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환구시보> 특파기자 리비아 종군취재

리비아 전선이 시시각각 돌변하고 있다. 카다피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내전, 서방연합군의 군사개입으로 예측불허의 전선이 다시 소용돌이 치고 있다. 중국 외무부가 '다국적군(多国部队)'의 군사개입에 대해 '유감(遗憾)'이자 '찬성하지 않는다(不赞成)'는 의사 표시를 한 가운데, 중국의 종군기자가 리비아 전선에서 보내오는 실시간 현장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로 국제뉴스 전문매체인 환구시보(环球时报)의 츄융정(邱永峥)과 하오저우(郝洲) 2명의 기자가 주인공. 지난 3월 12일 뱅가지에 특파돼 반군 거점에서 종군취재 중이다. 정부군이 반군거점을 공격하는 시점, 서방 기자들이 리비아를 떠나고 있었지만 중국 기자들은 오히려 반군기지로 들어갔다. 반군의 동선을 따라 다니며 시민들의 참상부터 취재하기 시작했다. 

▲ 환구시보 인터넷판(환구망)의 리비아 종군취재 특별면 (환구망 캡처)

환구시보의 인터넷판인 환구망은 서방연합군의 침공이 임박해지자 특집페이지를 제작했다. <행동의 상징(行动代号): 오디세이의 여명(奥德赛黎明)>은 두 종군기자의 핸드폰과 위성전화를 이용 취재 사진은 물론 동영상까지 보도하고 있다. 이 특집기사를 인용해, 중국의 각 포털과 매체들도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했다.

▲ 중국 CCTV 뉴스채널 전화 인터뷰 보도 장면(CCTV보도 캡처)

▲ 중국 CCTV 뉴스채널 전화 인터뷰 보도 장면(CCTV보도 캡처)

리비아에 중국기자가 종군 취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고 전투기 추락 장면을 직접 목격하게 되자 중국 CCTV방송국의 뉴스채널도 전화인터뷰를 연결했다. CCTV는 지난 17일 현장 자료화면과 함께 '정부군의 전투기가 폭격 당했다'는 소식을 1분 가량 연결하더니 19일에는 5분 가량 비교적 상세하게 기자의 육성으로 현장 소식을 보도했다. 20일 아침에도 서방연합군의 참전 이후 '서민들에 대한 영향'에 관한 보도를 했다. 앞으로도 CCTV는 전쟁 현장의 유일한 중국기자들과 끊임없이 전화연결을 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에 도착한 이후 츄융정 기자는 자신의 웨이보(微博, 미니블로그)를 통해 인터넷 소통을 하고 있기도 하다. 현장 취재와 관련된 뉴스는 물론이고 취재 과정에서 생기는 종군기자의 고충을 담담하게 적고 있다. 5분 전 '뱅가지 발, 수백 명의 영국군 특수부대가 리비아에 진입한다(发自班加西:数百名英军特种部队进入利比亚)'고 전하고 있다. '해가 뜨면 우리는 반군을 따라 서쪽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어디로 갈지 모른다.(天亮后我们会跟着反政府武装往西行动,但谁也不知道会打到哪里)'는 글에는 종군기자의 '호흡'이 느껴지기도 한다.

▲ 환구시보 츄융정 기자의 웨이보(미니블로그) (시나닷컴 캡처)

츄 기자의 블로그를 팬(粉丝)으로 등록하는 사람들 역시 시시각각으로 늘어나고 있다. 며칠 전 수천 명이던 숫자가 6만 명 이상으로 늘었을 뿐 아니라 새로 클릭할수록 몇 백 명 이상씩 늘어나고 있다. 서방연합군의 군사개입 이후 종군취재가 다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두 기자는 중국 내에서 점점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츄융정과 하오저우 기자는 종군기자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아프카니스탄 내전을 취재해 일반국민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중국은 CNN, AP 등의 영향력에 주목해 CCTV와 환구시보를 중심으로 해외 뉴스매체를 집중 강화하고 있다. 아직 글로벌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CCTV의 중문뉴스 및 영문뉴스채널, 환구시보의 영국판 등을 만드는 등 영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종군기자 중 하오저우의 담당업무가 환구시보 영국판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비아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종전 후에도 연합군의 리비아 장악과 중국 및 러시아의 대응으로 이어지는 점입가경이 예측된다. 아프리카 및 중동으로 이어진 '재스민혁명'의 분위기와 리비아 문제를 중국 정부는 아주 다르게 접근하는 듯하다. 중국 언론은 민주화 열기에 대한 부분은 배제하고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리비아 전략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서방연합군의 리비아 진군을 두고 중국 종군기자의 활약을 주목하게 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