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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는 이유!

최종명 작가 2009. 3. 7. 09:54

처음 중국발품취재를 기획하면서 취재 여행기를 쓰고 싶었습니다. 당시에는 다음블로그에 블로그(13억과의대화)를 운영하면서 중국 관련 글을 쓰고 있었고 그래서,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블로그뉴스'가 지닌 '가벼움' 또는 '정통 기사답지 않은' 포스트들이 마음에 다소 걸렸습니다.

그래서, 중국발품취재 경험을 공유할 주요 미디어로 오마이뉴스를 연구 했습니다. 연재를 신청한 것은 어쩌면 180일 동안 중국 곳곳을 다니면서 나태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글을 쓰겠다는 각오와 약속을 담은 것이라 해도 좋습니다. 그저 개인블로그를 통해 다음 등 포털에 송고하는 것 뿐이었다면 제대로 약속, 즉 독자로부터의 신뢰를 끝가지 지키지 못했을 지도 모릅니다. 제 닉네임이 여우위에(有约)인 것이 '약속을 지키다는 뜻의 미디어적 신뢰'인데 말입니다.

그렇게 약90편의 취재기를 쓰면서 어쩌면 기사 쓰기의 틀이 잡힌 듯합니다. 처음부터 글쓰기가 쉬운 것은 아니니 지속적으로 쓰다보면 나름대로 틀도 잡히고 내용의 균형감각, 문체도 정립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블로거 기자들 중에서 좀더 진지한 글을 쓰려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인터넷미디어로의 글 송고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오마이뉴스에 지금까지 쓴 글은 모두 129개입니다. 그 중에서 기사로 인정되는 잉걸(22개)과 메인면에 노출되는 버금(103개) 기사를 썼으며, 메인면 상단에 배치되는 으뜸 기사는 4개입니다. 어제 오랜만에 사진전 관람 후기를 써서 그렇게 됐습니다. 각각 2,000원, 12,000원, 24,000원의 기사원고료를 지급 받는데, 기사 가치에 따라 과연 적절한 것인가를 떠나 기분 좋은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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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사 중 일부는 네이버, 다음을 비롯 각 포털에 매체 기사로 송고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9개의 기사가 그렇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제 스스로 우리에게는 핫 이슈가 아닌 '중국문화' 등을 주제로 기사를 쓰면서 나름대로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썼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처칠·오드리 헵번·아인슈타인, 한자리에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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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오페라 '옥팔찌'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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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주제로 오마이뉴스 매체에서 기사화되려면 전문적인 소양과 지식이 광범위하게 녹아있어야 합니다. 이는 대단한 부담입니다. 하지만, 결코 가볍게 다룰 문제가 아닌 '중국'에 관한 블로그 포스트에서 접하는 것이라고는 가면 갈수록 사진 위주의 여행기나 중국언론 베끼기, 출처도 명확하지 않은 사진이나 영상을 가져다 무책임하게 올리기 수준이라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갈수록 소위 '블로그저널리즘'에 회의를 느낍니다. 과연 누가 '저널리즘'이라는 말과 조합해 사람을 웃기고 있는 것입니까?

게다가 다음이나 네이버 포털의 블로그 섹션 에디터(데스크)나 메타블로그의 베스트로의 노출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은 더더욱 유치하기 그지 없습니다. 언급조차 할 필요가 없습니다.

열정을 가지고 좋은 글을 발굴하는 블로거도 있습니다. 현장에서 발로 뛰거나 근거와 원칙을 가지고 소양을 담아내거나 상대적으로 소외된 매체 소속 기자들의 진출 등 의미 있는 현상이 없지 않지만 제가 보는 기준에서는 여전히 양과 질 면에서 부족해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오마이뉴스의 뉴스플랫폼과 운영기준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최근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블로그 포스트처럼 가볍고도 빠르게, 최소의 시간을 투입해 상대적으로 가치 있는 기사를 만들어낼까 하는 것입니다.

제가 글을 좀 빨리 쓰는 편이긴 하지만 지금보다 3배 이상 빠르게 쓰기 위한 실험 중입니다. 그러면서도 기준에 맞게 좋은 기사를 쓰자는 것, 그런 작업을 통해 스스로를 트레이닝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쓰고 싶은 것은 많은데, 한정된 시간과 글쓰기 이외의 여러 활동들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 <13억과의 대화> 블로그를 아예 버릴까도 고민했습니다. 블로그라는 것이 오히려 저널리즘을 사라지게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블로그를 왜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그것이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