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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왕푸징(王府井)에 가면 샤오츠제(小吃街)가 있습니다. 샤오츠는 길거리에서 먹는 먹거리이거나 간식과 같은 간단한 요기를 뜻합니다. 중국 곳곳의 유명한 명물 먹거리들이 잔뜩 다 모여있는 곳인데 가끔 가면 아주 재미있습니다.

여행객들을 왕푸징에 풀어놓으면 한번 그저 지나치고 말지만 역사나 문화에 관심이 많으면 곳곳에 흥미로운 것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라오베이징(老北京) 먹거리 하나가 눈에 띱니다. 바로 예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바오두(爆肚)라는 요리입니다.

2008/08/21 - [중국발품취재/-올림픽아웃사이드] - 베이징 서민들의 먹자골목 맛보세요!

바오두는 소고기와 양고기의 내장을 소재로 회교도들이 먹던 전통음식이었는데 청나라 말기에 베이징을 중심으로 대중적인 서민들의 먹거리로 발전했습니다. 내장을 요리하는 방법에 따라 쉐이바오(水爆)나 훠바오(火爆)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마도 국물이 많으면 쉐이바오, 국물이 거의 없이 만들면 훠바오가 아닐까 싶습니다.

동영상은 이 바오두를 파는 가게인 주촨리얼(祖传李二) 앞에서 전통 복장을 입고 호객하는 모습입니다. 주촨이란 말은 '할아버지(조상)때부터 전래'했다는 뜻이니 오래되고 이름 난 가게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손님을 끌기 위해 고함 치는 소리와 부채를 들고 폼을 재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큰 소리로 고함 쳐 손님을 끄는 야오허란커(吆喝揽客) 모습은 중국 거리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손님들과 대화도 하고, 바오두를 홍보하고 외국인들에게는 설명도 해줍니다. 외국 여행객들에게는 먹거리와 함께 이런 문화적 향수까지 느낄 수 있으니 자연 눈에 띠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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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푸징 먹자골목 입구!
패방을 지나 들어가면 좌우에 길게 늘어선 가게마다 신기한 먹거리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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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츠로 들어가서 왼편으로 틀면 이렇게 야외에 탁자를 놓고 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물론 여름철이니 가능하겠지만, 겨울철에도 밖에서 먹는 사람들도 가끔 보입니다.
오른쪽에 리얼(李二) 바오두 가게 현수막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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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오두 요리입니다. 천엽처럼 생긴 것을 비롯해 여러 내장 부위가 골고루 들어가 있습니다. 쫄깃한 맛과 중국적인 향이 풍성합니다. 한 접시에 15위엔 정도 하는데 나름대로 맛이 좋습니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했다가 한국사람 중에서 직접 먹어 보고 후회하고는 투덜대는 사람들이 가끔 있기는 합니다.

해외에 가면 그곳의 먹거리, 더군다나 전통이 풍부하게 담긴 요리에 부담을 느끼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의 별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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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함께 먹은 루주훠샤오(煮火)라는 요리입니다. 이것도 위의 링크에 가시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돼지고기를 소재로 만든 것으로 베이징 토속 음식으로 원래 청나라 말기 광서()제 때 궁중에서 만들어 먹던 것인데 민간으로 흘러나온 먹거리라고 합니다. 국물 맛이 제법 얼큰하고 고기도 깔끔한 것이 먹을 만 합니다.

베이징 왕푸징에 가시면 샤오츠에 들어가서 큰 소리로 고함 치고 호객하는 사람을 만나면 서슴 없이 들어가서 흔쾌히 맛 보시기 바랍니다. 양고기인지 돼지고기인지 정도 알고 먹는다면 함께 간 사람들에게 자랑할 만 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