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3대 소설 ‘삼국지’ ‘수호지’ ‘서유기’는 모두 민란과 맞물려 있다. ‘삼국지’에는 노란 수건을 둘러쓴 채 중원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은 50만명의 집단이 등장한다. 바로 황건적(黃巾賊)이다. 우리에겐 도적떼, 내란 음모 집단의 대명사다. 대개 역사서나 대중소설, 만화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무지막지한 반군이나 도적으로 그려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 란’의 저자는 황건적을 황건군(軍)의 이름으로 재조명한다. 낮은 시선으로 바라보면 통치권자의 억압과 지주의 폭압에 숨죽이며 살다가 누르면 솟고, 밟으면 일어나던 민초들이라는 것이다.[2015.11.14, 서울신문] 기원전 841년부터 19세기까지 벌어진 중국 민란 이야기. 작년 를 선보인 최종명씨가 현장을 찾아다니며 당시 상황을 들려준다. 오늘날 순박..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인터파크 머리말 2014년 가을, ‘4.16’ 세월호가 대한민국 국민의 정신을 확 뒤집어놓고 심장을 갈기갈기 찢던 때였는데, 몰래 소주 한잔으로 마음을 달래던 어느 날. 출판사 편집장과 울분의 술잔 앞에서 맹세한 덕분에 민란이라는 치열한 원고 작업에 내몰리고 말았다. 그렇게 역사 책을 끄집어내 민란 이야기만 빼내고 있었다.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 벽 좁은 틈에서,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나희덕 시와 안치환의 곡 ‘귀뚜라미’를 노래방에서 가끔 부르곤 했다. 노래가 가슴을 울리는구나 느끼며 강화도로 귀양을 가서 원고 쓰는 내내 귀뚜라미 소리의 여운이 맴돌았다. 시인의 감성 속으로 들어가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민란’의 소..
[민란, 인민을 춤추게 하라 20] 명나라 멸망과 이자성의 민란 ① 1620년 명나라 황제 중 가장 무능하고 어리석은 암군(暗君)으로 평가되는 희종이 즉위한 후 무사안일과 쾌락에만 몰두하자 환관 위충현(魏忠贤)은 세도정치로 전횡을 일삼으니 사회는 문란하고 정치는 부패했다. 위충현은 정치개혁을 주장하는 사대부 집단인 동림당(东林党)을 탄압했으며 감찰과 특무를 전담하는 명 왕조의 비밀경찰조직 동창(東廠)을 장악하고 중앙 관료 사회는 물론 지방의 행정과 군사 조직까지 쥐락펴락하는 공포정치를 조장하니 농민을 비롯한 일반 백성의 삶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이 암울했다. 1622년 문향교도(闻香教徒) 서홍유(徐鸿儒), 왕호현(王好贤), 우홍지(于弘志) 세 사람은 중추절에 산동 운성(郓城), 하북 계주(蓟州, 현 계현蓟..
[민란, 인민을 춤추게 하라 19] 계급모순과 민족의식 분출 명나라 민란 ② 환관 정치가 살아나고 9살 나이에 정통제가 황위에 오른 1439년 운남 서부 소수민족인 태족(傣族)의 터전 녹천(麓川) 지방에서 명나라 초기부터 군과 민을 관리 감독하던 선위사(宣慰司) 집안의 사임발(思任发)과 사기발(思机发) 부자가 반란을 일으키자 명 조정은 10년 동안 4차례에 걸친 대규모 토벌을 단행했다. 수십만의 군사가 동원되고 엄청난 물량을 쏟아 부었지만 결국 토벌에 실패하고 봉록과 작위를 세습한다는 조건으로 맹약을 맺었다. 왕조 역사에서 유례가 없는 상호 협약은 토벌군의 동선이 길기도 했지만 녹천의 반란으로 인해 군사력을 귀주 부근으로 대거 동원하자 절강과 복건에서 군사력 공백을 틈타 민란이 자주 발생했기 때문이다. ..
