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주문화의 아름다운 마을 쓰시촌思溪村과 옌촌延村은 입장권을 함께 판매한다. 쓰커우진思口镇에 있는 두 마을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다. 우선 쓰시촌으로 들어서면 작은 하천 위 다리를 따라 마을로 들어선다. 다리 위에서 주민들이 광장처럼 모여있다. 좁은 골목과 회색 벽이 어울린 마을이다. 마침 장례식이 열리는 집에서 꼬마가 열심히 무언가를 도장 찍고 있다. 할아버지와 장난을 하는 아이도 있다. 꼬마는 소지전烧纸錢을 찍어내고 있다. 이승으로 가는 길에 노자돈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휘주문화답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마을 리컹理坑의 아침이 밝았다. 3층 옥상에서 묵은 객잔에서 내려단 본 마을은 상쾌하기 그지 없다. 산 허리를 휘감는 운무가 조용히 마을 전체를 뒤덮고 있다. 회색 담벼락과 검은 기와로 조성된 가옥은 아침에 더욱 찬란해보인다. 새벽에 비가 많이 내리더니 아침까지 여전히 남은 잔비를 뿌린다. 하천도 점점 소란스러워진다. 골목에도 조금씩 사람들이 왕래하지만 여전히 마을은 한적하다. 정말 떠나기 싫은 아침이다. 며칠 묵으며 그저 한없이 쉬며 아무 일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은 시간이다. 꼭 다시 가고 싶은데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 휘주답사 문화여행의 일정에 넣고 싶긴 하지만 고민된다.
안휘성에서 강서성으로 넘어가면서 만난 휘주문화가 풍성한 무지개 마을 훙관촌虹关村이다. 수령이 천년이나 되는 나무도 보이고 명청시대 이래 휘묵徽墨의 산지로 유명하다. 12세기 남송시기 첨詹씨 성을 가진 사람이 처음 들어와서 살 때 무지개가 마을을 수놓고 있어서 무지개 마을이 됐다. 마을 광장에서 곰방대로 담배 피는 분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수많은 전통가옥 중 한 곳인 계지당继志堂으로 안내해준다. 목조 문양이 아름다운 휘주마을은 코나 얼굴을 베어간 흔적이 많다. 아쉽긴 해도 새로 만들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남겨두는 것도 나름의 보는 재미가 있다. 마을을 나와 약 15분 이동하면 용천탑龙天塔과 만난다. 명나라 만력제 때 세원진 6각 7층 전탑砖塔으로 높이가 37m에 이른다.
휘주문화 답사는 안휘성을 거쳐 강서성 방향으로 넘어간다. 황산 훙춘에서 휴녕休宁의 판교향板桥乡을 거쳐 강서성으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지방도로를 달리다가 도로 변에 잠시 멈춘다. 손마디 굵은 아저씨와 잠시 유익한 시간을 가진다. 다시 길을 달려 그 옛날 오나라와 초나라의 경계 부근 휴녕과 무원을 잇는 휴무고도休婺古道를 지난다. 18번 돌고돈다는 18절十八折을 오르는데 꽤 힘들다. 그런데 가끔 쉬면서 반짝이는 나뭇잎을 보면서 오르면 30여분이면 오른다. 가끔 이렇게 땀을 흘릴 필요가 있다.
[중국발품취재73] 간저우 커자와 부교, 송나라 성벽, 장징궈 옛집 9월 7일 오전 장시(江西)성 남단 도시 간저우(赣州) 우룽춘(五龙村)에 있는 커자위엔(五龙客家园)를 찾았다. 가까운 거리이긴 하지만 시골 촌이라 버스편도 까다로워 택시를 탔다. 지도를 보니 택시가 멀리 돌아가는 느낌이다. 넓은 도로가 새로 조성됐다고 한다. 도착해서 보니 한참 도시개발이 진행되는 곳이다. 시 동남부 쪽에 있는 커자위엔 역시 새로 공사를 하고 있다. 정문 입구부터 공사 중이라 그런지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작은 다리 하나를 건너 오른편으로 커자 민가 이름인 룽쥐웨이(龙居围) 한 채가 보인다. 이곳은 광둥(广东) 메이현(梅县) 바이궁진(白宫镇)에 있는 민가 원형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제19차 세계 커자 회의(世客..
롱후산(龙虎山) 루씨허(泸溪河)에서 낚시대회가 열렸지만, 사실 낚시보다는 뗏목 타고 유람하는 게 훨씬 더 좋아보였다. 자연과 더불어 유유히 내려오는데 문득 이런 좋은 조건의 강물이라면 낚시보다는 레프팅이 더 상품으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이 갔던 다른 분들도 내 생각에 동의. 하여간, 지루하겠지만 계속, 흐르는 강물에 눈을 담아보기 바란다. 뗏목을 거꾸로 끌고 올라가는 뱃사공. 완만한 물살이기 망정이지. 끌고 가고 노 저어가고 한다. 물론 가까운 곳으로 이동할 때만 이렇지, 12킬로미터를 옮기기 위해서는 차량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중간에 왠 굴이 하나 있다. 여기에 잠시 뗏목을 댔는데, 뱃사공이 소변을 보더라. 여러명이 타도 뗏목이 걱정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우산도 쓰고 참 여유롭다. 노 젓는 사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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