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린(石林)은 바다 땅이 융기해서 만들어진 곳, 그래서 기이한 암석들이 숲을 이뤄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연신 스린의 모습에 반해 돌들을 만져보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그런다. 게다가 이곳은 중국 소수민족 중 하나인 이족(彝族)의 터전이기도 하다. 그래서, 소수민족 복장을 입고 폼을 짓기도 한다. 스린도 멋지지만 이런 사람들의 모양도 참 예쁘다. 한편, 스린에 비가 내리니 호수에 고인 물이 더욱 불어났다.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다. 어른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그물을 들어올릴 때마다 한마리씩 나타난다. 주위 시선에 전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팬티만 입고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 모습도 꽤 재미있다고 할 만하다.
7월 30일, 아침부터 비가 내릴 듯 찌푸린 날씨였는데 중국 윈난(云南) 쿤밍(昆明) 부근 스린(石林)에 도착하니 비가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주 오랜 옛날, 지금의 지구 모습이 생기기 전 바다가 융기한 곳 스린. 2억8천년 전 바다의 모습이라 하니, 생생하게 지켜보려는데 비옷 입고 우산 쓰고 시야가 불편하다. 그렇지만, 거대한 돌들이 숲을 이룬 듯 모습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관은 비가 내리니 더욱 맛갈스럽다. 돌의 숲을 거니는 것인지, 바다 속을 거니는 것인지 애매한 느낌이 드는 것은 빗물의 조화때문이다. 바위 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카메라와 캠코더를 꺼냈다 넣었다 두어시간을 반복하면서 스린의 장엄한 광경을 세심하게 보았다.
초저녁에 커다란 팽이를 때리며 사람들을 끌어모으던 구이양(贵阳) 자슈러우(甲秀楼) 앞 작은 광장이 밤이 깊어지니 반짝거리며 빛을 내는 팽이들이 돌아가는 모습으로 시끌벅적이다. 중국 곳곳,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들마다 이런 팽이들을 파는 사람들로 법썩이다. 그런데, 야경 분위기가 멋진 곳이어서 그런지 시끄럽긴 하지만 낭만적이다. 붉고 파랗고 노랗고, 천연의 빛을 뿜으면서 돈다. 야광으로 빛나고 빠르게 돌수록 더욱 그 빛이 진하다. 게다가 팽이를 중심으로 큰 원을 그리니 더욱 색다르다. 팽이 여러 개가 함께 돌면 혼돈스럽지만 그 형형빛빛이 황홀하기도 하다.
자슈러우(甲秀楼) 부근에는 찻집이 몇군데 있다. 낭만적인 분위기의 찻집에 밤이 오면 사람들이 전통악기 연주를 들으며 차를 마신다. 만돌린, 즉 피파(琵琶)를 켜고 있어 다가가니 '모리화'(茉莉花)라는 곡을 연주하고 있다. 정서적으로 아주 편안한 분위기에 맞춰 아름다운 곡조를 들으니 마음이 아주 평화로워졌다. 혼자 마시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울 정도로 차 값이 꽤 비싸서, 마시지 못해 안타까웠다. 하지만, 풍요로운 정서를 듬뿍 담은 피파, 만돌린 음색만으로도 시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구이양(贵阳) 시내에 자슈러우(甲秀楼)라는 누각은 1597년 명나라 때 처음 세워진 아름다운 누각이다. 작은 하천인 난밍허(南明河) 가운데에 봉긋하게 서 있는 이 누각은 밤이 되면 그 분위기가 사뭇 시적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모자람이 하나도 없다. 특히, 조명과 어우러진 나무와 고요하면서도 은근한 뉘앙스의 찻집이 서로 잘 조화를 이뤄, 따뜻함이 숨어있다. 이 누각은 3층이며 처마가 셋이고 모서리가 넷인데, 이런 형태는 중국 내에서도 드문 형태라고 한다. 그 모양보다 더 빛나는 것은 야경 속에서 은은하게 살아있는 분위기가 멋지다는 것이다. 구이양에 가시면 저녁무렵, 차 한잔 하러 꼭 가보시기를...
구이양(贵阳) 시내 쟈슈러우(甲秀楼) 앞 작은 광장에 짝~짜악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엄청나게 큰 팽이가 돌아가고 있다. 중국 곳곳에 많은 사람들이 팽이(퉈뤄 陀螺)를 돌리며 놀곤 하는데 이건 그야말로 체력훈련에 가까울 정도다. 팽이를 치는 사람들이 군살 하나 없이 건강한 모습이다. 힘껏 온힘을 다해 채찍질을 하니 팽이는 점점 더 빨리 돌고 제대로 중심을 잡으니 넘어지지 않는다. 사람들도 신기한 듯 너도나도 소리와 장면을 담아내고 있다. 팽팽 돌아가는 팽이를 수직으로 내려다보니 돌아가는 것인지 아닌지 모르게 돈다.
구이양 황과수 풍경구에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폭포가 있다. 뜻으로 보면 ‘가파르고 비탈진 둑’과 같은 더우포탕(陡坡塘) 푸부(瀑布). 소수민족 옷을 입고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 한 아가씨에게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는데, ‘한국 예술가’라며 같이 사진 찍자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장쑤(江苏) 창저우(常州)의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다. 황궈수 따푸부(大瀑布)보다는 그 떨어지는 낙차 높이는 낮지만 그 너비는 아주 넓어서 105미터에 이르는 폭포다. 그 넓은 아량 덕에 아래에는 물새들이 옹기종기 모여 둥실 떠다니며 노닌다. 정겹고 평화롭기 그지 없다. 이 폭포는 물 떨어지는 소리가 사자가 울부짖는 듯한 허우셩(吼声) 소리를 낸다 하여 허우푸(吼瀑)라고도 한다. 이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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