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에 물이 이렇게 많은데, 아직 모자란다는 말인가?’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⑦ 정군산, 무후묘와 무후사, 석문잔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유홍준 지음)’ 중국 편을 읽다가 화들짝 놀랐다. 다분히 ‘중화주의’에 경도된 관점은 그렇다고 해도 중국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오류투성이라 정오표(正誤表) 써서 공개하고 나서야 조금 진정이 됐다. ‘유홍준이 책에서 그러던데!’고 하면 나로선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대서 특필할 만한 오타(?)도 있었으니 ‘제갈량의 실제 무덤이 성도 무후사에 있다’는 글이었다. 제갈량 사당인 무후사(武侯祠)는 전국에 10군데가 넘는다. 사당이 곧 무덤도 아니다. 무덤은 한중 땅 몐현에 있다. {계속}
수원시국제교류센터와 영통도서관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중국인의 삶과 문화' 강좌가 온라인(ZOOM)으로 진행. 1. 8월 17일(수) 저녁 7시부터 ‘민란’으로 본 중국의 역사문화 기원전부터 근대에 이르는 민란의 치열한 역사 현장, 인문학 답사를 통해 중국 역사와 문화를 이해한다. 2. 8월 24일(수) 저녁 7시부터 중국 소수민족의 삶: 칠채운남과 다채귀주 중국 서남부 운남과 귀주의 소수민족, 아름다운 자연과 개성 강한 민족 문화를 담은 소수민족 문화를 체험한다.
온통 제갈량 세상인 관광지에서 뼈와 살이 타는 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⑥ 황택사, 천불애, 제갈고진 정치를 쥐락펴락한 여장부를 떠올려보자. 한나라의 여태후, 당나라의 무측천, 청나라의 서태후. 이름만 들어도 섬찟하다. 여태후는 유방이 총애한 척부인(戚夫人)의 사지를 잘라 돼지우리에 던졌다. 무측천은 약간의 논란은 있지만 황후 권력을 찬탈하려고 친딸을 죽였다. 서태후는 광서제가 사랑한 후궁 진비(珍妃)를 산 채로 우물에 던졌다. 모두 악녀였지만 최고의 권력을 차지한 황후(皇后)였다. 무측천(武則天)은 한발 더 나갔다. 스스로 황제에 됐다. 고향인 쓰촨 북부 광위안(廣元)에 단 하나뿐인 사당이 있다. 시내 뉘황루(女皇路)에 위치한 황택사(皇澤寺)로 간다. {계속}
학과 원숭이도 차마 지나가지 못하는 검문관 조도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⑤ 랑중고성, 검문관 조조가 한나라의 일등공신 한신에 비유한 장군이 있다. 정사 ‘삼국지’에 나오는 기록이다. 장합(張郃)이다. 서기 215년 선봉장 장합은 촉나라를 향해 파죽지세로 진격했다. 유비는 장비를 보내 맞서게 했다. 장합은 군대를 물려 후퇴했다고 담백하게 기록했다. 소설은 훨씬 드라마였다. 패장 장합은 조조의 사면령 덕분에 겨우 사형을 면했다. 장비는 조조의 ‘한신’을 물리치고 7년이나 랑중(閬中)을 지켰다. {계속}
얼굴이 팍팍 바뀌는 변검, 발원지에서 봐야 오리지널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④ 촉풍아운, 팬더기지, 삼성퇴, 낭원선경 20년 전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변검(變臉) 공연을 처음 봤다. 후다닥 얼굴이 바뀌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10여 차례 관람했는데 감탄은 한결같다. 리드미컬한 반주에 맞춰 순식간에 변하는 맛을 그 무엇도 흉내가 어렵다. 도포 휘날리며 얼굴이 사라지고 어느새 바뀐 얼굴. 처음 알려진 시기는 불분명하다. 청나라 건륭제 시기인 18세기 말에 시작됐다는 짐작만 한다. 발원이 쓰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청두에 전문 공연장이 많다. 친타이루(琴臺路)에 위치한 촉풍아운(蜀風雅韻)으로 간다. 매일 밤 1시간 30분 동안 공연한다. 홍등과 조명이 어울린 무대가 단정하다. 긴 주전자로 차 ..
베이징 북쪽 외곽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명나라 장성을 등산하다 기원전에 살았던 사마천이 ‘사기(史記)’에서 ‘장성(長城)’을 언급한다. 초세가(楚世家)나 몽염열전(蒙恬列傳) 등에 기록돼 있는데 지금 장성과는 무관하다. ‘만리장성을 쌓았다’는 진시황은 이전 시대의 산성을 정비한 수준이다. 흉노족 침공에 대비해 산성을 쌓긴 했어도 ‘만리’라는 말은 지나친 왜곡이다. 아무리 시황제라 해도 통일 군주로 10여 년을 집권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산해관에서 가욕관까지 만리에 이르는 장성이다. 명나라 시대에 200년에 걸쳐 크게 3번 국가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16세기 중반에 거의 20년에 걸쳐 항왜 영웅인 척계광(戚繼光) 장군이 지금의 골격을 완성했다. 수도 베이징을 방어하기 위해 쌓은 장성이 많다. 베이징에 살면서..
비단 도시에서 시인 두보의 ‘호우시절’을 따라간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③ 두보초당, 무후사, 금리고가 봄비 내리는 밤에 두보(杜甫)가 붓을 들었다. 춘야희우(春夜喜雨)다. 안녹산이 반란을 일으키자 관직을 잃고 처자와 정처 없이 떠돌다 청두(成都)에 정착했다. 미관말직 하나 얻어 초당을 짓고 살던 시절이다. 농부의 마음을 헤아리며 지은 시로 761년 작품이다. 첫 구절은 영화 ‘호우시절’로도 유명하다. 출장 온 정우성은 우연히 미국 유학 시절 친구로 두보초당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가오위엔위엔(高圓圓)을 만난다. ‘첫사랑의 로맨스’가 초당의 싱그러운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시절’을 알고 내리는 비는 영화로 살아나 때맞춰 온 사랑이 됐다. 영화의 여운을 지니고 두보초당으로 간다. {계속}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