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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南京)에는 공자를 기리고(供奉) 제사(祭祀) 지내는 푸즈미아오(夫子庙)가 있다.

푸즈미아오는 송나라 1034년에 공자를 위해 건립된 사원으로 사람들이 공자를 가리켜 꽁푸즈(孔夫子)라 한데서 유래됐다. 원미아오(文庙)라고 부르기도 한다.

난징의 푸즈미아오 부근은 고풍스런 관광지이면서 유흥가로 각광 받고 있다. 난징에 온 여행객들이 꼭 찾는 곳이기도 하다.

숙소인 셩쪼우루(升州路)를 지나 동쪽으로 조금 걸으니 시내 중심도로인 쭝샨난루(中山南路)와 만나는 곳에 이정표가 서있다. 다시 동쪽으로 쭝화루(中华路)를 지나 지엔캉루(健康路)를 따라 1킬로미터 걸어가면 푸즈미아오 거리가 나온다.

난징푸즈미아오(南京夫子庙) 거리 입구다. 이 문을 지나 남쪽으로 가면 우리나라 명동 같은 쇼핑거리가 나온다. 지방색이 많은 먹거리와 바겐세일 중인 옷가게가 대부분이다.

초우또우푸(臭豆腐) 파는 곳에 줄을 서서 기다린다.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두부인 초우또우푸를 중국사람들은 아주 좋아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중 입맛을 맞출 사람이 몇명이나 될지 모르겠다. 나도 베이징 리엔샹(燕翔) 호텔에서 한번 먹어본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특유의 내음이 잊혀지질 않는다. 그후로 먹어보지 않았지만, 외국인들이 코를 막고 뛰어가면 그 부근에 초우또우푸가 있을 가능성이 많다.

이곳 푸즈미아오에도 대만계 프랜차이즈 찻집인 티엔푸(天福)가 있다. 정말 가는 곳마다 만난다. 이전 베이징 따쟈먼 거리를 통해 언급했지만 티엔푸는 마케팅과 이미지메이킹이 아주 뛰어나긴 하나 차의 맛깔은 평범한 수준이다.

푸즈미아오를 뒤로 하고 친화이(秦淮) 강을 바라보며 관광 인력거들이 손님을 기다라고 있다.

푸즈미아오 정문 앞이다.

푸즈미아오를 들어서면 따청디엔(大成殿)이 보이고 그 앞에 양쪽으로 이름난 학자들의 조각상들이 배열돼 있다.


양손을 모으고 의젓한 자태로 서있는 모습이 학자답다.


따청디엔(大成殿) 앞에는 중국 내에서 가장 크다는 공자의 청동상이 서있다. 높이가 4미터18센티미터에 이른다 한다.


따청디엔(大成殿) 안에는 공자의 화상(画像)이 있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서 홍등이 하나둘씩 켜지고 있다.

<东南第一学>라 써있는 곳은 학생을 가르치던 학당인 밍더탕(明德堂)이다. 원래 이름은 밍룬탕(明伦堂)이었는데 원나라가 침공해 왔을 때 남송의 명재상인 문천상(文天祥)이 죽을지언정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개명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공자의 사원 내 학당이름이 밍룬탕인데 비해 유일하게 밍더탕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밍더탕 정원에는 시리팅(习礼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이 속에는 높이가 2.55미터, 무게가 4톤에 이르는 청동 종인 리윈따쫑(礼运大钟)이 자리잡고 있다. 은은한 종소리를 들으려면 돈을 내야한다.

역시 왼편에는 양셩팅(仰圣亭)이라는 정자가 있다. 높이 2미터, 무게 1톤에 이르는 청동 북인 셩인구(圣音鼓)가 있다. 이 북은 직경 1미터, 길이가 1.2미터인 망치로 북을 치면 깊고 묵직한 소리가 난다고 한다.



어스름이 내리는 저녁 무렵, 공자의 학풍이 전해내려오는 푸즈미아오의 하늘로 휘날리는 홍등이 갈수록 붉디 붉다.

밍더탕 안에는 전통악기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푸즈미아오를 훑어보고 나오다 보고 다시 따청디엔으로 나오니 피어오르는 향 연기와 조명불빛을 바라보며 공자의 옆모습에 인자함이 묻어 있는 듯하다. 최근 중국정부나 사회분위기가 공자의 사상을 본받자는 정책을 펴고 있다. 갈수록 사회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공자의 유교가 과연 현대 중국사회의 인간적인 대안의 하나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들어갈 때의 햇살 대신 조명불빛을 도움 받아 사진을 찍었다. 푸즈미아오 주위는 바야흐로 절묘한 야경을 만들어내고 있을 터이니 서둘러 나가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