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명의 중국대장정(04) – 둥다라산과 란창강대협곡, 쥐에바산과 방다대초원 길, ‘길다’라는 말? 사전으로 들어가 보니 뜻도 참 다양하다. 적어도 여행가에게는 길어서 생긴 말이라고 해도 좋다. 그 길이 긴 만큼 보고 듣고 느낄 일도 많은 것이니 말이다. 꼬불꼬불 끝없이 앞만 보고 가야 하는 차마고도는 ‘길’이다. 푸얼차가 아니라면 어찌 그 긴 노정을 생각하기나 했을까? 발효차는 오래될수록 좋은 것이니 지혜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2천 킬로미터가 넘는 아스팔트 길을 달리는데도 숨이 가쁜데 말은 어떻게 ‘생명’이자 ‘노동’을 승화시킨 것인가? 생명을 이어주려는 노동, 이것이 차마고도의 정신이다. 국도 214번 도로는 여전히 북쪽을 향해 달린다. 쾌청한 날씨라 선명한 빛깔의 하늘과 구름, 연두의 칭커(青稞..
최종명의 중국대장정(03) – 천년 염전을 터전으로 살아온 민족과 천주교 성당 티베트에 들어서면 마을에서 가장 좋은 호텔을 찾으면 마음이 놓인다. 최고의 호텔에서 묵는다는데 불만을 가질 사람은 없다. 간밤에 꼬불꼬불 산길을 20분이나 내려와 야외 온천으로 유명한 취쯔카(曲孜卡) 향(乡)에서 하루를 묵었다. 란창강(澜沧江) 줄기에 섭씨 80도까지 오르는 온천이 있다는 건 고마운 일이다. 설산 아래 살아가는 사람에게 몸을 녹일 수 있는 온천이 곁에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다. 천 년 역사를 품은 소금밭 옌징(盐井)의 아침이 밝았다. 간밤에 내려갈 때는 어두워 볼 수 없던 길을 가파르게 오른다. 지난밤에 이곳을 내려왔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염전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는 차마고도 문화전시관이다. 차를 싣고 가..
최종명의 중국대장정(02) – 티베트 사원 동죽림과 메이리설산 관망대 샹그릴라 고성에서 214번 국도를 따라 서북쪽 방향 289km를 가야 옌징(盐井)이 있다. 도로상태가 좋아 7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한다. 그 옛날 차마고도를 개척한 마방은 얼마나 걸렸을까 궁금하다. 직접 말을 몰고 가지 않고서야 고단한 여정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 랜드크루저로 달린지 1시간 즈음 시구이대교(西归大桥) 앞에서 멈춘다. 맞은편 민둥산에 자란 나무가 푸르러 그나마 산다워 보인다. 뱀이 다닌 것처럼 하얗게 닦아놓은 길이 아마도 마방의 길인 듯. 협곡을 따라 산을 넘어가야 했던 차마고도의 흔적이다. 작은 가게 옆에 고양이를 쓰다듬고 있는 아이에게 인사를 한다. 낯선 이방인의 말투가 낯설었는지 아이는 그저 표정이 없다. Mp-02..
차마고도 티베트 1번지 샹그릴라 – 최종명의 중국대장정(01) 샹그릴라(香格里拉)는 티베트 말로 ‘마음에 담은 해와 달’이란 뜻이다. 중국어권 특급 가수로 손색없는 왕리훙(王力宏)이 2004년 를 발표했다. 티베트 일대를 여행하며 수많은 민가를 채취해 영감을 얻어 만든 노래다. 달콤한 음색은 ‘이상향’ 샹그릴라로 가는 길을 소풍 떠나는 아이처럼 설레게 하는 읊조림 같다. 여름에 가면 푸르고 겨울에 가면 하얗다. 물론 하늘은 늘 파란데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마다 색감이 다른 오묘한 곳이다. 리장고성(丽江古城)에서 샹그릴라까지는 180km, 3시간 30분 걸린다. 강줄기를 따라 달리다가 산 하나를 넘어야 한다. 지그재그로 산을 오르는 오르막이다. 고개를 넘자 숨 가쁘게 달려온 차를 쉼터가 반갑게 맞아준다. 넓..
