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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족 칭기스칸의 유래가 있는 나이쥬 마시니!

중국 술이라면 언제 어디라도 간다는 것은 술을 좋아해서 이기도 하지만 그 속에 담긴 중국문화를 하나라도 더 알고 싶어서일 것입니다.
 
어제(4월 27일) "내 나라 여행" 아이컴퍼니(
http://www.mykoreatour.com/) 이성원 대표가 급하게 전화를 했습니다. "내몽고 술 있는데 오시지요."

내몽골 술? 하면 나이쥬(奶酒)인데, "혹시 우유 술?" 하고 물으니 이 대표는 북한전문가이지 중국전문가는 아닌지라. 하여간 나이쥬라면 당연히 가야지 하는 생각에 무조건 을지로3가로 갔습니다.  

예전 2006년, 베이징에서 나이쥬(奶酒) 마시고 너무나 맛과 향이 좋았던 기억이 났습니다.

우유로 양조한 고급백주 <나이쥬>(奶酒)

바로 내몽골 초원의 싱싱한 동물 젖으로 만든 술이면서 800여 년 전 원나라 시대부터 비전으로 내려온 술이니 중국 술 중에서도 꽤나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는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확인하니 역시 나이쥬였습니다. 우리는 부근 술집으로 급 이동했고 병을 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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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쥐나이쥬(龍駒奶酒)' 상표가 한가운데 새겨져 있습니다.
알콜도수(酒精度)가 38%이고 순함량(净含量) 즉 술의 양이 500mL인 술입니다. 네이멍구(内蒙古)에 있는 회사가 생산한 것입니다. 더 자료를 찾아보니 바오터우(包头)에 위치한 회사라고 하는데 이곳은 네이멍구의 수도인 후허하오터(呼和浩特)에서 서쪽으로 약 2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입니다.

바오터우는 중국발품취재 중 사막 여행을 했던 곳으로 우리나라에 불어오는 황사의 발원지로 유명한 쿠부치(库布其) 사막 부근입니다. 물론 사막만 있는 것은 아니고 부근에 초원도 있습니다. 그러니 부근 초원에서 기른 동물의 젖으로 발효, 정제, 증류한 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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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이 참 깔끔합니다. 몽골어를 몰라서 무슨 글자인지 모르겠지만 술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 내 소수민족인 몽골족자치주에는 도시 곳곳에 중국어와 함께 몽골어가 병기돼 있습니다. 그런데 글자 수가 5개입니다. 술 이름이라면 4글자이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아마도 중국어로 쓰면 "萨林阿日喀"라는 글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글자는 몽골어로 바로 '나이쥬(奶酒)'라는 뜻이라고 한다니 말입니다. 몽골족 친구에게 나중에 한번 물어봐야 할 듯합니다.

비록 소주 잔에 따르긴 했지만 목넘김이 정말 부드럽습니다. 게다가 초원의 향기가 납니다. 어떤 맛일까 궁금하시지요? 우선, 우유의 달콤한 맛이 풍깁니다. 그리고 함께 마신 이 대표와 후배 표현처럼 초콜릿 내음이 살아있습니다. 정말 아주 은은하게 초콜릿 향이 뒷맛으로 따라옵니다.
 
코로 맡으면 향긋한데 그것은 우유와 초콜릿이 살짝 섞인 듯하다고 보면 되고 입에 넣어서 굴리면 중국 술 특유의 맛이 번집니다. 목으로 넘기면 마치 초코우유가 녹듯이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정말 좋습니다. 보통 중국 바이쥬(白酒)를 잘 못 마시는 사람들이나 여성들도 이 술을 맛 보면 금방 친근해질만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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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술은 어떤 동물의 젖으로 만들었을까 궁금합니다. 양일까요? 아마 대부분 그렇게 상상하고 예측할 것인데 바로 주인공은 말(马)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해서 원래 몽골족이 초원에서 방목하던 말의 젖으로 만들어 먹었는데 이후 양(羊)과 소(牛)의 젖으로도 제조하게 됐습니다.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마나이쥬(马奶酒)는 유목민들이 직접 만들어 마시던 고급 전통음료이다. (是牧民亲自酿制的传统名贵饮料) 매년 여름이 되면 광활한 초원 곳곳에는 이 말의 젖으로 만든 싱그러운 술 향기가 진동을 한다. 이 때가 바로 사람들이 마나이쥬를 마시기에 가장 좋다. (每逢盛夏,辽阔的草原上,到处都飘溢着马奶酒的清香。这时,便是人们饮用马奶酒的最佳时刻)

원래 몽골족들이 타고 다니던 말(马)로 지혜를 발휘한 셈입니다. 몽골족들은 이 말 젖으로 만든 음료(술)가 고혈압(高血压), 당뇨병(糖尿病), 위장병(肠胃病)에도 효험이 있어 오랫동안 전통 술로 전수해 온 것입니다.

또한, 전하는 바에 의하면 그 옛날 테무친(铁木真)이 몽골족 부락을 통일하는 전쟁을 벌이던 시기에 그의 부인이 요구르트를 만들기 위해 말의 젖을 발효시키는 도중에 화로에서 흘러나온 맑은 물기의 맛을 보니 너무나 향긋하고 맛이 좋아서 음료 형태로 개발했다고 합니다. 그런 후 테무친이 부족을 통일한 후 즉위식 때 이 술을 테무친과 장수들에게 내놓으니 모두들 기가 막히게 맛이 좋아 이후 어선주가 됐다고 합니다.  

발효 시킨 말의 젖을 나무통에 넣어 솥에 익혀 소주꼬리 같은 것으로 증류시켜 만든다고 합니다. 뭐 일반적으로 비슷할 것인데 이 마나이쥬는 몇번 익히고 증류하는 가에 따라 그 맛과 질이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2번부터 6번 이 과정을 반복하는데 6번 익히고 증류한 것이 당연히 최상품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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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가 삼겹살인 게 다소 안타깝습니다. 무릇 몽골에서는 양고기가 최고인데 말입니다.

몽골초원에 손님으로 가면 전통 가옥인 몽골바오(蒙古包)에 들어가기 전에 존경한다는 뜻의 경주(敬酒)라고 한모금 마시라고 줍니다. 이때 이 술이 바로 마나이쥬입니다. 술과 함께 양고기 바비큐를 안주로 삼아 마시면 정말 초원의 감동이 살아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중국발품취재 중 내몽골 시라무런 초원을 달리는 말!(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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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가시면 한번 사 드셔보세요. 가격은 천차만별이긴 한데 이 정도면 우리 돈으로 2~3만원이면 한 병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가 여러 종류이긴 하지만 이 회사는 ISO9001도 획득했다고 하니 깨끗하고 시스템이 좋은 공장에서 생산됐습니다. 안심하고 마셔도 좋습니다. 초원의 술 향기, 테무친 징키스칸의 유래와 함께 마셔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