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말 대둔산을 등산하고 내려온 후 우리 일행은 숙소를 찾아나섰다. 요즘은 차량에 부착된 네비게이션이 도로교통 및 주변관광지 그리고 숙박정보까지 어느 정도 서비스하고 있어서 '인삼의 고장' 금산(锦山) 부근을 탐색했다. 금산 읍내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20여분 지나면 부리면(富利面)이 나오고 잔잔한 강이 흐르는 길을 따라 계속 가니 펜션들이 몇 개 보인다. 지방도로의 정겨운 맛을 살려주는 길 옆으로 높은 고속도로 교각이 서 있어서 다소 기분이 상했다. 다리 하나를 건너 더 들어가니 수통리라는 작은 마을이 나타났다. 그 끝자락에 오롯이 서 있는 낡은 다리의 이름이 적벽교(赤壁桥)이다. 차량이 다닐 수는 있지만 아주 위험해 보였다. 5톤초과차량이 건널 수 없는 다리. 적벽교 주변에는 인적이 하나도 없다..
대둔산 금강구름다리를 건너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두 갈래 길이 나온다. 하나는 그냥 일반적인 등산로이고 또 하나는 삼선계단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이 가파른 계단길이 맑은 날씨에 찍은 표지판 사진에 비해 훨씬 공포스러웠다. 그것은 심하게 사방을 가로막고 있는 안개 때문. 다른 산행 사람들을 촬영하느라 뒤꽁무니에 섰는데, 갑자기 한 아주머니가 무섭다며 다시 내려온다. 얼마나 무섭길래.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올라가기 쉽지 않아보인다. 더구나 눈앞 시야가 그 불안감을 더 가중시키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위에서 바라보는 삼선계단도 마찬가지. 삼선계단에서 마천대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대둔산에서 그나마 등산로답게 가파르다. 1시간 가량 걸리는 길인데 기대한 것보..
대둔산에서 가장 멋진 곳은 구름다리일 것이다. 대둔산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곳이기도 하고 사실 이 구름다리때문에 이번 산행에 따라 나선 것이기도 하다. 안개가 자욱하다. 늦가을과 초겨울 어디에 섰는 지 모를 차가운 날씨에 온통 하얀 빛깔이 산 천지를 수놓았으니 나름대로의 새로운 맛을 찾아야 할 듯하다. 늦가을의 정취를 한껏 기대하고 온 보람도 없다. 금강구름다리 부근까지 치솟는 케이블카가 있다. 1시간에 두번 운행한다고 적혀 있어서 그냥 걸어오르려 했는데, 약속시간도 아닌데 운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인적이 드물어서인가. 1~2명이라도 실어나른다니 잽싸게 올라탔다. 1인당 3,500원. 운행은 약 6분이니 아주 가깝다. 원경은 안개에 갇혀버렸고 케이블카 창문 사이로 위 아래로 그나마 남아있는 모습을 기억..
지난 주말 대둔산을 다녀왔다. 충청남도와 전라북도를 가르고 선 도립공원. 우리는 진산면을 거쳐 산 입구에 도착했다. 해발 878미터로 비교적 얕은 산이지만 동학혁명군이 마지막까지 항전을 할 정도로 산세가 가볍지 않다. 공원 입구에 박히어 선 장승들이 해학적이다. 이들은 지나는 사람들의 코 속으로 내음을 풍기려고 시선을 유혹하려는 듯하다. 처음 보면 '웃기는군' 하다가 보면 볼수록 속에서 웃음이 터져나올 정도로 잘 생겼다. 우체통 옆에 붙어있는 것도 이상한 아웃테리어가 아닌가. '사람과 산 쉼터'의 '산'도 산을 새겼다. '추억만들기'를 위해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자는 것인가. 입 벌린 장승과 입 다문 장승, 둘 다 굉장히 웃긴다.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둘 다 웃겨죽인다. 이빨 달랑 두 개 남은(솟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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