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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이 막 끝난 8월 30일, 지인들이랑 산천어라고도 하는 아메리칸연어 양식장으로 생선회를 먹으러 갔습니다. 베이징 왕징(望京)에서 차를 타고 동북방향 외곽으로 약 1시간 정도 빠져나가면 계곡에서 흘러나온 물이 작은 하천을 이루는 곳에 양식장이 있습니다.

연어를 써는 주인 아주머니의 솜씨가 정말 웃깁니다. 사실, 이곳에서 생선회를 떠서 먹는 사람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중국사람들은 날 것으로 생선을 거의 먹지 않기 때문에 회 뜨는 것을 대체로 모릅니다. 회 뜨는 방법을 알려준 덕택에 우리가 신선한 회를 먹을 수 있긴 한데, 약간 어설픕니다.

재미있는 것은 거의 생선을 뜯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접시에는 생수병 두 개를 가지런히 놓고 사이사이에 얼음을 채운 후 그 위에 랩을 씌운 다음 그 위에 생선을 하나씩 놓고 있습니다. 하하~ 예전보다 실력이 늘었다고 자랑하는 아주머니입니다.

4명이서 함께 먹었는데, 두 마리이니 약 4킬로그램이 약간 안 됐고, 맥주와 중국술, 음료수와 나중에 매운탕까지 해서 3백 50위엔 정도 냈습니다. 지금 환율로도 7만원이니 먹을 만 합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이 양식장 옆을 흐르는 개천은 낚시꾼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합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람이 있어서, 알고 봤더니 글쎄 2006년 9월말에 한 낚시대회에서 만났던 중국사람이 아닙니까?


참으로 우연, 인연이란 신기한 것입니다.
2006년에 중국 장시(江西)성 룽후산(龙虎山) 루씨허(泸溪河)에서
하루 종일 대나무 배를 함께 타고 낚시했던 친구를 만나다니 말입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사진을 함께 찍었답니다.

사실, 엄청난 털보라서 쉽게 알아보긴 했습니다.

예전에 낚시대회 때의 털보 친구 사진입니다.
대나무 배 타고 정말 기나긴 항해를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다시 살아납니다.

루씨허는 중국에서도 최고의 절경이라 감히 추천합니다.

 
2008/05/23 - 장장 12킬로미터의 뗏목 여행, 중국 국제 계곡 낚시대회

이 털보 친구는 베이징에서 유명한
중국 차(茶) 도매시장인 마롄다오(马连道)에서
푸얼차(普洱茶)를 판매하는 상인입니다.
큰 도매 상인이라서 찾아오면 싸게 주겠다고 늘 합니다.
진짜 한번 가서 좋은 푸얼차를 좀 사야 하겠습니다.



이 맑은 물이 양식장입니다.
베이징 외곽 해발 2천미터 고지에서 흘러나온 물이 고였으니
정말 싱싱하고 깨끗한 자원에서 고기들이 자랍니다.


생선 배를 가르고 내장을 손질하고 있습니다.
퍼득 살아날 듯한 싱싱한 생선입니다.


내장을 버리면 어느새 오리들이 우루루 달려옵니다.
정말 잘도 집어 먹는데 욕심이 많아서
다른 오리들보다 더 빨리 나타난 녀석이 재빨리 해치웁니다.


회칼이 없어서 그냥 부엌 칼을 사용합니다.
제대로 할 줄 몰라서 껍질만 벗긴 후
생선 살을 통채로 둔 채 칼로 자르는데
회를 뜨는 게 아니라 거의 뜯어냅니다.

그래도 이렇게 해서라도 싱싱한 생선회를 싸게 먹을 수 있으니
어찌 단골이 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몸집 좋은 주인 아주머니, 인심도 성격도 아주 좋으십니다.
정말 이제 깔끔하게 잘 만들지? 라며 밝게 웃고 계십니다.


정말 예전보다 훨씬 보기 좋아진 생선회입니다.


초고추장은 우리가 사서 간 것입니다.

횟감을 많이 못 뜨니 남은 생선 살과 뼈는 살짝 튀겨서 나오고
또 남는 것은 매운탕으로 끓입니다.
야채도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와사비, 즉 고추냉이도 생각보다 고급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훌륭하지 않습니까?
보통 한국에서도 뷔페 등에 가면 연어 회가 나오는데
비릿한 느낌이 좀 나면서 별로 맛이 없는 싼 회감에 속하는데
이곳에서 직접 잡은 싱싱한 생선회는 훨씬 맛 있습니다.
 
비록 뜯어낸 회이긴 해도
아주머니의 정성까지 더해져서 
늘 기분 좋게 먹고 마시고 옵니다.


가끔 이렇게 야외에 나와서
중국 사업도 이야기하고,
중국 역사와 문화에 대해 토론도 합니다.

왼편에 앉은 친구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당나라 역사를 전공한 이박사입니다.
아주 해박해서 저랑 자주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싸우기도 합니다.


베이징 프렌즈입니다.
제가 예전 주재원 시절에 모시던 직장 상사도 계시고
 베이징에서 영어교육 사업을 하시는 분도 함께 했습니다.

예전에 찍었던 사진입니다!


싱싱한 생선회도 먹고
오랜만에 산수가 빼어난 곳에서 많은 이야기도 나눴고
또, 정말 신기한 우연으로 옛 중국 털보친구도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