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갯길, 72번 회전하는 ‘하늘 길’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차마고도 ⑤ 쭤궁에서 란우까지 디니(나탈리 우드)는 세월이 흐른 후 첫사랑 버드(워렌 비티)의 목장을 찾는다. 여전히 사랑하지만 이루지 못하는 마음을 담아 워즈워드(Wordsworth)의 시를 읊조린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 해도,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우리는 슬퍼하지 않으리, 남아있는 날에서 힘을 찾으리라.” 초원에 올 때마다 영화 ‘초원의 빛’이 떠오른다. 초원에는 색다른 낭만 유전자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차마고도 흔적이 깃든 티베트 초원은 ‘빛나는 영광’과는 조금 다르다. 방다초원(邦達草原)이 눈앞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계속}
차마고도에서 가장 높은 5,130m ‘생명 금지 구역’을 넘어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차마고도 ④ 옌징에서 쭤궁까지 천년 염전을 일구고 살아온 나시족 80%가 천주교를 믿는다. 나시족 전통 종교인 동파교(東巴教)도 아니다. 티베트 땅이니 불교를 믿지 않을까 싶다. 놀라 자빠질 일이다. 19세기 중반에 두 명의 프랑스 선교사가 왔다. 티베트 중심부에서 쫓겨난 도망자 신세였다. 병을 치료해 주며 주민과 사이가 좋았다. 포도 생산이 많자 와인 제조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포교에 성공했고 지금껏 살아남았다. 옌징에 티베트에서 유일무이한 천주교당(天主教堂)이 있다. {계속}
강 동쪽과 서쪽에 서로 다른 소금이 생산되는 천년 염전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차마고도 ③ 백마설산에서 옌징까지 10만 년이나 지속된 빙하기가 끝났다. 불과 1만 년 전이다. 지구가 따뜻해지자 빙하가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은 흔적이 있다. 샹그릴라를 벗어나 더친(德欽)으로 들어서니 백마설산(白馬雪山)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해발 5,640m 주봉은 여전히 빙하기를 살고 있다. 구름이 잔뜩 가리고 있다. 구름이 줄줄이 봉우리를 넘나들고 일년 내내 눈 쌓인 풍광이 마치 말이 질주한다고 생각했다. {계속}
비 갠 후 구름 뚫고 나타난 하늘 색깔로 만든 도자기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허난 ⑤ 위저우 균관요박물관, 션허우고진 ‘천청색이 비를 기다리듯, 나 또한 당신을 기다려요(天青色等煙雨, 而我在等你)’라는 노래 가사가 있다. 중국 가수 저우제룬(周杰倫)이 부른 ‘청화자(青花瓷)’에 담겼다. 2008년 당시 최고 인기였다. 도대체 천청색이란 무슨 색깔인가? 밋밋한 흙을 빚어 유약을 바르고 고온의 가마를 거친 청화백자다. 파란 하늘이 연상된다. 그런데 왜 비를 기다린다고 했을까? ‘당신은 가마 속 천년의 비밀을 감추고 있구나(你隱藏在窯燒里千年的祕密)’라고 한다. 도자기 하면 곧 송나라다. 도자기유적이 170여 곳이나 된다. 약 75%가 송나라 시대 가마터다. 중원의 도자기 도시 위저우(禹州)로 간다. ..
계림산수갑천하, ‘산수’에 감정이입하고 ‘천하’를 두고 싸우고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계림산수 ② 이강 유람, 싱핑고진 300리 뱃길 이강(灕江) 유람을 떠난다. 구이린 동북 방향에서 발원해 시내를 통과하고 동남쪽으로 흘러간다. 160km에 이른다. 카르스트 봉우리가 띠처럼 잔뜩 이어진 양숴(陽朔)까지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 아침에 선착장에 도착해 배를 찾는다. 한참 헤맨 끝에 타야 할 배를 찾았다. 객실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어수선하다. 한참 지나서야 뱃고동이 울린다. 2~3분 간격으로 배가 출발한다. 창문 밖으로 보니 시야에 보이는 배가 40대가 넘는다. {계속}
용과 호랑이가 포효하고 별과 달이 반짝이는 소수민족 다랑논 마을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계림산수 ① 다랑논 마을 핑안촌, 구이린 시내 인천에서 직항을 타면 구이린(桂林)까지 4시간 걸린다. 광시좡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 북부에 위치한다. 꽤 많은 사람이 찾는 인기 여행지다. 카르스트 봉우리가 멋지기 때문일까? 소녀의 젖가슴인 양 상상하는 매력이 풍성하다. 대한민국 땅에서 태어났다면 결코 본 적 없는 풍광이다. ‘계림산수갑천하(桂林山水甲天下)’는 감탄사다. ‘계림 경치가 최고!’ 남송 시대부터 회자됐으니 800년이나 유행어다. 봉긋한 봉우리를 연상하는 유람만 생각하기 쉬운데 꼭 그렇지 않다. ‘용과 호랑이가 포효하고 별과 달이 반짝이는’ 다랑논 마을이 구이린에 있다. {계속}
학과 원숭이도 차마 지나가지 못하는 검문관 조도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⑤ 랑중고성, 검문관 조조가 한나라의 일등공신 한신에 비유한 장군이 있다. 정사 ‘삼국지’에 나오는 기록이다. 장합(張郃)이다. 서기 215년 선봉장 장합은 촉나라를 향해 파죽지세로 진격했다. 유비는 장비를 보내 맞서게 했다. 장합은 군대를 물려 후퇴했다고 담백하게 기록했다. 소설은 훨씬 드라마였다. 패장 장합은 조조의 사면령 덕분에 겨우 사형을 면했다. 장비는 조조의 ‘한신’을 물리치고 7년이나 랑중(閬中)을 지켰다. {계속}
얼굴이 팍팍 바뀌는 변검, 발원지에서 봐야 오리지널 [최종명의 차이나는 발품 기행] 쓰촨 ④ 촉풍아운, 팬더기지, 삼성퇴, 낭원선경 20년 전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변검(變臉) 공연을 처음 봤다. 후다닥 얼굴이 바뀌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10여 차례 관람했는데 감탄은 한결같다. 리드미컬한 반주에 맞춰 순식간에 변하는 맛을 그 무엇도 흉내가 어렵다. 도포 휘날리며 얼굴이 사라지고 어느새 바뀐 얼굴. 처음 알려진 시기는 불분명하다. 청나라 건륭제 시기인 18세기 말에 시작됐다는 짐작만 한다. 발원이 쓰촨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청두에 전문 공연장이 많다. 친타이루(琴臺路)에 위치한 촉풍아운(蜀風雅韻)으로 간다. 매일 밤 1시간 30분 동안 공연한다. 홍등과 조명이 어울린 무대가 단정하다. 긴 주전자로 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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