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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08.27

추적거리며 내리는 비를 맞으며 일요일 낮, 발길을 인사동으로 향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 그곳은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적인, 이국적 정취가 있을 터이니 중국친구들에게 사진으로나마 보여준다면 좋아할 듯해서 말이다.

인사동에 어떻게 가나? (仁寺洞怎么走?)

띠티에(地铁,지하철) 이하오시엔(一号线,1호선)을 타고 쫑거짠(钟阁站,종각역)에서 내려 북쪽으로 나와 동쪽으로 걷다가 왼쪽으로 돌면 바로 런스똥지에(仁寺洞街,인사동거리)가 나온다.

이곳부터 지하철 3호선 안궈(安国,안국)역 앞 안궈똥쓰즈루커우(安国洞十字路口,안국동사거리)까지 이르는 거리를 인사동거리라 한다. 초입에는 작은 야외 우타이(舞台,무대)가 있어 촨통(传统,전통) 옌추(演出,공연)가 열리기도 한다.

마침 비가 오는 바람에 쓰우여우씨(四物游戏,사물놀이)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창구(长鼓,장구)를 메고 옌쩌우(演奏,연주)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인씨앙(印象,인상)에 남았다.

인사동거리는 1988년 촨통원화지에(传统文化街,전통문화거리)로 지정되었다. 외국인들이 자주 찾으면서 구완(古玩,골동품)이나 꽁이핀(工艺品,공예품) 뿐아니라 갖가지 쭈앙쓰핀(装饰品,액세서리)을 팔기도 한다.

거리에서는 눠미까오(糯米糕,인절미)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여준다. 눠미(糯米,찹쌀)를 쩡(蒸,찌다)한 후 지여우즈(臼子,절구)에 총(舂,찧다)해 화앙또우펀(黄豆粉,콩가루) 등을 짠(蘸,묻히다)해 먹는 떡이다. 떡을 메치는 궈청(过程,과정)을 티옌(体验,체험)할 수 있다.  

인절미를 미엔페이(免费,공짜)로 핀웨이(品味,맛보다)할 수 있다. 입맛에 맞으면 한봉지에 싼치엔한삐(三千韩币,3천원)하니 살 수도 있다.

거리는 비교적 깐징(干净,깨끗)하다. 서양인들에게는 'Many’s Alley'로 알려진 이곳은 화랑(画廊,화랑)들도 많아 다양하게 찬관(参观,관람)할 수 있으며 재미난 훠똥(活动,이벤트)에 찬위(参与,참여)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중국과 비슷하게 쓰쭈(四柱,사주), 칸씨앙(看相,관상), 밍씨앙(命相,궁합) 등을 썅리앙(商量,상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인사동거리에도 많이 있다.

거리에는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찬팅(餐厅,음식점)도 많다. 한궈런(韩国人,한국사람)들이 즐기는 음식 중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 바로 씨앙즈리앙펀(橡子凉粉,토토리묵)을 지여우차이(酒菜,안주)로 쭈어지여우(浊酒,막걸리) 한잔을 권하고 싶다. 한국의 투쑤(土俗,토속)를 마음껏 즐길 수 있을 수 있게 된다.

길거리 음식도 있다. 베이징 왕푸징(王府井)에 있는 포장마차처럼 크지는 않다. 한국사람들이 아주 즐겨 먹는 한궈챠오니엔까오(韩国炒年糕,한국식떡볶이)도 한번 맛볼만 하다. 라지아오지앙(辣椒酱,고추장)의 매운 맛을 잊지 못할 것이다.

샤오탈(小摊儿,노점)도 이처럼 꺼씽(个性,개성)이 있어야 잘 팔린다.

길바닥에 구완(古玩,골동품)을 놓고 팔고 있다. 그런데, 중국 구완청(古玩城,골동품상가)에 있는 것과 매우 비슷하게 보인다. 아마도 중국에서 온 것도 상당히 많을 것이다.

