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지대이던 베이징 다산즈, 798 예술의 거리 사진 스케치 앞으로 베이징올림픽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올림픽을 전후해 베이징의 역사와 문화, 생활과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넘쳐날 것이다. 나는 베이징에 있을 때 가장 베이징답지 않으면서도 가장 즐겨 갔던 곳이 다산즈(大山子)에 있는 798예술의 거리이다. 이곳은 이미 우리 언론에도 보도된 적이 있고, 베이징올림픽 환경 미화 차원에서 철거가 예정됐으나, 이곳에 입주한 가난한 예술가들과 시민들의 항의와 시위가 벌어져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곳이기도 하다. 1960년대 이후 냉전의 산물, 군수공장지대가 세월이 흘러 이제는 예술가들의 작업실 겸 갤러리로 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 이곳에 간 것이 2005년, 그때는 사진작가 시에하이롱(谢海龙)의 '희망공정..
[중국발품취재85] 창저우 옌청과 비지샹 9월 28일 저녁 창저우(常州) 시내에서 중국 아가씨 마리(马莉)를 만났다. 지난 7월 27일 꾸이양(贵阳) 폭포 앞에서 만나 함께 사진을 찍었고 사진을 주느라 메신저를 주고 받았더니 꼭 창저우에 오면 연락하라고 했었다. 원래 일정에는 없던 곳이지만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곳이 있어서 꼭 오고 싶기도 했다. 마리는 창저우 시내에서 조금 남쪽으로 떨어진 곳에 있는 초등학교 선생이다. 약속 시간에 맞춰 나왔는데 처음에는 두 달 전 모습이 기억나지 않아 언뜻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당시는 여행 중이라 간편복장이었는데 지금은 업무복장이니 말이다. 하여간, 반갑게 맞아주고 함께 저녁도 먹고 맥주도 한 잔 했다. 그리고 내일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 저녁을 먹자고 약속까지 했다. ..
[중국발품취재83] 허페이 삼국지 전투와 난징 과거 시험장, 공자 사당 9월 26일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에서 아침을 맞았다. 북송 시대 청백리로 유명한 정치가인 포청천 포증(包拯)이 태어난 곳으로 그의 사당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근대에 이르러 양무파의 우두머리였던 이홍장(李鸿章)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훨씬 흥미로운 이야기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조의 용맹스런 장수이던 장료(张辽)는 단 8백 명의 기마병을 이끌고 10만대군을 이끌고 온 손권에게 돌진해 혼을 빼놓고 전투에서 승리하게 된다. 바로 샤오야오진(逍遥津)이 허페이 시내에 있다. 지금은 공원이 됐으니 삼국지의 한 장면을 만나러 갔다. ▲ 허페이의 샤오야오진 공원의 장료 조각상, 삼국지에서 조조의 장수로 손권의 대군..
[중국발품취재84] 양저우 거위엔, 셔우시후, 따밍쓰와 난징 중산링 9월 27일 아침에 일어나 난징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양저우(扬州)를 찾아갔다. 양저우는 서양 사람들이 창장(长江) 하류를 '양저우에 있는 강'이라는 뜻으로 양즈강(扬子江)이라 부르게 된 곳이기도 하다. 또, 볶음밥의 대명사인 '양저우 차오판(炒饭)'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대나무와 돌로 유명한 아름다운 정원인 거위엔(个园)으로 들어섰다. 청나라 시대 염상(盐商)이던 황지균(黄至筠)이 명나라 시대 셔우즈위엔(寿芝园)을 중건한 것이다. 이 정원의 이름은 죽엽의 모양을 딴 것이며 주인의 이름 중 '筠' 역시 대나무 껍질이란 뜻이 있기도 하다. ▲ 양저우 거위엔에는 수많은 종류의 대나무들이 곳곳에 피어 있다 ⓒ 최종명 양저우중국 옛말에 '..
