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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후산(龙虎山) 낚시대회 이틀째 기자단을 따라 두번째 유람지인 시앙삐펑(象鼻峰)을 구경했다. 선수들은 모두 수려한 강물에 열심히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을 터이다. 그래서 우리도 관광,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중국의 궈지아띠즈꽁위엔(国家地质公园)으로 보호하고 있다.

한 카메라 기자가 일행 뒤에서 코끼리 코를 열심히 담아내고 있다. 그런 그를 뒤따르면서 담아봤다.

코끼리 코를 닮은 봉우리 상비봉은 루씨허(泸溪河) 동쪽에 자리잡고 있다. 색채(色彩)가 찬란한(斑斓,빤란) 붉은 노을(丹霞,딴시아)이 아름다운 곳이라 하는데, 오전에 갔던 지라 오색찬란한 모습을 보지 못했다. 아래 쪽에서 본 모습이다.

코끼리 코 봉우리를 보려면 반대편 봉우리로 올라가야 한다. 그 길에도 온통 대나무 천지다. 대나무 사이를 걸어오르는 기분이 아주 좋다.

대나무 사이를 뚫고 언뜻 보이는 코끼리 코 모양인데, 정말 거대한 코끼리가 서서히 지나가는 듯 하지 않는가.

계단도 가파르지 않고 아담해서 산보로는 제격이지 싶다.

풀잎 사이에서도 코끼리는 여지없이 보인다. 어떻게 저런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을까. 참으로 신기하다는 느낌으로 계속 계단 하나하나 올랐다.

참 이쁜 계단.

계단을 마저 오르니 온 사방이 확 열렸다. 아마 저녁 무렵이면 노을이 멋지게 들 지도 모르겠다. 아쉽지만 다시 늦은 오후에 여길 올 수 없으니 안타깝다.

전망대에서 본 상비봉인데, 왠지 아래에서 너무 많이 자주 보고 올라와서인지 오히려 정상에서 보니 코끼리 모습이 덜한 느낌이다. 하여간, 큰 암석 중 일부가 갑자기 붕괴돼 생긴 모습이라니 그들 말대로 천하제일인 신성한 코끼리(天下第一神象)라 불러주기를 바랬나 보다.

일행들이 많으니 좋은 점이 바로 내 사진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사진 찍는 것도 좋아하지만 찍히는 것도 그리 나뻐하지 않으니 좋긴 좋다. 이 전망대에서 보니 코끼리가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정말 가깝게 보인다.

상이봉 외에도 주변 조망이 나쁘지 않다. 저멀리 수많은 기이한 봉우리들도 시원한 시야를 더욱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렇게 동작을 하란다. 아마 코끼리 코를 만지면 복이 들어온다나 뭐 그랬던거 같다. 하여간 일행들 대부분이 이런 어색한 모습으로 사진 한장씩 찍었다. 원래 남이 시키는 일은 잘 하니까 ... 그리고 특이한 건 무조건 해봐야 직성이 풀리니 말이다.

중국 젊은 아가씨들을 보면, 가끔 엄청난 '공주병' 환자란 생각을 가끔 한다. 나서기 좋아하고 말참견 많고 그러다가 자기 중심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으면 토라지고 하는 경향이 많다. 물론 내 개인적 경험이긴 하지만 말이다. 특히,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대학생, 대학원생들과 자주 접하면서 느낀 점이다. 솔직하고 적극적이고 자유로운 행동이 어떤 면에서는 늘 자신감에 차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다소 보수적인 감각의 한국사람으로서 그렇게 느낀다는 것일 게다. 소후닷컴에서 온 아가씨가 꼭 그런 스타일. 그런데, 이 사진의 아가씨는 낚시대회 주관업체의 행사담당자인데, 그런 증상이 별로 없어보였다. 나름대로 꽤 열심히 행사를 뒤치닥거리 하느라 늘 바뻐보였다.

사진을 찍은 방향 왼편으로 90도 정도 삥 돌면 상이봉이 보인다. 저 거대한 암석 밑에 조그만 정자가 있어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다. 차례로 손을 들고 코끼리 코를 만지는 동안 모두들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직 사진을 찍고 있는 소후닷컴의 두 남녀. 빨리 오라니깐! 하여간 ...

정자를 끼고 왼편으로 암석 밑둥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대나무 사이로 또 하나의 작은 쉼터가 보인다.

머리에서 땀이 나기 시작해 수건을 둘렀다. 삿갓 같은 지붕이라 모자를 벗었더니 빨간 수건이 좀 튄다.

긴 대나무 앞 대나무 정자가 수직선과 타원의 조화를 연출한다.

대나무 끝을 다 사진에 담고 싶은데, 생각보다 잘 안된다.

올라왔던 길을 따라 다시 내려간다. 대나무 숲길. 코끼리 코를 만지러 갔다가 큰 복을 얻은 듯하다. 이렇게 오랫동안 멋진 대나무 숲을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아쉽지만, 늘 일행이 있다는 건 시간이 촉박하다는 뜻이니, 또 빨리 합류해야 할 터. 다시 이동차량을 타고 산장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오전 관광을 마쳤는데, 더 없단다. 점심 먹고 대회 폐막식이 열리는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거기서 고기를 잡아서 강을 따라 내려온 선수들 모습을 담았다. 그리고 폐막식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