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책과 동책, 수향의 미래와 과거가 보인다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강남 수향 ④ 우전 상하이에서 퉁샹(桐鄉)까지 고속열차로 40분, 다시 북쪽으로 30km 이동한다. 국민이 다 아는 수향인 우전(烏鎮)이다. 매년 가을이 되면 우전이 바쁘다. 세계인터넷포럼(World Internet Conference)이 열리기 때문이다. 글로벌 CEO들이 많이 참가한다. 매번 시진핑 국가주석이 치사를 한다. 2019년 10월에 열린 제6회 대회는 직접 참가했다. 올해 9월에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저장성 서기이던 2005년 8월에도 방문했다. 저장성 수도인 항저우와는 1시간 30분 거리다. 우전은 서책(西柵)과 동책(東柵)으로 나뉜다. 포럼이 열리는 서책이 훨씬 크고 예쁘다. 동책은 별로 다듬지 않아 그냥 평..
강남 수향의 아름다운 반영 [최종명의 중국 산책] 서당고진과 동리고진 여행은 떠났다가 돌아오는 과정이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지만 가고 싶은 여행지로의 출발은 언제나 흥분된다. 16년 동안 400개 도시를 찾아다녔어도 공항에 가면 늘 콧노래를 부른다. 처음 가는 도시는 언제나 새로운 세상이고 호기심의 대상이다. 한국보다 96배 넓은 땅 중국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역사와 문화가 살아숨쉬고 있다. 사람의 향기가 샘솟고 풍광이 예술처럼 예쁜 마을로 간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공간이라면 최고의 여행이 된다. 강남 수향으로 간다. 상하이에서 버스를 타고 가며 귀여운 린쥔제의 ‘강남江南’을 듣고 또 듣는다. 바람도 불고 비도 내리면 노래처럼 나그네의 그리움은 깊어질는지, 여행의 인연은 무얼까 생각해본다. 여..
풍수 사상으로 물길 막고 지붕 위 담장으로 귀신 막고[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강서 휘주문화 우위엔 ① 훙관촌과 리컹 황산에서 서남쪽으로 2시간을 달리면 저링(浙岭)이다. 동남쪽의 저장성으로 흐르는 신안강(新安江) 수원 중 하나다. 고개를 넘으면 장시성 상라오시(上饒市)에 속한 우위엔현(婺源縣)이다.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와 초나라를 동서로 가르는 분수령이었고 지금은 두 성의 경계다. 오초분원(吳楚分源) 비석은 청나라 강희제 때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지금 귀퉁이에 반듯하게 서 있는 모습은 아주 오래돼 보이지는 않는다. {계속}
휘주문화 마을이자 주자를 신봉하는 리컹李坑에서는 7품 이상 관리가 36명이나 배출됐다. 16명이나 진사에 급제했다. 마을 가운데 장원부状元府를 들어가 보기도 했다. 휘황찬란한 유교문화의 보고와도 같은 마을답게 문인의 향기가 난다. 하얀 담장에 검은 기와의 분장대와粉墙黛瓦에 비첨飞檐과 창각戗角이 멋진 지붕이 건축의 위상이 반듯하다. 석조, 목조, 전조의 삼조三雕가 집의 품격을 가일층 돋보이게 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주는 돌로 집의 중심 자리를 잡고 있는 마을이다. 아이들과 어른, 노인 모두 평화로운 표정이다.
휘주문화답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마을 리컹理坑의 아침이 밝았다. 3층 옥상에서 묵은 객잔에서 내려단 본 마을은 상쾌하기 그지 없다. 산 허리를 휘감는 운무가 조용히 마을 전체를 뒤덮고 있다. 회색 담벼락과 검은 기와로 조성된 가옥은 아침에 더욱 찬란해보인다. 새벽에 비가 많이 내리더니 아침까지 여전히 남은 잔비를 뿌린다. 하천도 점점 소란스러워진다. 골목에도 조금씩 사람들이 왕래하지만 여전히 마을은 한적하다. 정말 떠나기 싫은 아침이다. 며칠 묵으며 그저 한없이 쉬며 아무 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은 시간이다. 꼭 다시 가고 싶은데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 휘주답사 문화여행의 일정에 넣고 싶긴 하지만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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