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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사산(沙山)은 사막 산이다. 둔황(敦煌)에서 남쪽으로 불과 5킬로미터 떨어졌으니 아주 가깝다. 시내버스를 타고 가도 20분이면 도착한다. 둔황 자체가 사막 가운데 조성된 도시임을 알 수 있다.

 

밍사산은 사람들이 사막모래를 밟으며 지나가면 모래가 흐르는 소리를 빗대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만큼 산도 꽤 높다. 동서로 40킬로미터, 남북으로 20킬로미터에 이르는 사막 사이에 우뚝 솟은 산이다. 해발은 1650미터 정도이나 가깝게 가서 보면 수십미터에 이르는 등산로가 보이기도 한다. 너무 더워 감히 오를 생각을 못했다.

 

밍사산에는 위에야취엔(月牙泉)이라는 오아시스가 있다. 밍사산에 둘러싸인 작은 샘인데 그 생김새가 초승달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위에야(月牙), 달과 이빨? 초승달을 말한다.

 

오랫동안 마르지 않는 샘으로 사람들에게 기적 같은 호감을 준 이 위에야취엔은 아쉽게도 최근에 물이 흐르지 않게 되어 인공적으로 물을 흐르게 하고 있다고 한다.

 

역시 너무 더워 초승달의 진면목을 보려면 아마도 저녁 무렵이나 밤에 와야 할 듯 싶다. 이곳의 석양이나 밤은 정말 장관이라고 한다. 특히나 밤이 되면 '요조숙녀의 입술(窈窕淑女的嘴唇)' 같은 위에야취엔이 제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니 말이다.

 

파란 하늘과 양념 같은 약간의 흰구름, 그리고 온통 사막으로 막힌 위에야취엔이 이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신기하다. 앙상한 가지만 남았어도 줄기차게 꿋꿋해 보이는 나무 몇 그루도 밍사산과 위에야취엔의 또 다른 진면목이 아닐 수 없다.

 

장화를 빌리지 않고 그냥 사막을 걸었더니 신발에 잔뜩 모래가 들어갔다. 온몸이 찌는 듯한데 발바닥까지 완전 사우나 버금, 아니 그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