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개인적으로 중국에서 박물관 가는 것은 좋아하지 않았다.

북경에만 해도 크고 작은, 각종 박물관이 많지만 선호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좀 생각이 바뀌긴 했다.

사람이 너무 많고, 그래서 시끄럽기 그지 없고,

세밀하게 감상하기 보다는 그저 휙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도 해서이다.


이번 <수도박물관>을 다녀온 후 좀 반성했다.

중국 역사와 그 유물로부터 생각할 점이 많기도 하거니와

일단, 시설이 나쁘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북경에 있는 유명 박물관의 각종 정보를 수집할 생각이다.



<수도박물관>이 더욱 인상적인 것은 바로 중국의 문화와 놀이를 전시한 곳 때문이다.

이곳은 '경극'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특별전시된 곳이다.

'경극'과 관련된 영화를 상영하면서 곳곳에 가면이나 복장이 전시돼 있다.

원래 '경극'은 안후이 성 육안 이란 곳에서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북경에서 더욱 성행했다고 전해진다.



경극 속에 등장하는 장군의 복장이다.



나는 역시, 서민문화이거나 길거리 풍물에 더 깊은 관심이 있나보다.

생생한 모형으로 재현된 이런 문화는 다른 전시에 비해 더 눈을 많이 투자한다.

서민적인 표정과 단순한 색감의 옷들은

황제나 귀족 중심의 박물관 보다 훨씬 문화체험이 즐겁다.



길게 뻗은 행렬 속에는 많은 문화적 기록이 담겨 있다.

다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간혹 중국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장면도 나타난다.

바깥 햇살이 너무 강해 이 행렬이 더욱 빛나보인다.

다만, 그들의 생생한 감각을 사진 속에 다 살리는 힘들지만...



행렬 사이에 재주 부리는 아이가 끼어 있다.

양손으로 줄 사이에 작은 도구를 튕기거나 받는 재주인데

중국 시내 곳곳에서 이런 묘기를 부리는 사람들이 많다.



수선공인가 보다. 부인과 아이가 옆에서 바라보고 있다.

옛 북경의 거리풍경을 모형으로 배치하니

박물관의 운치가 더욱 살아나는 것 같다.



물엿을 불어서 여러 모양을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이다.

'췌이탕런'(吹糖人)이라고 부르는데,

북경에서 '라오베이징'(老北京)이라 부르는 곳에 가면 간혹 실제로 볼 수 있다.

특히, 복잡한 동물들을 아주 잘 불어서 판다. 대체로 10위엔 정도 한다.



아이들의 놀이문화만 특별히 따로 모아 전시하고 있다.

정감 서린 풍경화와 울긋불긋한 아이들 놀이기구가 서로 부조화 같은 어울림이 있다.

그림은 중국사람들이 귀신을 쫓기 위해 명절마다 떠트리는 폭죽이다.



이전에 천교광장에서 본 '팔대괴' 중 '대금아'가 생각난다.

이 기구를 이용해 아이들에게 그림연극을 보여주는 것이다.



놀이관에는 아이들이 직접 놀이기구를 가지고 놀아도 된다.

아빠와 아이가 뭔가 재밌게 놀이를 하고 있다.



이곳은 일종의 가족관이라고 보면 된다.

옛날 대가족의 모습이니 아마도 돈이 많은 집안일 것이다.

중국에는 여러 이름성씨를 가진 <大院>이 많은데,

북경의 전통적 주택형식을 '쓰허위엔'(四合院)이라고 한다.

동서남북 사면에 모두 방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고 크게 대,중,소로 나뉜다 한다.

'후통'(胡同, 베이징의 옛 골목)과 더불어 옛 북경(라오베이징)을 상징한다.


최근 북경의 도시개발에 따라 '골목'과 '옛집'이 사라져가면서

보존과 개발의 와중에서 논란이 많으며 사회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대가족 옛 사진 반대편에 빨간 대문 앞에서 그 옛날 유명했음직한 카메라가 서 있다.

유리에 비친 카메라를 디지털카메라로 찍어보니 뭐 그런대로 제대로이다.



박물관은 대부분 정결하게 꾸며져 있다.

전시관 밖에도 화분을 줄줄이 배치해 지루함을 덜어주고 있다.



역광에 비친 엘리베이터 입구다.



층별 이동은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로 하면 된다.


입구를 중심으로 오른편은 역사와 유물, 문화와 놀이로 대별된다.

실제 문화유산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지만

모형이나 멀티미디어를 적절하게 조합해 지루하지 않게 만들었다.


하루 날 잡아, 북경에 주재하는 분들은 아이들 손잡고 한번 가볼만 하다.

북경 여행 오시는 분들도 꼭 기억해두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