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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말, 황산(黄山) 시를 거쳐 온 길은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하늘은 파랗지, 구름은 또 맑지, 저녁이 되니 노을조차 붉었으니 말이다.

교통카메라가 우뚝 서 있는 시내. 건물 뒤에 솜털처럼 깔린 구름.

그래서인지 도시가 아주 깔끔해보인다.

하늘을 배경으로 선 조형물이 특이하다.

길게 뻗은 도로.

온통 뭉게구름이 햇살과 노을을 다 품어간다.

전기줄이 하늘을 가르고 있으나 멋진 하늘을 어떻게 방해하랴.

길 양 옆으로 광고판이 둥근 모양이 이채롭다.

관광도시답게 도시조경을 좀 신경 쓴 듯하다.

이런 장관은 그렇게 자주 보긴 힘들 듯.

달리는 차 안에서 각도와 조명 잡느라 꽤 신경 썼다.

이것저것 다 들어오니 좀 복잡한 구성인데 ...

시내에 서 있는 탑과 하늘, 구름, 나무가 어울린다.

전선이 없으니 좀 더 산뜻하다.

다리를 건너고 있고 강물에 탑이 비치는데 제대로 담아낼 순 없었다.

가까이 탑을 보니 균형이 꽤 잘 잡혀 있다. 그 옆으로 새 한마리가 살짝 날아간다.

어느새 어둠이 몰려오는데 해가 서산을 넘어가려고 마지막 환한 빛을 강하게 비춘다.

 조리개를 더 열었더니

작은 언덕을 넘어가는데 표지판 뒷면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얼마 남지 않은 햇살에 기대어 사진을 찍는데, 저멀리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처음 볼 땐 구름이 산 아래 걸린 줄 알았다.

정말 구름이 내려온 듯하다.

어둠이 이제 시작이다. 바로 앞은 보이지 않으나 저 먼 하늘은 노을 덕에 빛깔이 여전하다.

불타는 노을과 어둠 속의 구름이 서로 엉켜 하늘에서 조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막바지 낮과 밤의 다툼이 이렇게 아름다운 지 평소에 어떻게 알겠냐.

길은 굽이굽이. 동쪽으로 갔다가 서쪽으로 갔다가.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 계속 서쪽으로 달렸으면 좋겠다.

점점 온통 붉다가 다 사라지고 말 노을이건만. 짧은 시간 사람의 가슴을 다 흔들어놓는 노을. 매일 떨어지는 낙조에 매일 감동일 수 없으련만. 그래도 이렇게 매일 보고 살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이지 싶다.

맑은 날씨 덕분에 황산시 부근에서 하늘, 구름, 노을과 정다운 대화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