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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무치(乌鲁木齐)에서 캠코더 고장으로 ‘우울 무지’하다가 시안(西安) 거쳐 베이징(北京) 들러 캠코더 수리 맡기고, 다시 충칭(重庆)에 왔다.

7월14일 오후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를 찾았다. 택시기사들은 대부분 어디에 있는 지 모른다. 5대 모두 다시 택시에서 내렸다. 그래서 지도를 샀다. 인터넷에서 롄화츠(莲花池)라는 곳에 있다고 본 기억이 나서 지도에서 열심히 찾았다. 꼼꼼히 보고 또 10분이나 지나서야 겨우 발견했다. 택시도 잘못 내렸는데, 아는 사람이 없다. 겨우 이곳을 아는 한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어제도 똑같이 묻는 한국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후후 나랑 똑같이 헤맨 사람이 있었구나. 하여간, ‘渝中区 莲花池街’만 보고 찾기에는 약간 고생스럽다.

민셩루(民生路) 큰길에 있는 표지판을 보고 골목으로 약간 들어가면 있다. 아담한 옛집 분위기이다. 중국에서 AA급 관광지이다. 시급 문물보호 유적지인 것이다. 뭐 복원이라도 된 것이 다행이겠지만 좀 서운했다. 중국 곳곳에 있는 항일 역사 관련 유적지들이 꽤 잘 복원되어 있고 잘 관리되는데 비해 말이다.

중국에서는 항전승리(抗战胜利)라 하고 우리는 광복인 50주년이 되는 해인 1995년에 복원됐다. 한중수교(1992년 8월)가 되어서야 복원된 셈이니 참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으리라. 2000년 9월에 시 문물보호 유적지로 공포되었다. 1,700평방미터의 너비에 진열된 전시품이 468건이고 문물자료가 150건이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임시정부 청사를 관리하는 지킴이 할아버지가 참으로 인자한 모습으로 일일이 안내를 해준다. 1층에서부터 2층까지 조용히. 깨끗하고 깔끔하게 정리와 정돈이 잘 되어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고향에 온 듯한 포근함도 풍긴다. 다른 중국 유적지들이 조금 산만한 것에 비하면 아주 관리가 잘 된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리고 우선 조용하다. 주변 아파트 숲에 푹 파묻혀 조금 답답한 것만 빼면 아담한 옛집에 방문한 기분이 든다. 지킴이 할아버지. 카메라 앞에서 조금 부담스러워 하는 듯, 그래서 인터뷰를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

김구 선생님이 업무를 보던 주석실을 비롯해 곳곳이 독립운동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던 모습이 담겨 있는 듯하다. ‘우리에게 독립은 단결이다’라고 쓴 글귀가 인상에 남았다. 또 김구선생님의 동상도, 태극기도 반가웠다.

2층 유리창 하나가 깨져 있다. 이것도 복원된 것은 아니겠지. 어디서 돌이라도 날라온 것일까. 굴러온 돌, 미국의 앞잡이 이승만에게 나라의 앞날을 뺏기고 항일투쟁과 망명독립정부의 정통성을 이어가지 못한 서러운 민족주의자들의 모습을 보는 듯했다. 금이 간 유리처럼 말이다. 어서 나라의 통일이 되어야만 저 깨진 유리창을 보는 마음도 편할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