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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품취재에서 만난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의 모티브


이미 개최 1,000일 전에 발표됐으니 이제 베이징올림픽 마스코트 푸와(福娃)도 친근해질만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다 알듯이 다섯마리의 푸와들은 '베이징은 당신을 환영해요'라는 '베이징환잉니(北京欢迎你)'의 첫 글자의 발음을 따서 그 이름이 만들어졌으며 중국의 역사와 문화로부터 그 이미지가 형성됐다.


티베트문제와 스촨 지진은 베이징올림픽을 더욱 뜨거운 세계적 이슈로 삼아 메인스타디움으로 달려가고 있다. 소수민족문제,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개최되지 않을 이유는 거의 없는 듯하다. 이에 푸와들이 담고 있는 역사와 문화를 배워보려 한다.

'베이베이'는 잉어와 신석시 시대 문양

사용자 삽입 이미지베이징올림픽 푸와 베이베이, 롄녠여우위와 신석기시대 물고기 문양


'베이베이(贝贝)'의 베이는 조개이다. 그래서인지 베이베이는 물고기인 잉어와 관련됐다. 중국의 문화 속에서 물고기와 물결은 번영과 수확을 의미한다. 중국은 새해가 되면 복을 비는 그림인 녠화(年画) 중에서 롄녠여우위(莲年有余)라는 그림을 걸기도 하는데 바로 '한해 큰 탈 없이 성공'하라는 뜻이다. 베이베이는 잉어가 모티브이고 머리 모양은 신석기시대의 물고기 문양으로 장식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중국발품취재 중 찾았던 난징 강남공원에 있는 과거급제 상징하는 잉어


잉어(鲤鱼)는 전설에 의하면 '잉어가 용문을 뛰어넘어 용이 됐다(鲤鱼跳龙门)'는 말이 있는데 바로 사업의 성공, 꿈의 실현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또한, 명나라 시대에는 장원급제의 뜻을 담기도 해서 난징(南京)의 과거시험장이던 강남공원(江南贡院)에는 잉어 두 마리가 나란히 걸려 있기도 하다.

베이베이는 해양(海洋)을 내포하며 수상 운동을 대표하고 올림픽 깃발의 파란색을 상징한다.

'징징'은 판다와 송나라 시대 연꽃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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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晶晶)은 중국의 국보라 일컫는 판다(大熊猫)를 모티브로 삼았고 송나라 시대의 연꽃 모양의 도자기를 장식으로 삼았다. 판다는 인간과 자연의 화해와 공존을 상징하며 특히 어린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희귀보존 동물이기도 하다. 판다가 가장 즐겨먹는 것은 죽순(竹笋)이다. 청두 시 북쪽 자그마한 산에 위치한 야생 공원은 싱싱한 대나무가 자연 그대로 자라고 있어서 공기가 맑아서 판다를 기르기에 적합하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중국발품취재 중 찾았던 청두 판다자연생태공원에서


누운 자리에서 손에 닿는 것만 먹고 포식한 후에는 나무 위에 온몸을 던져 엎드려서는 잠만 자는 판다가 몇백만년 전부터 지구에서 서식했다고 하니 게으름보다는 귀여움으로 지금껏 살아온 지도 모르겠다. 이번 스촨 지진 사태로 판다 서식지인 스촨 청두 지방이 유명해졌으며 올림픽을 위해 베이징동물원으로 몇마리 이동해 오기도 했다.

징징의 머리 장식은 중국 역사 상 도자기 예술이 가장 번창했던 송나라 시대의 연꽃 도자기 모양을 본뜬 것이다. 징징은 삼림(森林)을 내포하며 올림픽 깃발의 검은색을 상징한다.

'환환'
은 불의 형상과 둔황 벽화의 화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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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환(欢欢)은 중국의 전통적인 불의 문양을 기초로 둔황 석굴 벽화의 화염 문양을 담았다. 환환은 불(火)의 캐릭터로서 올림픽 성화를 상징하는데 다섯 푸와 중 가장 맏이로서 역할한다. 보다 빠르게(更快), 보다 높이(更高), 보다 강하게(更强)라는 올림픽 정신을 대표하기도 한다.

둔황 석굴은 중국 3대 석굴로서 실크로드의 허씨저우랑(河西走廊) 서쪽 끝에 자리잡고 있으며 동서양의 교류 거점으로 수많은 숭불정책의 상징이기도 하다. 발굴된 492개의 석굴과 4만5천 제곱미터의 넓이에 수많은 불상과 벽화가 화려한 빛깔을 띠고 있다. 불교예술이 꽃 피던 당나라 시대 작품들은 아주 화려한 채색으로 전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중국발품취재 중 찾았던 둔황 막고굴에서


붉은색은 오성홍기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니 올림픽 깃발 색 중에서 이 환환을 다섯 푸와 중 대표로 부각하려는 뜻도 어느 정도 담긴 듯하다. 분방한 성향을 뜻하며 구기 종목을 의미한다.

'잉잉'은 티베트 영양과 칭장고원의 전통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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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잉(迎迎)은 대지, 대륙을 상징하며 그중에서도 칭장(青藏)고원의 힘찬 기상을 담기 위해 초원을 뛰노는 영양(羚羊)으로 건강한 생명력을 전달하고자 했다. 잉잉의 머리 모양은 칭장고원을 무대로 살아온 티베트과 위구르 등 서부 지역 소수민족의 장식문양을 담았다.

잉잉의 상징 색깔은 황색으로 올림픽 깃발의 노란색을 연상하지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그냥 단순한 노란색이라기 보다는 황궁이던 고궁에 있는 황제를 상징하는 빛깔에 더 가깝다. 잉잉은 민첩한 성향으로 육상 경기 등을 의미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중국발품취재 중 찾았던 칭장고원이 있는 칭하이후 부근


칭장 고원은 황투(黄土), 네이멍구(内蒙古), 윈꾸이(云贵)과 함께 중국의 4대 고원으로 칭하이(青海) 성과 씨장(西藏) 성을 걸쳐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특히, 티베트 장족의 고향과도 같다.

'니니'는 제비와 베이징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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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니(你你)는 제비(燕子)의 형상과 머리는 제비 모양을 한 베이징 전통이기도 한 연(风筝)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게다가, 베이징의 옛 이름을 옌징(燕京)이라 하기도 한다. 베이징에는 200여종의 연이 있다고 하는데 그중 제비연을 선정한 것은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제비의 모습을 통해 푸른 하늘과 비상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니니는 올림픽 깃발의 녹색을 상징하며 공중에 날아오르는 체조 경기 등을 의미한다.

베이징원인(北京猿人)의 터전이었고 춘추전국 시대 연(燕)나라의 영토였으며 전국을 통일한 진(秦)나라의 변경이 된다. 서기 938년 거란(契丹) 요(辽)나라의 도읍 연경(燕京)으로 자리잡으면서 이후 금(金), 원(元), 청(请) 등 북방민족의 중원 수도였다. 한족의 명(明)나라도 초기 도읍인 난징(南京)을 떠나 천도하기도 했다. 그러니, 정치의 중심이고 중국 문화의 한 복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중국발품취재 중 찾았던 베이징 천안문광장과 고궁 입구


베이징 올림픽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8월 무더위 속에서 다섯마리의 푸와들에 담긴 중국 역사와 문화의 상징이 얼마나 친근하게 다가올 지 두고 볼 일이다. 세계인들과 함께 즐기는 따뜻한 마스코트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