[민란, 인민을 춤추게 하라 18] 계급모순과 민족의식 분출 명나라 민란 ① ▲ 주원장이 세운 명나라는 쿠데타로 즉위한 3대 황제 주체가 북경으로 천도한다. 정당성 확보를 위해 거대한 황궁 자금성을 건설한다. 사진은 경산공원에서 바라본 겨울 자금성. ⓒ 최종명 1368년 중원에 세운 한족의 마지막 정권 명나라가 건국해 남경에 도읍을 정한 후 태조 주원장의 홍무지치(洪武之治), 태종 주체의 영락성세(永乐盛世), 인종 주고치와 선종 주첨기의 인선지치(仁宣之治)로 이어지는 명나라 초기가 강성하고 사회 안정기라는 평가는 관변 역사 기록의 평가일 뿐이다. 주원장이 빈농 출신으로 16세에 출가한 후 '땡중'으로 떠돌다가 명교의 이념을 동경해 곽자흥(郭子兴) 민란군에 합류한 후 나라를 세웠지만 여전히 전국은 아수라장..
[민란, 인민을 춤추게 하라 17] 원나라 말기 홍건군 백련교의 민란 ② ▲ , 등 중국무협소설의 대가 김용. 에 등장하는 팽화상은 백련교 민란 주모자 팽영옥을 묘사한 것이다. 사진은 김용 소설의 무대를 성곽으로 만든 운남 대리의 '천룡팔부성'의 황제 출성식 장면. ⓒ 최종명 홍콩의 잡지를 창간하고 낮에는 정치평론을 쓰고 밤에는 무협소설을 쓴 소설가 김용(金庸)은 우리나라에서도 모르는 애독자가 없을 정도다. 그의 작품 는 중국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명문으로 꼽히기도 한다. 중원의 6대문파인 소림사, 무당파, 아미파, 곤륜파, 공동파, 화산파와 명교의 무공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무협 장편소설 에는 민란과 관련한 주목할만한 인물이 등장한다. 소설 주인공이자 명교의 교주가 되는 장무기를 비롯해 대부분 등장인물은 ..
[민란, 인민을 춤추게 하라 16] 원나라 말기 홍건군 백련교의 민란 ① 중국민란 역사에서 원, 명, 청 시대를 아우르는 코드는 피지배계급의 질곡을 줄기차게 담아낸 민간 종교결사 백련교(白莲教)를 주시해야 한다. 서기 4세기 동진 시대 강서 여산(庐山)의 동림사(东林寺)에서 발원한 대승불교 정토종(净土宗)의 한 계파로 남송 시대 모자원(茅子元)이 창립한 백련종(白莲宗)이 민란의 염원을 담아내며 백련교로 발전했다. 송나라에 이르러 중국 불교는 아미타불을 숭상하고 '살생, 절도, 음란, 망언, 음주'를 행하지 않는 지계(持戒)를 염불해 서방정토로의 왕생을 기원하는 결사가 성행하던 시기였다. 모자원은 1069년 강소 곤산(昆山)에서 태어나 어릴 때 부모를 여의고 19세에 출가했다. 동림사에서 정토종을 창건한 ..
[민란, 인민을 춤추게 하라 15] 양산박 송강과 방랍 민란의 송나라 ② ▲ 신중국 초대 문화 부총리 곽말약, 송나라 민란 방랍을 기념해 그가 사망한 동굴에 기념 친필을 썼다. 사진은 곽말약의 친필인 자금성 후문 '고궁박물원' ⓒ 최종명 북경 십찰해(什刹海) 부근 후통 골목에 곽말약기념관을 가면 문학가이자 역사학자로서 엄청난 저작을 남기고 간 그의 공적에 감탄한다. , , 에 두루 능통하고 시, 소설과 희곡 작품은 물론이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도 탁월해 번역서도 많다. 중국 최초의 유물사관에 따라 집필한 나 , 등은 그의 천재적 지식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공산주의자인 곽말약(郭沫若)은 1949년 신중국 정부에서 중화전국문확예술회 주석으로 선임됐으며 중국 문화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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