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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南京)의 쫑산펑징취(钟山风景区)의 쭝산링(中山陵)을 중심으로 오른쪽, 동쪽은 링구쓰(灵谷寺), 왼쪽, 서쪽은 밍샤오링(明孝陵)이 있다. 이 셋을 묶어 여행을 했다. 나름대로 색깔과 느낌이 다 다르고 그래야 값도 싸다. 25위엔 정로를 절약할 수 있다.

링구쓰를 보려면 다시 입장료 15위엔을 더 내야 한다. 중국은 이렇게 관광지 안에 다시 관광지가 참 많다. 링구쓰와 아무 상관 없는 링구타(灵谷塔)와 신해혁명박물관은 다 무료이지만, 링구쓰로 대표되는 이 관광지를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링구쓰(灵谷寺)는 불교사원으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위진남북조' 시대, 서기 514년에 남조 양무제(梁武帝)가 만든 카이산쓰(开善寺)가 그 전신이다. 당시에는 3만여 평방미터나 되는 넓이에 웅장하고 화려했다 한다.

남당(南唐), 북송(北宋) 시대를 거치며 각각 다른 이름으로 불리다가,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明太祖朱元璋)이 난징(南京)에 도읍을 정한 후 효릉을 만들면서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다. 그러면서 이름도 바뀌고 그 규모도 많이 줄었다 한다. 그리고, 현재의 모습은 청나라 동치(同治) 시대에 중건된 것이라 한다.

따씨옹빠오디엔(大雄宝殿) 앞이니 또 촛불이 탄다. 붉은 초를 태우는 불꽃은 샛노랗고 강렬한 흰빛이다.

'향은 바깥에서 피워주세요'라고 왼편에 팻말이 붙었다. 입장료를 내는 사원은 이상하게 사진 찍는 걸 허용한다.

안에는 석가모니(释边牟尼)의 좌상이 있다. 좌우에는 양대 제자가 수행하고 있다.

오른편에는 구쫑(古钟)이 있다.

옆에서 보니 천장이 높아 아주 웅장해보인다.

주변에 아기자기한 불상들이 많다.

따씨옹빠오디엔(大雄宝殿)에서 사람들이 염불을 하면서 돌고 있다.

따씨옹빠오디엔(大雄宝殿) 뒤편 관인빠오꺼(观音宝阁)에 있는 불상이다.

햇살이 눈부시다.

동쪽으로 햇살을 따라 가보니 '절대적 진리'를 뜻한다는 불교용어인 부얼파먼(不二法门)이라 써 있는 문과 좁은 골목이 보인다.

그 옆에 새로 지은 현장법사 사당이 있다. 최근 지어서인지 사원 같지 않다.

인도로부터 불교경전을 가져온 당나라 시대의 현장법사 불상. 너무 깔끔한 불상이라 왠지 사원 분위기가 아니다. 모름지기 모든 사원이 처음엔 이랬을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벽에 새겨진 조각들도 정교하다.

부얼파먼(不二法门)을 들어서니 온통 벽이 노란빛이 풍긴다. 정면엔 항아리에 아담한 나무 한그루가 심어져 있고 오른쪽으로 둥근 문이 또 하나 있다. '문이 둘이 아니다'라고 했는데 ...

그 둥근 문을 빠져나오니 그 문은 지에퉈(解脱)였던 것이다. 두 문은 분명 연관이 있어 보인다. 절대적 진리와 온 세상의 평등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해탈이란 뜻일까.

지에퉈(解脱)을 지나 따씨옹빠오디엔으로 건너는 곳에 다시 둥근 문이 보인다. 그 이름은 '치욕을 참다'는 뜻의 런루(忍辱). 뭔가 연관이 깊어 보이는데 어렵다.

 

따씨옹빠오디엔 안에서 뒷문으로 나가 관인빠거 오른쪽으로 돌아 새로 생긴 현장법사 사당을 거쳐 부얼파먼을 지나고 지에퉈를 거쳐 런루까지 한바퀴 둥글게 도니 다시 그 자리다. 벽돌색에 새겨진 글자색이 아주 인상에 남았다. 도대체 무슨 색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 위에 새겨진 조각도 아주 정교하다. 이렇듯 링구쓰 내 불교유물들은 다 진귀해 보인다.  

한바퀴 돌았더니 그 사이 사람들이 꽤 많아졌다. 향을 피우며 예를 갖추는 젊은이의 진지한 모습이다. 연기를 휘날리며 마음으로부터 우러난 불공이거나 기원을 담고 있으리라.

세자루의 향을 피우기 위해 모두 불을 붙이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서 아마 숯인 듯, 미리 준비해 온 것을 태우고 있는 아주머니다. 사진을 찍는데 '이런 건 찍으면 안돼'라고 하는데 아마도 내지 사람은 아니고 동남아에서 온 화교로 보였다.

불교사원 링구쓰는 여느 사원과 크게 달라 보이진 않는다. 다만, 굴욕을 참아내고 해탈의 경지에 오르는 문들을 지나온 게 인상에 남는다. 오랜 역사를 지닌 사원, 따뜻한 햇살과 함께 차분히 구경하니 마음이 편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