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의식주를 별다르게 해결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옷은 챙겨가고 호텔에서 매일 잠을 잔다. 여행이 이어지고 힘도 생기려면 먹어야 한다. 혼자 배낭을 메고 여행을 가면 ‘식(食)’ 때문에 가장 난감하다. 더구나 중국은 여럿이서 요리를 나눠 먹는 원탁에 익숙하다. 최근 중국 민란의 흔적을 찾아 ‘나 홀로’ 취재여행을 다녀왔다. 주희(朱熹)는 『집주(集注)』에 ‘아침은 옹, 저녁은 손(朝曰饔, 夕曰飧)’이라 남겼다. 옹손(饔飧)마다 수저의 친구는 풍부한 국수였다. (계속)
당나라 수도 장안(长安)은 지금의 서안(西安)이다. 로마, 아테네, 카이로와 더불어 세계 4대 고도(古都)다. 기원전에는 중원의 변방이었지만 진시황의 통일 이후 중화 민족의 중심이 됐으니 중국을 이해하는 최고의 상징은 서안에서 찾아야 한다. 진시황과 병마용이 있고 4대 미녀 양귀비의 화청지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실크로드의 출발이자 종착이었기에 서역의 문화도 풍부하게 남아있다. 실크로드를 따라서 온 독특한 먹거리도 많으니 서안 여행을 가면 여러모로 즐겁다. (계속)
중국에는 휘주문화(徽州文化)로 불리는 독특한 지역 문화권이 있다. 안후이(安徽) 남부와 장시(江西) 북부를 아우르는 공간적 개념이다. 12세기 초 송나라 시대부터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품어온 유교문화와 상인문화도 담겨있는 시간 개념이기도 하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안후이고촌락은 휘주문화가 얼마나 품격이 있고 역사적으로도 소중한지 말해준다. 건축물은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집성촌을 이루고 살아온 촌락은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로 거듭났다.(계속)
고성(古城), 말만 들어도 흥분된다. 중국문화를 즐겨 찾아 ‘애지중지’ 취재해 알리는 일을 천직으로 여긴지 13년이다. 고성에는 역사와 문화, 서민의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공존하는 ‘그리운’ 고향 같다. 중국에 갈 때마다 고성이 부근에 있으면 반드시 찾는다. 꼭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고 여러 번 다시 찾기도 한다. ‘엄마의 품’인 양 기분 좋은 공간이다. 중국의 고성은 셀 수 없이 많다. 발을 밟아본 곳만도 30여 군데가 되고 가보고 싶은 데도 아직 그만큼 더 많다. 일일이 다 보여주고 싶지만 4대 고성만으로도 중국여행의 묘미를 맛볼 만 하다. 기나긴 역사와 풍부한 전통의 중국에서 ‘4대 고성’의 위상이라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끈끈한 비교우위가 있다. 핑야오(平遥),..
차마고도! 꿈에서라도 가고픈 마음이 든다. 방송 다큐멘터리가 우리에게 남겨준 고마운 설렘이다. 험준한 산과 협곡을 넘어가는 말(马), 말과 하나의 운명으로 묶인 마방(马帮)의 고단한 행로. 말과 차의 교환을 위해 생겨난 머나먼 길, 차마고도는 생명의 근원이 살아 숨을 쉬고 있다. 해발 4천m가 넘는 고원에 사는 티베트 사람은 야크의 젖으로 만든 버터만이 영양분이다. 여기에 풍부한 비타민을 공급하는 푸얼차(普洱茶)와 소금이 합류한다. 차마고도가 기나긴 세월을 견뎌온 이유다. (계속)
최종명의 중국대장정(07) – 궁부장다 지나 민가 체험 그리고 라싸 도착 바야흐로 티베트 수도 라싸(拉萨)가 코 앞이다. 400km, 이제 오체투지로 가도 금방일 것 같다. 다시 아침부터 달린다. 차창 밖 니양허(尼洋河)도 유유히 흐른다. 하늘이 좀 묘하다. 구름은 운무로 변해 산 아래를 휘감고 자리를 비운 하늘은 새파랗다. 8월 한여름 아침에도 긴 팔을 둘러야 하니 고도가 높긴 하다. 이제 티베트 차마고도를 달리는 일은 일상처럼 편안하다. 길도 더는 ‘공사 중’이 아니다. Mp-07-01 니양허와 하늘, 구름 휴게소 표지를 슬쩍 보이더니 차가 멈춘다. 그런데 웅성웅성 시끄러운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궁부장다(工布江达) 휴게소로 들어가는 길옆으로 10여 대의 차가 줄줄이 섰다. 경찰이 모두 세운 것이다...
최종명의 중국대장정(06) – 고향, 루랑진, 거백림 지나 바이까지 며칠 내내 화창하더니 보미(波密)의 아침은 운무를 몰고 온다. 구름과 안개가 경쟁하며 땅으로 내려앉는다. 백조처럼 팔룽짱보(帕隆藏布) 강변으로 내려온 하얀 색감은 우아한 비상과 착지로 은근하게 날아다닌다. 도술을 부리듯 설산을 휘감고 돌기도 한다. 땅과 산을 직선으로 가르며 계속 따라오고 있다. 번뇌조차 조용히 침잠하는 아침, 새조차 소리를 잊은 듯 고요하다. 온통 새하얀 세상이 된 덕분에 마음은 더없이 상쾌하다. 1시간 채 지나지 않아 고향(古乡) 마을에 도착한다. 보미 현의 직할 향이다. 우체국과 위생병원이 있는 건물 앞에 ‘古乡’을 새긴 바위 하나가 눈길을 끈다.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이 있는 대도(中国最美景观大道)’는 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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