차마고도-마지아미 라싸에 도착한 후 호텔 체크인 하자마자 지인 몇 분과 바코르광장을 찾았다. 밤 풍경 다시 보니 기분 뭉클하다. '마지아미' 식당 부근이다. 시인이기도 했던 달라이라마 6세의 시에 등장하는 '아리따운 아가씨'인 마지아미에 대한 향수가 스며든다. 여기는 티베트의 오랜 수도 라싸 한 복판이다. 차마고도-바코르광장 야경 마지아미 식당이 있는 바코르광장을 한바퀴 돈다. 한밤중에 오체투지하는 사람이 많다. 그냥 천천히 걸어도 30분 가량 걸리는데 그냥 한바퀴만 돌 기세가 아니다. 마음 수양이 어찌 시간의 제한이 있겠는가? 바코르광장 인근에는 무슬림사원 청진사가 있고 야시장도 활기차다. 차마고도-포탈라궁 라싸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포탈라궁 관람에 나선다. 그런데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라싸에 흔하..
차마고도-미라산 고개 티베트 린즈의 중심이자 군사도시인 바이八一를 출발해 궁부장다工布江达로 가는 길. 하늘도 구름도 멈춘 듯한 티베트. 다시 5013m 미라산米拉山 고개에서 잠시 멈춘다. 바람이 부는 곳 어디에나 다르초는 세차게 흔들린다. 차마고도-민가 체험 미라산 고개를 지나 318번 국도를 따라 서진하면 르둬日多 마을에 도착한다. 모주궁카墨竹工卡를 향해 가다가 민가체험을 한다. 쑤여우차와 칭커주, 감자 등을 마시고 먹으며 티베트 풍습을 느낀다. 자신만의 나무 찻잔을 가지고 평생 쑤여우차를 마신다. 쑤여우차야 말고 야크지방과 푸얼차, 옌징소금의 환상적 궁합이다. 차마고도의 향기를 맛 본다. 차마고도-라싸로 가는 길 이제 라싸로 가는 길이다. 318번 국도를 따라 줄곧 서쪽으로 달려왔다. 먹구름이 몰려오..
차마고도-보미 출발 티베트를 달린다. 마냥 코발트 하늘만 나타나는 건 아니다. 차마고도에 펼쳐진 운무, 그 옛날 마방들도 이런 은은한 구름을 보며 달렸을 것이다. 흐린 하늘, 비포장도로, 빗길도 달린다. 티베트의 정신적 고향으로 최초의 왕이 탄생한 곳에서 잠시 머문다. 온동네가 국가지질공원이라 쾌청하다. 퉁마이대교通麦大桥를 지나 루랑鲁朗을 향한다. 차마고도-루랑 야크 루랑에서 점심을 먹었다. 돌솥에 푹 고운 닭고기 요리인 스궈지(石锅鸡)로 유명한 식당이다. 말 타고 놀 수 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다시 랜드크루저를 달려 티베트 남부 군사도시 바이八一로 이동하는 중 몸집이 큰 야크를 만났다. 참 영물이다. 차마고도-거백림 린즈林芝 거백림巨柏林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숲이다. 해발 3000미터 지점에 ..
차마고도-방다대초원 자그마한 도시 방다에서 잠시 쉰다. 방다대초원을 지나 잠시 휴식 중에 오체투지로 머나먼 길, 어디서부터인지 어디로 가는 길인지 모를 티베트 사람의 '길'이 존경스럽다. 차마고도-예라산고개 점점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해발 4658미터 예라산 고개에 도착하니 수많은 다르쵸가 휘날리는데 맑은 하늘과 잘 어울려 고산반응조차 잊는다. 티베트 불심을 담아 바람과 함께 고원 전체로 퍼져가는 다르쵸의 기운이 느껴진다. 318번 국도를 달려 서서히 서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차마고도-예라산99고개 예라산 고개를 넘자마자 엄청나게 꼬불꼬불한 길이 나타난다. 내리막. 예라산99꺾임이라고도 하고 노강72꺾임(怒江72拐)라고도 한다. 몇번이 뭐 중요하리요. 해발 4천5백부터 3천미터까지 내려간다. 차마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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