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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한한 캐릭터와 롄샹 핸드펀 광고컨셉



중국의 유명 블로거가 광고주와 함께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블로거는 한한(韩寒)이며 광고주는 중국 최대 컴퓨터 및 모바일폰 제조업체인 롄샹(联想)이다. 인기 논객과 최고의 광고주가 서로 손을 잡았다. 나로서는 뜻밖이었다.

중국에도 소위 논객이 많다. 블로그(博客)를 통해 자신의 입장과 주장을 펼쳐 유명해진 사람들이다. 토론하기 좋아하고 시시비비를 가리기 좋아하는 성향이 강한 중국인들에게 1인미디어는 매우 유용한 틀인 듯하다. 중국은 정치사회적 환경이 까페 동호회, 동문회, 취미모임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커뮤니티는 발달하지 않았다. 사람이 모인다는 것이 곧 조직화이기에 중국현대사회의 특징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포스트의 형태로 소통하더니 이제는 미디어적인 블로그가 주목받는데,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중국에서 인터넷 논객들이 나이, 성별, 직업, 지역, 민족과 무관하게 자신만의 독특한 논리로 오피니언 리더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논의의 공간, 블로그 저널리즘에 대해서 관심이 많다. 중국의 매체는 신문, 방송 등이 지극히 보수적인 논조를 가졌기 때문에, 새로운 사회 발전의 커뮤니케이션 툴로서의 인터넷, 즉 열린공간으로서의 블로그 미디어의 향후 방향이 중국 사회를 이해하는데 꼭 챙겨봐야할 요소이기 때문이다.

나는 한한(韩寒)이란 블로거를 주목하고 있다. 내가 아는 한국블로거 바로님(바로바로중얼중얼)도 관심이 많다고 한 것처럼 중국을 취재하는 블로거에게는 재미있는 캐릭터인 것이 사실이다. 나도 오래전부터 이런저런 뉴스나 블로그 등에서 인용되고 화제가 된 한한을 글들을 주의 깊게 봐 왔다.

그의 논객으로서의 입장이 무엇이든지 그의 시나닷컴에 개설된 블로그는 조회수로 1억 6천만이 넘는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사람들의 관심이고 그의 글은 기존 신문이나 방송 매체들의 화제와 이슈로 등장한다. 기성 세대가 신문 방송을 통해 반론하거나 염려하는 것 이상으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연대의식이 강한 듯하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정부와 일부언론이 촛불의 연대 의미를 왜곡하려고 해도 잘 안되는 것과 비슷해보인다.

그를 브랜드로 티셔츠도 만들어 팔기도 하는데 80년대 후반에 태어나 자유분방하면서도 문화를 향유하는 스타일에서 기성세대와 아주 다른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키워드이며 문화코드이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한한 블로그와 광고주 배너


지난 12일 그의 블로그에는 <여우이거훠둥(
有一个活动)>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약 1달 동안 매일 자신의 글을 9번째로 읽은 독자와 댓글을 쓴 독자 중 9번째, 99번째, 199번째 댓글을 쓴 독자에게 롄샹의 최신 핸드폰을 준다는 것이다. 롄샹은 레노버라는 브랜드로 우리나라에도 진출한 중국 최대의 컴퓨터, 모바일 등을 판매하는 세계적 기업이다.

<여우이거훠둥(有一个活动)>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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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블로그 오른편에 이미 롄샹의 핸드폰과 컴퓨터 배너광고가 붙어있다. 논객의 수준과 내용을 불문하고 인기를 실감하는 대목이다. 롄샹은 젊은 상품소비자들의 기호를 재빨리 파악했다. 롄샹은 기업으로 수익을 도모하니 당연히 한한의 가치를 탐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보인다. 오히려, 우리나라의 블로거들에게도 광고주들과 창의적인 연관이 이뤄진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개혁 개방 세대의 중국 젊은이들을 읽어가기 좋은 한 중국블로거 한한이 벌이는 이 프로젝트가 한달 동안 재미있게 진행될 것 같다. 이미 신문기자의 지적에 따라 규칙을 약간 바꾸기도 했지만, 중국의 1인 미디어가 최대의 광고주 스폰서쉽을 만들어내는 문화 역시 어쩌면 '중국답다'고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면 하지 못할 일이란 없다는 대단한 합리주의와 실용적인 사고를 하는 중국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