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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08. 20

호주 홈스테이를 다녀와 오랜만에 만났더니, 의젓하게 많이 컸더군요.

영화 '괴물'을 보러 같이 갔다가 ...

호주에 3주 있으면서 머리를 영 신경 안썼던지 장발이어서 더 어른스러워 보이네요.

초등 6학년인데, 학교 방송반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요.

'요즘은 방송반 편집 재밌냐?'

'재미없어요'

'그럼 촬영은 하냐? 촬영은 어때?'

'촬영...할만 해, 수업 빠져도 되거든요'

'괴물'을 보고 나온 후 우혁이왈 '진짜 재미없네. 왜 천만이래!'

'아빠도 그렇게 생각한다. 오히려 각설탕이 더 재밌데...'

'각설탕이 뭔데요?'

'영화지. 다음에 보자'

'네~ 훨씬 재밌겠네요'

어제 우혁이랑 달력을 보다가 갑자기 '앗~아빠 생일이다 내일'

'아빠 60달러면 얼마야?'

'6만원 정도겠지'

'아니 750 곱하기 60하면 얼마?'

'4만5천이네'

'어. 싱가폴에서 꿀 샀어요' (호주에서 싱가폴 경유, 6시간이나 면세점에 놀았다고 함)

'왜?'

'아빠 주려고'

우혁이 화법입니다. 항상 하고 싶은 말은 제일 나중에 하지요.

 

사람들마다 생일에 대한 기억이 많겠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전 생일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어요.

생일을 365일 중 하나로 가볍게 생각하는 게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좀 그래요.

작년에 발생한 생일에피소드 하나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그러니까, 베이징의 대학에서 중국어를 공부할 때죠.

전 생일이 음력7월27일이니 양력으로 작년 8월말 이미 생일이 지난 9월 초순,

막 학기가 시작됐고, 담임이나 학생들과도 조금씩 친해지기 시작할 때였지요.

담임수업 중에, 당연 중국선생님이죠. 아주 이쁘고, 전공이 아나운서과정이라 발음도 좋았지요.

막 중국어를 배우는지라 신경이 곤두서 있을 때였죠.

'각자 자기 생일 말해보세요'라며 수업분위기보다는 좀 행정분위기가 났지요.

저는 아무 생각없이 여권에 있는 생일을 말했지요. 9월28일 ...

생일이 다가오자 담임선생님이 며칠 후 반에서 처음으로 생일잔치를 할거니 모두 참석하라고 하더군요.

전 당연히 다른 학생이 생일인가보다 했지요.

하여간, 난생 태어나서 가장 쑥쓰럽고도 난감한 생일잔치를 받았답니다.

케잌 자르고...왕관 모자 쓰고... 사진 찍고...(앗 그때 사진 어디갔지?)


 

2006. 08. 15

광복절...

낮에 광복절을 기념하여, 중국 신해혁명의 주인공인 손문에 대한 이야기를 올리려는데

갑자기 친구와 연락이 되어, 일산에서 대낮부터 술을 마셨지요.

마침, 얼마 전에 개봉한 영화 '각설탕'의 천둥이 팬사인회를 하더군요.

정말 왠만한 사람보다 더 인간적이고 눈매가 그윽한 말을 보니 기분이 좋았어요.

중국포털도 한국언론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임수정(林秀晶) 주연의 '각설탕' 즉 '팡탕'(方糖)이 지난 주 288 영화관에서 33만명이 관람해 3위를 기록했다고 전한다. (2006.08.15 탐닷컴)

사람이 아닌 동물이 팬사인회를 하는 것은 아마 처음일 듯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연기력이 아주 뛰어난 말, 천둥이를 보니 영화가 보고 싶어진다.

'괴물' '한반도' '각설탕'을 모두 다 본 친구는 '각설탕'이 가장 좋았다 한다.

제일 마지막으로 '깐풍기' 안주에 '얼궈토우'(二锅头) 한병을 마신 '상하이객잔'

'커짠'(客栈)은 일반적으로 여관이란 뜻인데, 퓨전 중국요리 집 이름으로는 조금 이상한 듯.

뭐 여러 요리가 있는데 별로 입이나 눈에 딱 뜨이는 건 별로 없더군요.

아마도 내가 퓨전이란 이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인 거 같습니다.

이제는 중국요리도 프랜차이즈, 체인스토어(连锁店) 아이템이 되는 시대인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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