인사동거리는 1997년 4월 13일부터 '차 없는 거리'(没有车街)로 지정되었다. 씽치리여우(星期六,토요일)과 씽치르(星期日,일요일)에는 시간을 정해 사람들만 다니니 아주 편하다.

중국과는 좀 색다른 등이 달려있는 이곳은 포지아오(佛教,불교) 상점이다. 절에서 먹는 음식을 상품화해 파는 곳이다.

황투(黄土,황토)로 만든 이푸(衣服,옷)이다. 한국은 웰빙(well being, 美丽健康)이라는 게 있어서 메이리(美丽,아름다움)와 지엔캉(健康,건강)을 중시하는데 황토옷이 제격이다. 아마 중국사람들에게 흙으로 옷을 만들었다고 설명하려면 한참 걸릴 듯하다.

한국 디엔쓰쥐(电视剧,드라마) 중에 꽁(宫,궁)에 대해 중국사람들 반응이 아주 좋다. 그 드라마에 나오는 여인들의 와와(娃娃,인형)들이 천리에(陈列,진열)돼 있다.

한국사람들의 칭쉬(情绪,정서)가 화쿠알(画框儿,액자)에 담겨 있다. 하나쯤 사서 걸어두면 좋을 것같다.

한국의 전통 옷과 씨에(鞋,신발)가 나란히 보인다. '터우잉(投影,투영)된 내 모습을 잘 봐라. 너에게 보여주려고 이렇게 고생하고 있잖아' 라고 하면 중국친구들이 뭐라고 할까. 아마도 정말 고맙다 소리를 연발할 듯하다.

차뻬이(茶杯,찻잔)가 색에 따라 조용히 앉아있다.

중국에서는 그렇게 자주 보이지 않는 리앙룬쇼우처(两轮手车,리어카)이다. 위미(玉米,옥수수)나 따미(大米,쌀)로 만든 한국식 위미화(玉米花,팝콘)인데 아주 맛있다.

약간 두뽀(赌博,도박)과 비슷하지만 500원을 내고 원판에 꽂아 숫자를 맞추면 동물모양의 탕쿼(糖果,사탕)을 받을 수 있다.

인사동거리를 자주 다니는 편이지만 이 모습을 처음 봤다. 한위(韩语,한글)이 처음 추앙자오(创造,창조)된 후 만들어진 훈민정음(训民正音)이 나무 사이에 쓰여 있으니 놀랐다. '우리의 나랏말이 너희 중국과 달라서 백성들을 위해 만들었음을 알리는 내용이다'라고 알려줄 생각이다.

한국문화가 가득한 미엔쥐(面具,탈)들이다. 서민들의 정서와 함께 오래동안 전해내려온 한국의 탈춤에 등장하는 얼굴이다. 중국 탈과는 사뭇 다른 양즈(样子,모양)이다. 역사도 다르고 문화생활도 다르니 서민의 삶도 다른 것처럼 말이다.

인사동거리 골목 사이에는 차관(茶馆,찻집), 씨찬팅(西餐厅,레스토랑), 지여우빠(酒吧,술집)들이 곳곳에 있다.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인사동거리 끝자락이다.

낮부터 취객이 누워있다. 바로 옆에는 서양 관광객이 한담하고 있으며 어떤 사람은 짜오피엔(照片,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런 칭쾅(情况,상황)을 또 찍기도 한다.


한국은 마을 어귀에 나무나 돌로 수호신처럼 장승을 세우곤 했다.

올 여름 인사동거리에서 많이 팔린 티쉬(T恤,티셔츠)이란다. 한국 주치여우(足球,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을 상징하는 치우천왕이 새겨져 있다. 중국사람들은 꾸이(鬼,귀신)라 부르지만 한국사람들은 '도깨비'라 부른다. 그리고 무서운 도깨비를 오히려 친근하게 가슴에 가까이 두는 쯔후이(智慧,슬기)가 있다. 아이러브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