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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래 씨엔펑챠오(仙风桥)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아래 루씨허(泸溪河)도 흐른다. 왼쪽과 오른쪽을 검으로 갈랐다는 곳. 그래서 생긴 다리 선풍교로 내려가 보자.

덩덩이와 바이바이는 벌써 내려갔다. 소후닷컴 빨간 남자와 하얀 여자, 붙어다니긴 하는데 ...

금방 뒤쳐진다.

왼편 암석 아래 불교와 사랑을 걸어둔 게 특이하다.

정말 가관이 아니지 않은가. 봉우리와 봉우리를 잇는 다리. 물론 그 언젠가 누군가가 만들었겠지만, 후대에 이르러 신이 만들었다 하지 않을까. 사람들이 신선의 입김이 분다는 선풍교에 서서 사방을 둘러보고 있다.

비스듬히 노란꽃을 앞에 두고 선풍교를 찍어봤다.

직선으로 쭉 뻗은 다리가 양 옆으로 돋아난 풀 사이에서 운치를 풍겨주고 있다. 그 풀들로 인해 아래 천길 낭떨어지가 별로 무서울 거 같지 않다.

이렇게 보면 그저 어느 공원 산책로 정도로 보일 뿐이다.

왼쪽에는 그저 씨엔챠오(仙桥)라고만 쓰여져 있다. 이 선풍교 건너편 암석은 사실 선암에서 쪼개진 것이 아닌 자신만의 이름이 있다. 바로 허툰빠오(河豚堡)라 한다. 빠오는 보루란 뜻인데, 허툰은 '강의 돼지'라 직역이 되건만 복어라 한다. 복어처럼 배가 뽈록 나와서 일까. 하여간 이상도 하다. 찾아보니 '바다의 돼지' 하이툰(海豚)은 돌고래라 하니 그건 이해가 된다. 이름이 어떠하든 선암과 하돈보를 잇는 다리가 바로 선풍교다.

선풍교 위에서는 사방 어디도 다 둘러봐도 좋다. 먼저 우리가 지나온 선구암 쪽 선암을 향했다. 초점이 조금 안 맞았지만 다리 위에 솟아난 풀꽃이 보인다. 몇겹씩 층층이 쌓인 듯한 선암 동굴에 보일 듯 말 듯 숨은 암자의 모습도 보인다.

암석이 층층이 생겨 보이나 했는데, 정말 층별로 동굴이 있다. 저 동굴 속에서 기원 제사를 올리고 그런다고 한다.

선암은 구멍이 아주 많이 뚫려 있는 기괴한 모양을 하고 있다. 선풍교에서 바라보니 선명하게 드러난다.

동굴 안에 작은 제단이 보인다. 신비한 곳, 신선들이 놀았던 곳, 그래서 이름도 대부분 신선이 들어가 있는 곳이니 오랜 역사를 따라 사람들의 기원이 여전히 숨 쉬고 있음이다.

절벽 아래를 내려다 보니 끝간 데 없다. 게다가 그늘이 져 그 깊이를 헤아리기 더 어렵다.

벌써 일행이 내려가나 보다. 선암을 끼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라 했다.

선풍교에서 서쪽을 바라보고 왼편, 그러니까 선암 건너편 봉우리, 하둔보 역시 큰 암석 덩어리. 서벽 정상 쪽을 잘 살펴보면 소박한 사람 얼굴의 형상을 하고 있다. 듣기에 허둔보에는 비가 오면 물줄기가 힘센 허툰푸뿌(河豚瀑布)가 있다고 한다. 하돈폭포는 그 줄기가 떨어지는 구슬과 같고 햇빛이 비치면 오색찬란하다고 하는데 일행이 서두르는 바람에 가지 못했다.

그래서 재빨리 조금 높이 위로 올라가니 선암 정상의 도교사원 두율공을 볼 수 있었다. 선암의 웅장한 자태가 대부분 드러난 셈이다. 계단을 타고 내려온 길도 보이고 그 끝, 동굴 밑에 불교 비구니 암자 선구암도 보인다.

선풍교에서 마지막 남은 방향은 바로 동쪽. 루씨허가 흐르는 곳이다. 가장 나중에 남겨둔 이유는 설명이 필요 없다. 잔잔한 물살의 대명사답다.

한 척 배도 없으니 그야말로 사람이 범접하기 힘든 곳 같다.

더 윗쪽으로 본 모습. 많은 뗏목들이 아래로 서서히 내려오고 있다. 배가 지난 자리로 햇빛들이 따라가는 것인지 반짝반짝이다.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도 좋겠다. 눈으로 보지 않고 어떻게 글로 다 설명할까. 이 아름다움을 말이다. 눈이 맑아진다고 했나. 멀리 멀리 보면. 삶이란 거도 멀리 멀리 보면서 길게 호흡한다면 마음이 맑아질까. 삶을 이해하고 높이 보면 하늘처럼 늘 푸를까.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지혜롭게 살아야할 것이다. 선암, 선풍교에서 보니 다 풍부해지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