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하이성(青海省) 시닝(西宁)에서 간쑤성(甘肃省) 장예(张掖)에 이르는 길은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지도를 펴놓고 과연 이 길을 무사히 갈 수 있을까 거듭 고민 끝에 227번 국도인 닝장국도(宁张公路)를 타기로 하고 아침 7시30분에 출발. 짱예까지는 8~9시간 가량 걸릴 예정이라고 한다. 비가 약간 내리는 국도를 달리자마자 바로 가파르게 산을 오르더니 드디어는 거의 해발 3천 미터에 이른다는 라오예산(老爷山) 부근 능선을 넘는다. 해발 3천 미터를 넘어 다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곡예다. 꾸불꾸불한 길이 끝없이 이어져 내려가고 반대편에서 화물트럭은 수도 없이 올라온다. 부근 산세가 투우(突兀)하다고 하는데, ‘돌올’은 우뚝 솟았다는 말이겠다. 산을 넘자마자 봉우리들이 정말 하나 같이 아름답게 솟아있..
청해성의 성후이(省会)인 시닝(西宁) 중심가 시먼(西门) 부근에 있는 공예품도 팔고 갖가지 먹거리도 파는 수이징샹(水晶巷) 시장이 있다. 공예품은 중국 전역 어디서나 비슷비슷하니 특별한 것은 없지만 역시 중국 서북쪽에 처음 오니 실크로드, 쓰루(丝路)와 둔황(敦煌)을 떠오르게 하는 분위기가 좋아 시장 이곳 저곳을 즐겁게 돌아다녔다. 양으로 만든 순대인 셈인 양창(羊肠) 한 접시를 사서 먹었다. 살아있는 닭 파는 것은 자주 봤지만 비둘기 파는 곳은 드물다. 비둘기 고기가 꽤 맛있다는 것을 아는지. 중국에서 처음 비둘기 요리를 먹고 이렇게 맛 있는 것을 왜 안 먹지? 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시닝 기차역 뒷산을 바라보고 있으니 서서히 하루 해가 저문다.
[중국발품취재47] 만리장성의 서쪽 끝 자위관 새벽에 도착해 잠을 자고 나니 오후 1시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냉큼 쉬엔비(悬壁) 장성(长城)으로 달려갔다. 명나라 시대 만들어진 서쪽 끝 장성이다. 물론 한나라 시대 서쪽 끝 경계는 위먼관(玉门关)이 있긴 하지만, 영토의 개념이 아니라 군사적 개념의 명나라 장성은 이곳에서 끝이 난다. 최근 중국정부가 만리장성의 길이를 정확하게 새로 재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영토의 개념, 정치적 의도가 명백히 있는 듯하다. 아마도 동북의 하얼빈 및 만주벌판부터 위먼관 너머까지 성곽을 쌓은 흔적을 모두 포함시킬 듯하다. 그래서, 만리장성의 길이를 4천 킬로미터가 아닌 6천7백 킬로미터라거나 심지어 1만 킬로미터 이상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 만리장성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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