은 찾기 어렵다. 길 위에 흘리던 피와 땀도, 마방도 사라졌다. 마방이 살던 차마고진을 찾으면 옛날의 영화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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