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일 간쑤(甘肃) 성 둔황(敦煌)에서 신장(新疆) 우루무치(乌鲁木齐)까지 가는 버스. 저녁 6시에 출발해 15시간을 달리는 침대버스이다.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탄 침대버스이었는데 나름대로 참 편하게 갔다. 그리고 잘 잤다. 성 경계 부근에서 잠시 버스가 정차했다. 모두들 내려 노상 방뇨를 한다. 나는 밤 버스에 익숙하지 않아서 침대에 있던 신발을 미처 가져오지 않아 그냥 맨발로 볼일 볼 장소를 찾았다. 그런데, 아스팔트 도로도 울퉁불퉁했지만 길 옆 맨바닥이 까칠한 돌들이 있어서 발바닥 다 까졌다. 그런데, 여자들은 어떻게 해결하지. 서서히 노을이 지려는 듯 하늘 빛깔이 붉은 빛을 띠기 시작한다. 계속 서쪽 하늘을 향해 달리니 노을이 달려오는 게 성난 황소 같다. 그렇게 느꼈다. 창문을 여니 너무 바..
227번 국도인 닝장국도(宁张公路)는 칭하이성(青海省) 시닝(西宁)을 출발해 간쑤성(甘肃省) 장예(张掖)에 이르는 길이다. 40킬로미터 지점 즈음의 다퉁(大通) 회족토족(回族土族) 자치주를 거쳐 치롄산맥(祁连山脉) 남쪽 고원을 서쪽방향으로 몇 시간 달려 해발 4천~5천 미터에 이르는 치롄산을 넘어 간쑤성(甘肃省) 민러(民乐)를 거쳐 장예(张掖)에 이르는 장장 347킬로미터의 도로다. 거리로는 그다지 멀지 않지만 대부분 산길이고 고원지대라 평균시속이 그다지 빠르지 않으니 평균 9시간 걸리는 머나먼 길이기도 하다. 게다가 버스 상태가 또 그다지 좋지 않으니 한두 시간은 더 참아야 하리라.그런데 교통사고로 4시간을 하릴없이 기다렸으니 죽을 노릇이다. 겨우 도로가 풀리자 곧 당도한 곳은 조그만 시골마을 칭스쭈이..
칭하이성(青海省) 시닝(西宁)에서 간쑤성(甘肃省) 장예(张掖)에 이르는 길은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지도를 펴놓고 과연 이 길을 무사히 갈 수 있을까 거듭 고민 끝에 227번 국도인 닝장국도(宁张公路)를 타기로 하고 아침 7시30분에 출발. 짱예까지는 8~9시간 가량 걸릴 예정이라고 한다. 비가 약간 내리는 국도를 달리자마자 바로 가파르게 산을 오르더니 드디어는 거의 해발 3천 미터에 이른다는 라오예산(老爷山) 부근 능선을 넘는다. 해발 3천 미터를 넘어 다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곡예다. 꾸불꾸불한 길이 끝없이 이어져 내려가고 반대편에서 화물트럭은 수도 없이 올라온다. 부근 산세가 투우(突兀)하다고 하는데, ‘돌올’은 우뚝 솟았다는 말이겠다. 산을 넘자마자 봉우리들이 정말 하나 같이 아름답게 솟아있..
[중국발품취재47]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 새벽에 도착해 잠을 자고 나니 오후 1시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냉큼 쉬엔비(悬壁) 장성(长城)으로 달려갔다. 명나라 시대 만들어진 서쪽 끝 장성이다. 물론 한나라 시대 서쪽 끝 경계는 위먼관(玉门关)이 있긴 하지만, 영토의 개념이 아니라 군사적 개념의 명나라 장성은 이곳에서 끝이 난다. 최근 중국정부가 만리장성의 길이를 정확하게 새로 재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영토의 개념, 정치적 의도가 명백히 있는 듯하다. 아마도 동북의 하얼빈 및 만주벌판부터 위먼관 너머까지 성곽을 쌓은 흔적을 모두 포함시킬 듯하다. 그래서, 만리장성의 길이를 4천 킬로미터가 아닌 6천7백 킬로미터라거나 심지어 1만 킬로미터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만리장성은 원..
[중국발품취재 44] 란저우 바이타산 공원과 황허 쭝산챠오 인촨에서 란저우(兰州)로 가는 기차를 타고 밤새 달렸다. 날이 밝자 차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이 참 인상적이다. 끝이 없을 듯한 고원 평야를 사이에 두고 저 멀리 높은 산이 길게 뻗어 있다. 새벽에 도착한 란저우 기차 역 앞에 힘차게 날아오를 것 같은 말 동상이 반갑게 맞아준다. 실크로드 길을 따라 우루무치(乌鲁木齐)로 가거나 칭장(青藏) 고원을 거쳐 티벳 라싸(拉萨)로 가는 기차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란저우. 중국 서북부 최대의 교통 요지다. 동쪽으로 씨안(西安)을 지나 중원 땅으로 가거나 남쪽 스촨(四川)이나 북쪽 네이멍구(内蒙古)로 가려고 해도 이곳을 통해야 하니 그야말로 사통팔달의 요지이다. 란저우는 깐수(甘肃)성의 행정중심 도시이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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