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칭하이성(青海省) 시(西宁)에서 간쑤성(甘肃省) 장()에 이르는 길은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지도를 펴놓고 과연 이 길을 무사히 갈 수 있을까 거듭 고민 끝에 227번 국도인 닝장국도(公路)를 타기로 하고 아침 730분에 출발. 짱예까지는 8~9시간 가량 걸릴 예정이라고 한다.

 

비가 약간 내리는 국도를 달리자마자 바로 가파르게 산을 오르더니 드디어는 거의 해발 3천 미터에 이른다는 라오예산() 부근 능선을 넘는다.

 

해발 3천 미터를 넘어 다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곡예다. 꾸불꾸불한 길이 끝없이 이어져 내려가고

반대편에서 화물트럭은 수도 없이 올라온다.

 

부근 산세가 투우(突兀)하다고 하는데, ‘돌올은 우뚝 솟았다는 말이겠다. 산을 넘자마자 봉우리들이 정말 하나 같이 아름답게 솟아있다. 파란 하늘과 흰구름과 어울리고, 마침 비까지 멈추니 환상적인 모습이다. 주변에는 유채꽃도 푸르스름하며 노랗게 피어 올랐으니 더욱 금상첨화다.

 

그 옛날 실크로드(丝绸之路) 남단 길의 한 갈래라 하는데 어떻게 그 당시 이 험한 산길을 넘었을까 모르겠다.

 

버스도 지쳤는지 잠시 점검하느라 한 작은 마을에서 쉬었다. 계속 버스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브레이크 누르는 소리가 꽤 심하게 들렸는데 다행히 점검하고 나니 조금 나아진 듯하다.

 

정말 그러고 보니 멋진 자연경관에 취해 사고가 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잊었던가 보다.

 

버스가 다시 출발. 그런데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이제 겨우 9시간 중 채 2시간도 안 지났는데 국도에서 사고가 난 것이다. 예전에 한두 번 국도에서 교통사고를 목격했던 지라 좀 시간이 걸리겠구나 했는데 무려 4시간이나 양쪽 차선이 마비됐다. 대형트럭이 사고가 났으니 좁은 도로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정말 그 옛날 실크로드를 걸었던 사람들은 이런 막막한 기다림의 고통은 없었을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