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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완다, 세계 2위의 영화관 미국 AMC 인수

뱀이 코끼리를 집어삼키고 있는 모습이 생텍쥐페리가 쓴 '어린 왕자'에 나온다. 자기 기업보다 몇 배나 규모가 큰 기업을 통째로 삼키는 일이 최근 중국 경제계에서 자주 이슈가 되고 있다. 언론은 뱀과 코끼리를 등장시켜 '서툰샹(蛇吞象)'이라 부른다. 툰은 '한일병탄(倂呑)'이라고 할 때의 '탄(呑)'이다.

지난 21일 랴오닝(辽宁) 다롄(大连)에 본사를 둔 완다(万达)가 세계2위의 스크린 프랜차이즈 미국 AMC를 100% 인수했다. 인수 금액 26억 달러, 부채 승계 그리고 5억 달러의 운영 자금 투입으로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완다 그룹은 부동산과 백화점, 호텔, 노래방(KTV) 사업을 기반으로 영화관 운영을 비롯 문화 산업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국 70여 곳에 750여 스크린을 보유한 완다잉청(影城)을 운영하고 있는 완다가 3D를 포함 7천여 개의 스크린을 가진 세계적 거물을 삼킨 것이다.

중국 언론은 민영 기업 해외 투자 중 최고액을 갱신한 완다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내고 있다. 이번 '병탄'을 둘러싼 중국 내 비판은 주로 기업 평가보다 70%나 높은 자금 투입, 2011년 적자를 비롯 각종 부채 규모가 20억 달러에 달해 '소화불량'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많다.

중국 CEO들이 대부분 그렇듯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왕젠린(王建林) 그룹 회장은 미국과 캐나다 시장으로의 진출을 과감하게 결정했다. 중국의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쩌우추취(走出去)', 즉 해외 진출의 또 하나의 상징이 됐다. 무모해 보이기도 하는 과감한 투자이지만 그만큼 중국 경제성장의 자신감으로 읽어야 한다.

중국의 코끼리 삼키기 전략!

동화 속에서는 모를까 기업계에서는 뱀이 코끼리를 삼키려면 든든한 지원군이 있어야 한다. 완다는 소위 '강간투자(杠杆投资)', 부채 활용을 통한 은행권 담보 투자를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최근 코끼리 삼키기 세계 전략의 중심에는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힘이 작용한다.

2010년 3월 저장(浙江) 항저우(杭州) 기업 지리(吉利)가 스웨덴의 볼보를 인수할 때도 공업과정보화부장(장관)이 참여했는데 이는 곧 정부의 승인과 국영 은행의 자금 지원을 뜻한다.

중국 정부의 '서툰샹'은 날로 멈출 줄을 모른다. 올해 1월에는 후난(湖南) 창사(长沙) 기업 싼이중공(三一重工)이 콘크리트 펌프 제조업체인 독일 푸츠마이스터(Putzmeister)를 인수해 관련 업계 세계 최고가 됐다.

2011년 8월 호주 유제품 식품 회사인 마나센(Manassen)의 지분 75%와 올해 5월 3일 영국의 대표적인 식품 회사인 위타빅스(Weetabix)의 지분 60%를 인수한 상하이(上海) 기업 광밍식품(光明食品)도 창업 6년 만에 중국 산 뱀으로 등극했다.

2011년 11월 쓰촨(四川) 청두(成都) 진야과기(金亚科技) 역시 디지털TV 셋업박스 등을 개발하는 영국의 하버드 인터내셔널(Havard International)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도 했다.

중국의 세계 전략인가? 소화불량인가?

중국의 해외 진출 및 기업 사냥은 위 사례보다 훨씬 많고 갈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이제는 뱀이 코끼리 잡기는 뜨거운 이슈도 더 이상 아니다. 해외 시장 진출을 향한 욕구는 점차 다각화될 것이다. 중국 기업들이 소화불량에 대한 염려를 극복하고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낼지 주목된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뱀과 코끼리는 모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겉모습이 아닌 속마음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과연 중국 기업의 세계화 전략이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뉴스가 아닌 실속까지 속속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와 기업이 지닌 자신감의 실제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Global News Network 'AV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