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간 버스 타고 겨우 장예(张掖)에 도착해 곧바로 다시 새벽 1시 19분 자위관(嘉峪关) 행 밤 기차표를 끊었다. 그래서, 시간이 서너 시간 남았다. 서민들이 즐기는 민속악기 소리에 이끌리어 시내 공원에 가니 노래하고 춤 추는 사람들의 저녁 풍경이 정겹다. 밥도 못 먹고 한참 동안 그들의 서민적 정서에 기대 피로를 풀었다. 근처 야시장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새벽 기차를 탔다. 옛 실크로드의 동단 길로 우웨이(武威), 쥬취엔(酒泉), 둔황(敦煌)과 더불어 4대 허시저우랑(河西走廊) 중 한 도시인 짱예에서.
227번 국도인 닝장국도(宁张公路)는 칭하이성(青海省) 시닝(西宁)을 출발해 간쑤성(甘肃省) 장예(张掖)에 이르는 길이다. 40킬로미터 지점 즈음의 다퉁(大通) 회족토족(回族土族) 자치주를 거쳐 치롄산맥(祁连山脉) 남쪽 고원을 서쪽방향으로 몇 시간 달려 해발 4천~5천 미터에 이르는 치롄산을 넘어 간쑤성(甘肃省) 민러(民乐)를 거쳐 장예(张掖)에 이르는 장장 347킬로미터의 도로다. 거리로는 그다지 멀지 않지만 대부분 산길이고 고원지대라 평균시속이 그다지 빠르지 않으니 평균 9시간 걸리는 머나먼 길이기도 하다. 게다가 버스 상태가 또 그다지 좋지 않으니 한두 시간은 더 참아야 하리라.그런데 교통사고로 4시간을 하릴없이 기다렸으니 죽을 노릇이다. 겨우 도로가 풀리자 곧 당도한 곳은 조그만 시골마을 칭스쭈이..
칭하이성(青海省) 시닝(西宁)에서 간쑤성(甘肃省) 장예(张掖)에 이르는 길은 그야말로 환상이었습니다. 지도를 펴놓고 과연 이 길을 무사히 갈 수 있을까 거듭 고민 끝에 227번 국도인 닝장국도(宁张公路)를 타기로 하고 아침 7시30분에 출발. 짱예까지는 8~9시간 가량 걸릴 예정이라고 한다. 비가 약간 내리는 국도를 달리자마자 바로 가파르게 산을 오르더니 드디어는 거의 해발 3천 미터에 이른다는 라오예산(老爷山) 부근 능선을 넘는다. 해발 3천 미터를 넘어 다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곡예다. 꾸불꾸불한 길이 끝없이 이어져 내려가고 반대편에서 화물트럭은 수도 없이 올라온다. 부근 산세가 투우(突兀)하다고 하는데, ‘돌올’은 우뚝 솟았다는 말이겠다. 산을 넘자마자 봉우리들이 정말 하나 같이 아름답게 솟아있..
시닝(西宁)에서 중국 최대의 호수, 칭하이호(青海湖) 일일투어는 참으로 즐거웠다. 자연이 상쾌했고 사람들이 벗 삼기 좋았다. 얼굴과 마음씨 모두 푸근한 가이드는 나와의 약속대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노래를 불러주었다. 고원을 달리며 감칠맛 나는 칭장초원(青藏高原)을 들으니 아주 낭만적이고 편안하다. 칭장고원은 황투초원(黄土高原), 윈구이초원(云贵高原), 네이멍구(内蒙古)초원과 함께 중국의 4대고원 중 하나로 칭하이(青海) 성과 시장(西藏) 성을 걸쳐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다. 또한, 둥베이(东北)에서 온 남자도 한 곡 불렀고, 나도 노래를 불러야 했다. 한국 민요라고 소개하고 느리게 아리랑을 불렀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다. 그렇게 참으로 마음 편한 여행객들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푸젠(福建)에서 온 꼬마가 말을..
칭하이후(青海湖) 서북 쪽 강변에 삼각주(三角洲) 안에는 냐오다오(鸟岛)가 있다. 냐오다오는 두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 서쪽에 있는 작은 섬을 샤오다오(小岛)라 하고 하이씨산(海西山) 또는 단다오(蛋岛), 즉 ‘새알 섬’이라고 부른다. 동쪽에 있는 섬은 하이씨피(海西皮)라 부르고. 안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철새(候鸟)들이 서식하고 있다. 1989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이곳에는 모두 162종류의 새들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은 여러 종류의 기러기(雁)와 갈매기(鸥) 그리고 갯가마우지(鸬鹚) 떼가 많다. 하늘을 비상하고 착지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칭하이성(青海省)에는 중국에서 가장 큰 호수인 칭하이후(青海湖)가 있다. 호수면적인 4,456평방미터이고 호수 둘레가 360킬로미터가 넘는 어마어마한 호수이다. 호수에는 철새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 새 섬, 냐오다오(鸟岛)가 있고 그 곳을 가는 길에 장족 아이들을 만났다. 호수가 마치 바다 같이 느껴지는 곳에서 점심을 먹은 후 거리에서 사람들이 장족 아이들 사진을 찍고 있다. 민속복장을 하고 예쁘게 포즈를 취하는 것이 너무 예뻐 같이 사진을 찍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 옆에 아이들을 지키는 아주머니가 서 있었던 것이다. 사진 한 장 찍는데 5위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노래도 하고 그랬는데, 장족말로 ‘아저씨 노래하겠으니 돈 주세요’ 하고 했단다. 나중에 가이드 말. 문제는 그 누구도 사진 찍는데 ..
시닝(西宁)에서 약 서쪽으로 2시간 떨어진 거리에는 1300여 년 전 당나라 태종의 딸인 문성공주의 사당이 있다. 중국의 3대 고원인 칭장가오위엔(青藏高原)의 동남부에 위치한 이곳에는 일월산이 있고 그 산자락 아래에 사당이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지금도 위슈(玉树) 장족자치주이기도 하다. 그 옛날부터 장족이 자신의 민족문화를 꽃피워오던 곳인 셈이다. 아마 적어도 당나라 시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장족과 한족의 영토 경계선이었을 것이다. 당 태종이 아꼈던 문성공주는 장한퇀지에(藏汉团结)의 선물(?)로 장족의 토번왕인 쑹첸깐부(松赞干布)에게 시집갔다. 당나라 수도인 창안(长安)에서 라싸(拉萨)로 가는 길에 공주가 가장 오래 이곳에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당 태종이 이곳까지 배웅을 했으며 공주를 보내는 ..
지난번 진저우(锦州) 취재 이야기에서 만난 적이 있는 융밍즈줘화(用名字作画)를 시닝 기차 역 앞에서 다시 보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70년대까지는 아마도 이런 길거리 모습이 있었던 듯하다. 이름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림 속에는 꽃, 새, 물고기, 곤충 등의 형상들이 서로 꼬매 듯 엮어지고 서서히 이름을 드러낸다. 붓(笔)은 보통 금속으로 만드는데 다양한 색을 표현하기 위해 그 사이에 스펀지를 끼워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스펀지가 바로 형형색색, 변화무쌍한 그림의 마술인 것이다. 그리고 종이 윗면에는 거의 중화이슈(中华艺术)라고 쓰여 있다. 아랫면에 써 있는 글씨는 찡핀즈화(精品字画). 자세히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민간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민속예술의 하나라고 보여진다. 하나 그리는데 약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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