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주는 매년 3번 이상 가게 된다. 인연이 깊어서인지 갈 때마다 친숙하다. 소수민족이 오래 터전을 일궈온 터라 그렇다. 귀주 남부의 흥건하고 풍성한 정서와 만나러 간다. 세상에 자랑해도 전혀 모자라지 않을 풍광도 있다. 귀양(贵阳)에서 300km 남쪽에 ‘물의 도시’ 여파(荔波)가 있다. 4대 미인 양귀비가 좋아했다는 과일 여지(荔枝)의 상큼한 속살을 떠올려도 좋다. 여지처럼 아열대 기후대에 위치하는데다가 파도까지 연상되는 지명이다. 카르스트 지형이 빚은 천연의 물빛이 초록으로 녹아있으니 바로 대소칠공(大小七孔)이다. (계속)
인천에서 비행기로 3시간, 중국 동남부 복건(福建)의 항구도시 하문(厦门).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히는 동네답게 먹거리도 화려하다. 세계문화유산이자 전통가옥인 토루로 가기 위해 도착한 도시이다. 하문의 먹자골목 쩡춰안(曾厝垵) 거리로 먼저 달려간다. 된장으로 삶은 족발요리인 장루주티(酱卤猪蹄)는 좌판에서 아주 반질반질하다. 바다에서 막 올라온 생굴인 셩하오(生蚝, 하나에 1위안(약170원)이니 10개를 무더기로 집어먹어도 부담이 없고 먹음직스럽다. 해산물 세트는 눈요기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계속)
초등학생도 알만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관우(关羽)다. 정사와 소설의 주인공이며 도교와 민간신앙의 신이자 상인의 우상이다. 중국인들은 오랜 역사를 거치며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당을 세웠다. 제왕으로 대우받는 관제묘(关帝庙) 중에서 가장 정통은 역시 고향인 해주(解州)에 있다. 산서(山西) 성 서남쪽에 위치하며 서안(西安)에서 동쪽으로 250km 떨어졌다. 종교에서는 재물신으로, 정치에서는 황제로 대우하는 관우, 그를 봉공하는 무묘지조(武庙之祖)이자 관제조묘(关帝祖庙)에 도착했다. (계속)
차마고도! 꿈에서라도 가고픈 마음이 든다. 방송 다큐멘터리가 우리에게 남겨준 고마운 설렘이다. 험준한 산과 협곡을 넘어가는 말(马), 말과 하나의 운명으로 묶인 마방(马帮)의 고단한 행로. 말과 차의 교환을 위해 생겨난 머나먼 길, 차마고도는 생명의 근원이 살아 숨을 쉬고 있다. 해발 4천m가 넘는 고원에 사는 티베트 사람은 야크의 젖으로 만든 버터만이 영양분이다. 여기에 풍부한 비타민을 공급하는 푸얼차(普洱茶)와 소금이 합류한다. 차마고도가 기나긴 세월을 견뎌온 이유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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