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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8예술구' 작품들은 가끔 사람을 놀라게 한다.

그건, 여기가 중국의 수도 베이징이란 걸 상기시키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사람을 놀라게 하고 낯설게 하는 게 예술가의 의도라면 그것도 맞다.

감상이 없다면, 공감이든 아니든 느낌이 없다면야 그게 어디 예술일까.

작품의 수준은 평론가들의 몫이니, 그저 비정상적인 '798'을 즐길 뿐이다.



거리에서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그려주고 있다.

'중국'을 그리는 걸까, 아이들에게 '꿈'을 그려주는 걸까.

신기한 듯 집요하게 붓에 시선을 떼지 않고 있는 외국아이다.



2006 따산즈(大山子)라고 쓴 접시에 그린 건 무언가.

다 그린 건가 그리는 중인가.



고독해보이는 이 친구는 사람이 아니다. 작품이다.

아래로 시선을 주면서, 뭔가 침울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걸 보니 우울해진다.

가슴에 아픈 상처가 있는 사람은 보지 말아야 한다. 더 갑갑해진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다.

이 모더니즘적인 조각은 조금만 상상해도 헐리웃 영화의 훌륭한 패러디다.



안델센 동화에 나옴직한 소년의 얼굴과

그 초상화를 둘러싼, 찌그러진 이것은 무얼 의미하는가.

다만, 전시장 구석에 구석자리에 배치된 것이라면 약간의 힌트이긴 한가.




처음엔 '뭐 이렇게 새파란 놈이 다 있어' 하지만

곧바로 사람과 뒷 배경이 분리돼 있으나 붙어 있는 한몸처럼 보이도록 고안되었음을 알게 된다.

이 공작실(스튜디오)은 2층에 있는데, 다 이런 식이다.



이건 북한 예술가의 그림이다.

정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회주의'적이라,

아니 너무 의도적이라, 질린다.

왜 아이들의 꿈 위에 전투기가 날아다닌단 말인가.



이건 좀 더하다. 1/3의 푸른하늘만 감상한다면 좀 서글프다.


옛날, 정확히 1990년 이전이라면 아마 '국가보안법'에 저촉되었을지 모른다.

지금도 그 법이 살아있으니, 좀 걱정도 된다. 후후

그러나, 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그림들을 도저히 소개하지 않을 수 없다.

예술이란게 상상력과 의도의 주관적 표현이라고 믿지만

그래도, 그걸 받아들이는 사람의 주관적 의견도 자유라 믿는다.

정말 '비정상'적인 작품이다.



작업실에 문이 열려 있어 들어가서 찍었다.

곧 촬영금지, 입장금지 표시가 눈에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한사람이 오더니 나가란다.

여기저기 예술 중인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것도 그 중 하나란다.



이 조각들은 원래 하나의 작품이다.

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표현한 것이다. 정말 맞다.

반제국주의 혁명세대와 사회주의 건설세대, 그리고 개혁개방 세대를 의미한다.

3대에 이르는 부부의 표정을 살피는 것 역시 흥미진진하다.

중국인과 함께 이걸 보고 중국의 현대사를 토론해도 좋을 것 같다.



암흑 속에서 검은 옷을 입고, 주먹을 쥔 채 붉은 책을 끼고 어디로 가는 건가.

더구나, 마치 돼지같은 욕심많은 얼굴 뒤로 광채가 이는 건 역설인가.



구식 총을 들고 있는 군인 뒤로

최신 권총을 양손에 든 대머리 붉은 립스틱의 아가씨가 왜 같은 공간에 있는가.

분명 서로 다른 목적으로 서 있고 걸려 있는 것들이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도 있다.



마오쩌뚱 동상을 보고 뭐 그릴 게 있겠는가. 아그리빠도 아닌데.

그래서 그는 이 처량한 스스로의 모습을 그리고 또 그리고 있는 건가.

거울 속에 연속적으로 비친 형상처럼 말이다.



'798'에는 예술의 거리답게 안락한 까페가 꽤 많다.

갈때마다 늘어나고 있으니 조만간 인사동이나 대학로가 될지도 모르겠다.


낙서도 예술인가. 분명 벽화는 아니니 작품으로 보지 말자.

그냥 삭막한 공장지대에 반항하는 모든 이들의 공감대라고 믿자.

'798'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이런 작품(?)만 사진으로 모아봐도 좋을 거 같다.

다음에 가면 온통 '비정상'적인 낙서만 찍어야지.


글|사진^여우위에 newonoff@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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