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예사원이 있는 짜낭(扎囊)에서 라싸로 돌아가는 길은 버스 타고 가는 순례의 길이기도 하다. 알롱창포 강을 끼고 한바퀴 돌아가는 길. 체탕(泽当)을 지나 산 중턱, 절벽에 우뚝 솟아있는 윰브라캉(雍布拉康)이라는 이름의 사원이다. 헷갈려서 멘트를 '융브랑카'라고 했는데, 아마도 윰브라캉이 맞을 듯하다. 버스는 승객들이 절벽에서 바라보는 갖가지 절경과 사원의 이색적인 모습을 다 차분히 볼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확 트인 사방을 보노라니 가슴이 다 뚫린다. 장족 할아버지 할머니가 두 손을 꼭잡고 올랐다 내려오는 모습이 너무 정겹다. 말과 낙타들은 손님을 기다리는데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하니 영 낭패다.
쌈예사원 입장료는 40위엔. 카메라로 사진 찍으려면 150위엔, 캠코더는 무려 1500위엔. 그렇지만, 사원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4개의 탑들을 둘러보는 것으로도 즐겁다. 흰색, 붉은색, 검은색, 초록색으로 이뤄진 탑들은 대체로 구성이 비슷하다. 사원 주변은 한적하지만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임 없다. 티베트불교의 발원지라 부를만큼 성지이기 때문이다. 양, 소, 야크 등도 겨우 돋은 푸릇한 풀을 먹으려고 바삐 움직이지만 여느 다른 곳에 비하면 느릿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별로 볼만 하지 않다는 쌈예사원도 나름대로 색다른 풍경이다.
7월20일 새벽에 일어나 우리 일행 6명은 쌈예사원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원래 7명이었는데, 한 친구가 버스시간을 1시간 잘못 알아 같이 못 왔는데, 나중에 극적 상봉) 시끄러운 음악소리에도 남들 다 자는 버스 안에서 어둠 속에 언뜻 비치는 풍경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오캐롤'이 나와서, 안그래도 애써 잠을 기다리던 분위기를 가셔버린다. 활짝 어둠이 걷히자마자 내린 곳은 알롱창포 강을 건너는 선착장. 한참을 기다린 후, 여행객과 현지인을 가득 실은 배는 아침 공기를 가르며 아름답고 성스러운 알롱창포 강을 1시간 가량 저었다. 다시 트럭을 타고 30분 가량 달려 티베트 불교의 발원지라 일컫기도 하고 라싸처럼 번잡하지 않고 한적한 쌈예사원(桑耶寺)에 도착했다. 우리는 1박을 위해 사원 앞 숙소에 짐..
7월19일 저녁무렵. 한 장족 아이를 찾기 위해 바코르 광장을 다시 찾았다. 아침에는 오체투지를 하고 저녁에는 장족 민속 춤을 춘다는 6~7세 정도의 여자아이. 그러나, 하루종일 비가 조금씩 내려서인지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2009/03/06 - [여우위에千字칼럼] - 티베트의 꼬마 유관순은 잘 지내고 있을까? 아이를 찾으며 기다리다가 저녁무렵 순례자들의 행진을 좀더 가까이에서 바라봤다. 묵묵하게 걷는 사람 여럿이 어울려 대화도 나누며 걷는 사람 오체투지 하는 사람, 남녀노소 티베트 승려들, 외국 여행객들, 어른 아이, 장애우 등 티베트 바코르에서 그들을 보노라면 뭐라 말하기 힘든 복잡한 '머리'와 형언 하기 힘든 심장 뛰는 '가슴'을 느끼게 된다.
어느 한 친구가 뒷문으로 들어가면 포탈라 궁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후문으로 들어가는 걸 당연히 막았지만, 내려오는 사람들 틈에 끼어 살짝 올라갔습니다. 포탈라 궁은 허가서를 들고 들어가서 다시 입장료를 내는 것이니 입장료 내기 전까지는 공짜로도 사실 볼 수 있습니다. 내부는 카메라나 캠코더 찍으려면 돈을 또 내야하니 이것도 남다른 취재의 재미입니다. 포탈라 궁 뒷면을 실컷 본 셈입니다. 교를 숭상한 쏭첸감포의 '정교합일' 정권의 중심이던 포탈라 궁은 청나라 시대를 거치며 그 원형이 변했으며 신중국이 성립된 후 1985년에 고대문물 보호를 위해 사상 최대규모의 투자라 일컫는 대규모 공사를 거쳤고 1989년에도 다시한번 공사를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백궁과 홍궁, 모두 다..
7월21일 저녁, 다시 찾아간 ‘사모한’ 천사의 집.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놀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처럼, 다르지 않게 예쁜 인형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합니다. 엄마놀이도 합니다. 이건 누구야? 엄마. 이건 아이구나? 네 엄마의 아이에요. 그럼 사라 너는? 사모한은 사라, 모세, 한나로 시작한 고아원의 이름입니다. 사라는 사모한 고아원에 처음 왔을 때 "자폐증 환자"였다고 합니다. 사람만 보면 소리 지르며 도망가고 숨고 울고 하기 일쑤였기에 다시 고향으로 되돌려 보내려 했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정상적인 아이가 되었다 하시기에 인형을 가지고 노는 사라가 대견스럽습니다. 모든 아이들을 다 일일이 소개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티벳 사모한 크리스찬 천사의 집(http://cafe.daum.net/tib..
라싸에서의 6일. 그 중 이틀을 ‘티벳 천사들’과 행복한 만남을 가졌습니다. 라싸로 간 첫날 7월17일, 두통을 동반한 고산병 증세로 하루 종일 꼼짝을 못했습니다.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고원, 티벳불교의 중심이고 정치적 종교적 민족적 갈등을 그대로 지닌 씨쟝 자치구 수도 라싸는 그야말로 전 세계인들이 찾는 유명 관광지. 라싸의 관광산업을 주도하는 한족들은 라싸의 물가를 높여 놓았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인 포탈라궁을 보려면 하루 전에 예매해야 하며 조캉사원 입장은 비싼 요금을 내야 합니다. 그렇게 우울했던 라싸에서 티벳의 천사들을 만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오체투지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뭔지 모르게 답답하던 7월18일. 우연하게 라싸 시내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고아원이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다음..
장족들이 불교의 성지라 일컫는 말이 곧 라싸(拉萨). 바로 조캉사원과 바코르 광장 일대가 바로 '라싸'이기도 하다. 역시 시기적으로 당나라 때 만들어진 조캉사원 내에 있는 석가모니 불상은 문성공주가 티베트에 올 때 가져온 것이라 하는데 엄격하게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아쉬웠다. 사원 내부는 좁은 틈마다 불교의 향연이 가득하다. 여행객들로 발 딛을 틈도 없는데다 감시하는 보안들과 관리인들까지 합세해 복잡하기 그지 없다. 다만, 2층과 옥상으로 올라가면 넓은 전망과 함께 사원 주변과 부속 건물들의 이모저모를 잘 훑어볼 수 있고 그 색채와 구조가 아름답기에 조캉사원에서 티벳의 향수를 느낄 만하다. 게다가 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라 포근한 느낌도 만끽한다. 옥상에서 보면 멀리 포탈라 궁의 모습도 보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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