[중국발품취재82] 황산 등산과 하산, 오악을 다 합쳐도 황산만 하랴 황산 툰시 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였다. 황산을 오르려면 탕커우(汤口)로 가야 한다. 호텔 직원이 분명히 버스가 있다고 했는데, 배낭을 메고 열심히 표 파는 곳으로 갔더니 오늘 버스는 끝났다는 것이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버스가 없다는 것을 귀신같이 안 택시 운전사 한 명이 따라오더니 150위엔을 주면 태워주겠다고 한다. 너무 비싸다, 차라리 하루 더 여기서 묵겠다고 피했는데 길가에 다른 택시 한 대가 어디 가냐고 묻는다. 탕커우에 간다니 50위엔만 달라고 한다. 아니 왜? 그러니 탕커우 택시인데 툰시 왔다가 그냥 가는 것보다 낫다고 한다. '좋다(可以)'고 얼른 탔다. 그런데 날이 어두워지니 밤 산길을 1시간가량 쌩쌩 달..
[중국발품취재 81] 황산시 툰시 라오제, 홍춘, 시디 9월 22일 아침, 천천히 일어나서 짐을 차곡차곡 챙겼다.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늘 짐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뒤숭숭하다. 오늘 낮 12시 버스를 예매했고 여유도 있으니 배낭 대청소를 한 것이다. 버스는 2시간 30분 만에 툰시(屯溪) 터미널에 도착했다. 이곳은 황산(黄山)을 여행하는 중간 기착지로서 유명하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춘추시대부터 마을이 형성됐으며 기원전 208년 삼국시대 손권(孙权)이 당시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툰(屯)을 배치하고 이양현(犁阳县)을 설치한 이래 각 왕조를 거치면서 수운과 상업이 발달한 안후이(安徽) 남부의 중심지였다. 신안장(新安江), 헝장(横江), 솨이쉐이(率水)의 3개 강이 서로 만나는 곳으로 20세기에 들어서도 활발한..
[중국발품취재80] 항저우 시후 2 9월 20일 항저우 둘째 날이다. 숙소 체크아웃을 했다. 하루 더 묵을 예정. 하지만 멋진 시후를 바라볼 수 있는 베란다. 그런 호텔을 찾으러 몇 군데 돌아다녔는데 방이 없다. 비수기 평일인데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가. 오늘은 시후의 남쪽을 두루 감상할 생각이니 숙소를 구하러 후빈루(湖滨路) 남쪽으로 걸어갔다. 한참 만에 조용한 호텔 하나를 찾았다. 꽤 고급스런 분위기가 난다. 가격도 '착한'데 사람들도 친절하다. 터미널에 가서 버스 표를 예매하고 싶다고 하니 바로 앞 골목길 안에 있는 우체국에 가면 된다고 알려준다. 우체국에 가니 사람들이 줄을 많이 서 있다. 곧 추석이라 시골에 있는 부모, 다른 지방에 있는 친구나 친지에게 위에빙(月饼)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너무 ..
[중국발품취재79] 항저우 시후 1 샤오싱(绍兴)에서 항저우(杭州)까지는 불과 1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시후(西湖)의 낭만이 그리웠다. 2003년 출장 때 잠시 본 여유로운 풍광, 시원한 바람이 떠올라 터미널에서 후빈루(湖滨路)로 가는 동안 가슴이 울렁거렸다. 호반에 있는 호텔 가격이 꽤 비싸다.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모습을 상상해 물었더니 대부분 500위엔 이상이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1/5 가격으로도 깨끗한 호텔들이 많다. 짐을 놓자마자 만반의 준비를 하고 호수로 향했다.호수! 수많은 호수 중에서 서쪽에 있는 호수, 시후는 중국에 꽤 알려진 곳만 해도 어림잡더라도 50여 개나 된다고 한다. 그 중 누구라도 항저우를 대명사로 꼽는다. 시내 남쪽에 동쪽 바다로 흘러가는 치엔탕장(钱塘江) 하류 부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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