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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품취재 - 베이징편 [올림픽] 만리장성
 


이징 외곽에는 바다링(八达岭)이나 쓰마타이(司马台), 무톈위관(慕田峪关), 황화청(黄花城) 등과 같은 유명한 장성이 많다. 하지만 장성이 돌로 연결된 성곽이다보니 곳곳에 험난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서 오히려 한적하고 소박한 장성의 흔적이 많다. 쓰마타이에서 동남쪽 방향에 징청고속도로(京承高速公路)를 타고 1시간 가량 달리다가 숭차오루(松曹路)를 따라 30분 더 가면 신청즈(新城子)라는 동네가 나온다. 이곳 서북쪽 해발이 거의 2천 미터에 육박하는 꽤 높은 산인데 장성의 흔적이 남아있다. 굳이 이름을 붙인다면 신청즈베이거우(北沟)라 할 수 있다. 거우는 협곡이니 신청즈 북쪽 협곡에 있는 장성이 되겠다. [2007년 10월 사진 및 영상 촬영]


[영상 - 1] 

차를 타고 산골마을을 지나 더이상 도로가 없어진 곳에서 걷다가 산을 타고 오르면 된다. 산을 오르다 보니 사과와 배가 접붙인 과일인 '핑궈리'(苹果梨)가 있다. 이 핑궈리는 중국 북방지방인 동북, 화북, 서북지방 산천에서 재배되는데 알아보니 그 원산지가 지린(吉林) 옌볜(延边) 조선족자치주라 한다. 

1920년대에 북한의 함경남도에서 그 종자를 가져와 재배에 성공했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북한에도 이 과일이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아무튼 가끔 중국의 대형 마트에서 가끔 보긴 했지만 직접 따서 맛 보긴 처음이다. 상큼하고 독특한 맛을 잊을 수가 없다. 게다가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는 색감도 지녔다.




[영상 - 2] 


장성 위에 올라서 본 장성과 주변 하늘과 산 능선이 연결된 모습이 아름답다. 이곳 장성은 장성과 장성이 서로 만나 갈라지는 삼거리 장성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돌들은 천년의 기억을 지닌 듯 정다운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가파른 곳에 '죽음'의 노역을 감당했던 민초들의 느낌이랄까.


장성이야 북방민족의 침입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었겠지만 실제로 이 장성을 타고 넘어온 민족이 있었겠는가. 굳이 그래야 할 필요가 없으니 대응 방어전략의 상징이거나 다른 의도와 목적이 있을 것이다. 가볍게 넘보지 말라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겠고 중원의 한족 정권의 자구책이었으리라. 


사실, 진시황이 쌓은 장성이라 해 봤자 그 통치기간이 길지 않았으니 진시황을 장성의 대표주자로 보는 것은 그야말로 상징성 이상은 아니다. 진시황 이전부터 연나라 등이 건설한 산성을 진시황 역시 전 인구의 1/10을 동원해 돌을 쌓았고 이후 웬만한 왕조는 다 장성 쌓는데 돌 하나씩은 올렸다 하겠다. 지금까지 잘 보존된 장성은 대체로 명나라 시대에 쌓은 것이 많다. 



[영상 - 3] 

장성 돌로 이곳 산골마을 사람들은 겨우내 저장 창고를 만든 모습을 볼 수 있다. 장성 돌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많이 부서지고 흩어진 흔적도 남아있다. 이름하여 다른 이름난 관광지 장성에 비해 '장성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곳이다. 그래도 장성이니 이렇게 가끔 찾는 이가 있기는 하겠다. 

10월의 베이징 외곽은 파란 하늘이 참 좋다. 왜 도대체 베이징올림픽을 8월 한여름 더위와 스모그 등으로 뿌연 계절에 하는 지 답답할 정도다. 행정구역으로 베이징 시인 이 산골마을을 지나니 그야말로 촌동네이다. 베이징 시내로 들어오는데 서쪽으로 지는 햇살도 그 분위기가 그만이다. 



[이미지 컷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