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슈러우(甲秀楼) 부근에는 찻집이 몇군데 있다. 낭만적인 분위기의 찻집에 밤이 오면 사람들이 전통악기 연주를 들으며 차를 마신다. 만돌린, 즉 피파(琵琶)를 켜고 있어 다가가니 '모리화'(茉莉花)라는 곡을 연주하고 있다. 정서적으로 아주 편안한 분위기에 맞춰 아름다운 곡조를 들으니 마음이 아주 평화로워졌다. 혼자 마시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울 정도로 차 값이 꽤 비싸서, 마시지 못해 안타까웠다. 하지만, 풍요로운 정서를 듬뿍 담은 피파, 만돌린 음색만으로도 시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6월17일, 따가운 햇살, 게다가 전문(前门)에서 다스란(大栅栏) 거리와 관인쓰제(观音寺街)를 거쳐 세계청년의 집, 게스트하우스에서 살짝 쉬기는 했지만, 쉼 없이 걸었더니 목이 몹시 말랐습니다. 늘 자주 가던 류리창(琉璃厂) 거리에 이르니 거의 기진맥진. 려우리창 거리를 동서로 가르는 도로 옆 2층에는 한적한 찻집이 있습니다. 커피도 팔지만 다양한 중국 차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니 쉬어갈 만합니다. 찻집 이름은 지구거(汲古阁), 알 듯 말 듯한 이름입니다. 차 도구도 파는데 전시된 물품들을 구경하는 것도 나름대로 눈요기입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 큰 차 주전자가 눈에 크게 들어오는 이 찻집을 베이징 관광 오신 분들은 한번쯤 봤을 것입니다.
천안문 서편 중산공원은 문입구가 3개라 했다. 볼거리가 의외로 많아서 여러번 나누어 글을 쓰고 있다. 저멀리 뒤에 보이는 입구는 남문이다. 남문을 들어서면 바로 '빠오웨이허핑팡'(保卫和平坊)와 마주친다. '팡'(坊)은 무언가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문 모양의 '파이'(牌)를 말한다. 그럼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바로 청나라 말기 민중들의 자발적 봉기인 의화단(义和团) 진압을 위해 북경까지 들어온 서구열강 중 하나인 독일의 주중공사인 '케틀러'(Klemens von Ketteler)때문에 세워진 것이다. 1900년 '케틀러'는 의화단에 의해 암살 당했고 1901년 굴욕적인 신축조약, 일명 베이징의정서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독일의 요구에 의해 세워진 '커린더파이'(克林德牌)였다. 원래 다른 곳에 있었는데, 독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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