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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우혁이랑 둘이서 잤어요. 그 전날 제가 코를 곤다고 작은아빠가 흉을 봤음에도 우혁이는 아빠랑 같은 침대에서 용감하게 잤지요. '빨리 제가 먼저 잘래요' 하더니 ...

아침 여섯시 반에 눈을 뜨고 일어나 담배 한대 피우고 나니 우혁이도 잠에서 깨더군요. 다시 잔다더니만 같이 산보갈까 하니 다시 일어나더군요.

호텔 밖으로 나와 긴 유리 앞에서 ...

아주 맑지는 않아도 비가 오지 않으니 상쾌했어요. 잔디와 바다, 하늘이 어우러졌고 우혁이의 오렌지 윗옷이 좀 튀네요. 눈이 부은 게 보이네요.

호텔 산책로에서 보이는 바닷가 그리고 더멀리에는 제주컨벤션센터가 보이네요.

바닷가로 내려갔어요. 하얀 포말을 바라보며 모래사장에 앉은 우혁이. 아침 해변이 상쾌했어요.

아무리 봐도 오렌지색이 좀 색달라 보이네요. 맑은 바닷물과 잘 대비되는 거 같기도 하고요. 출렁이는 파도에 앞서고 있는 우혁.

연신 기분좋은 표정이지요. 평소에 말이 없는 스타일이라 무뚝뚝해 보이기는 해도 웃으면 아직 영락없이 어린이랍니다.

재롱피는 모습을 컷컷 찍으니 좋은 사진들이 많네요.

'어 어떻게 이렇게 찍을 수 있어요?' 하며 신기해 하는 우혁이. '감각이지' 후후. 하여간 이렇게 찍으니 다정해 보이고 좋네요.

아침 바닷가에서 우혁이에게 사진 찍는 요령을 알려줬지요. 우혁이도 학교 방송반 활동을 하긴 하지만 시야와 구도에 대해 알려주니 재밌어 하더군요. 이 모습도 인상적이네요.

'훌쩍 한번 뛰어봐' 했더니 카메라 앵글 속에 쏙 들어왔어요. 귀엽네요.

'만세' 해봐. 참 말도 잘 들어요. 바다와 하늘이 우혁이와 자꾸 친구가 되는 느낌.

'손 한번 들어봐' 이런 식으로 우혁이에게 카메라의 구도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다시 호텔 정원 산책로에 올라왔어요. 갑자기 웃네요. 뭐가 재밌었을까요.

이건 연출 아닙니다. 호텔에 뭔가 찝찝한 게 보였나요. 인상이 영 그렇죠.

돌로 만들어진 산책로가 이쁘네요. 살짝 잔디로 물러서서 찍으니 느낌이 좋네요.

상체가 나오게 하는 사진은 사람을 한가운데 두면 아주 어색하다고 알려줬더니 금방 이해하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보여주니 아마 다음부터는 사진 잘 찍을 거 같아요.

하루방 턱을 만지며 섰어요.

이 차렷자세는 영 어색합니다. 그래서 더욱 사진 구도가 중요한 거겠지요.

호텔 정원의 건물 앞에서 ...

서서히 햇살이 나타나니 역광이 됐어요. 긴 야자수나무를 다 나오게 하려니 약간 로우앵글(low angle)로 잡았어요. 구도도 그럭저럭 맞는 거 같은데 표정이 좀 그렇네요. 후후

호텔로 들어왔어요.

푹신한 쇼파에 앉기에 누워 좀 자라고 했더니 눈을 감네요. 그래서 재빨리 찍어봤어요.

아래층에서 윗층의 원 앞에서 서니 나름대로 그림이 되네요. 아래 유리에는 바깥의 하늘이 살짝 보이고요.

뒷 그림의 파란 색과 오렌지 색이 약간 보색이라 찍었는데 기대보단 평범하네요.

로비에서 아침부터 분수가 솟길래 ... 그리고 아침을 먹었지요. 그런데 갑자기 지하 한식당이 문을 닫았네요. 그리고 테라스 부페에서 식사를 하라네요. 할 수 없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몰려 많이 기다렸고 음식도 특급호텔치고는 아주 마음에 안들었어요. 게다가 종업원들도 서비스마인드가 영 아니더군요. 이거 참기 힘든 상황이어서. 게다가 어머니는 죽만 세그릇 겨우 드셨으니 비싼 숙박료 내고 가만 있을 수 없지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럴 때 대체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절대 그러면 안된다는 게 제 입장입니다. 외국사람들은 특급호텔에 와서 자기가 마음에 드는 방이 있을 때까지 계속 방을 바꿉니다. 그게 비싼 숙박료를 낸 사람들의 자존심이지요.

매니저를 불렀죠. 급하게 오더군요. 명함을 받았지요. 여기 특급호텔 맞냐 했더니 그렇다고 하면서 정말 죄송하다고 그러더군요. 변명도 약간 하더군요. 간밤에 날파리가 많아서 야외 베란다 좌석이 더러워 붐비게 됐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미리 상황파악을 하지 못하고 손님들에게 불편을 끼친 건 아주 유감이라 했더니 조치하겠으며 종업원 불친절(아마 손님이 많으니 원래 부페음식 외에도 별도로 한국 음식을 주문 받는데 없다고 거짓말을 했지요)등을 시정하겠다 하니 이쯤에서 물러났지요. 다음에 다시 제주도에 와 하얏트에 묵으면 그때 정말 잘 하겠다 하더군요. 미쳤어요. 다시 하얏트에 가게. 그리고 방으로 돌아와 우혁이에게 이 상황을 전부 설명했지요.

방에서 내려다 본 바다, 정원 ...

푸른 바다가 멋지죠.

산보도 했고 아침도 먹었고 이제 체크아웃할 시간이지요. 오늘은 펜션에서 묵을 예정이지요. 바베큐를 위해서지요.

저도 멋을 한번 부려봤어요. 우혁이도 사진 잘 찍죠?

체크아웃 직전에 왠지 이뻐보일거 같아서 찍었더니 나쁘지 않네요. 오랜만에 우혁이랑 아침산보 했더니 참으로 좋았어요. 우혁이도 그랬고 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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