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다음날 할아버지, 삼촌과 함께 우혁이는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 갔습니다.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점심을 먹으러 간 것입니다. 광안리 뒷골목을 지나는데 벽화 하나가 아기자기 하고 소박한 모습이 정겹습니다. 삼촌보다 키가 훌쩍 큰 우혁이, 할아버지와 함께 모래사장을 밟았습니다. 포말로 부서지는 파도를 보다가 가끔씩 이렇게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하니 멋집니다. 후드를 쓰고 후드를 벗고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긴 그림자까지 담았습니다. 드디어 손을 빼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신발에 모래가 묻어나지요 당연히. 바닷바람을 잔뜩 마시고 나서 점심을 먹으러 가까운 언양불고기 집으로 갔습니다. 이 식당에서 울릉도에서만 난다는 명이나물이 나왔습니다. 울릉도 산마늘 줄기라고 하는데 양념이 잘 스며들어 맛이..
1월 27일 설날 차례를 지내고 새배한 후 어머니 납골당을 들렀다가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가족들 모두 해운대 누리마루를 찾았습니다. 조카들은 전에 온 적이 있지만 우혁이는 처음이라 함께 갔습니다. 에이펙 정상회담이 열렸던 곳, 동백공원 안쪽에 바다를 바라보며 조성된 누리마루는 이제 명소가 된 듯합니다. 누리마루 입구에 들어서면 십장생 그림이 있습니다. 해, 산, 물, 돌, 소나무, 달, 불로초, 거북, 학, 사슴을 보통 말하는데 중국에서 오랫동안의 군웅 할거 시대인 춘추전국시대가 끝나는 시점에 이런 불로장생하고자 하는 서민들의 욕구가 분출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진시황은 전국시대를 통일한 후 불로초를 찾으러 다녔는지도 모릅니다. 큰 유리를 따라 들어온 햇살을 등지니 얼굴이 잘 보이지 않지만 1미터 68..
아빠가 지리산 다녀온 걸 굉장히 부러워한 아들(우혁)을 데리고 어제 관악산 연주대를 올랐습니다. 마침 날씨도 쾌청하고 따뜻해서 좋았어요. 중2라 공부하느라 늘 가고 싶고 보고 싶은 걸 다 못하는 게 늘 아쉬웠는데, 산행 내내 즐거워 하니 기분 좋았습니다. 시간 되는대로 한달에 한번은 서울 근교 산행을 하자고 했습니다. 정상 못미쳐 태극기 휘날리는 바위까지 올라갔는데, 꽤 위험천만이기도 했습니다. 시야가 넓어 멀리 한강도 보이고 남산타워도 보입니다. 629미터 연주대 정상 바위에 누워 쉬기도 했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사진 찍은 후 낙성대 방향으로 내려와 오리양념구이를 먹었습니다. 고추장 뒤범벅인 오리고기를 정말 맛있게 먹었지요.
주말 태백산 '호박엿 장수 가수'에 관한 글이 메인에 붙어서 놀랐습니다. 주말에 어머니 병세가 좋지 않아 부산에 다녀오느라 몰랐는데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라 말입니다. 사실, 아들 우혁이랑 태백산 눈꽃기차 여행을 다녀온 것은 나름대로 즐거운 목적이 있었습니다. 아빠가 태어난 곳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그리고 저도 오랜만에 기억이라는 편린을 조금 꺼내보고 싶기도 했고요. 강원도 삼척군 장성읍 소도리. 제가 태어난 곳, '눈꽃기차'를 핑계로 그곳을 아들과 함께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사실 지금은 '눈꽃'이란 아름다운 수식이 붙었지만 제 기억의 곳곳엔 탄광촌에서의 유년시절이 더 강렬하게 떠오르는 곳입니다. 새벽부터 서둘러, 영등포역에 7시40분에 도착했습니다. 여행사 직원이 준 뱃지와 기차여행좌석권을 받고 ..
2006. 08. 20 호주 홈스테이를 다녀와 오랜만에 만났더니, 의젓하게 많이 컸더군요. 영화 '괴물'을 보러 같이 갔다가 ... 호주에 3주 있으면서 머리를 영 신경 안썼던지 장발이어서 더 어른스러워 보이네요. 초등 6학년인데, 학교 방송반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요. '요즘은 방송반 편집 재밌냐?' '재미없어요' '그럼 촬영은 하냐? 촬영은 어때?' '촬영...할만 해, 수업 빠져도 되거든요' '괴물'을 보고 나온 후 우혁이왈 '진짜 재미없네. 왜 천만이래!' '아빠도 그렇게 생각한다. 오히려 각설탕이 더 재밌데...' '각설탕이 뭔데요?' '영화지. 다음에 보자' '네~ 훨씬 재밌겠네요' 어제 우혁이랑 달력을 보다가 갑자기 '앗~아빠 생일이다 내일' '아빠 60달러면 얼마야?' '6만원 정도겠지'..
마지막 날, 아침을 준비하는 사이 우혁이는 다시 풀장으로 내려갔다. 펜션을 출발해 가는 도중 소 목장을 만난 건 아주 기분 좋은 일이었다. 3박4일 짧은 여행 동안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작은아빠, 삼촌 그리고 개구장이 원석이와 함께 즐거운 여행이었던 우혁. 오전 약간 쌀쌀한 날씨임에도 못내 아쉬워 다시 풀장에 ... 추워 보이네요. 물속에서 치솟아 오르는 모습이 사진에 담기는 게 재밌나봐요. 와우~멋졌어. 수건으로 몸을 닦고, 빨리 밥먹으러 가자. 밥 먹고 떠나기 전에 침대에 누워 ... 벽에 걸린 그림과 잘 어울리는 침실이네요. 갑자기 원석이가 과자를 들고 나타나 침대에 엎드렸지요. 아이구 귀여운 표정들 검은 구름이 몰려오는 한라산 중턱에서 천백고지 휴게소 옆에 백록의 전설과 동상이 있어요. 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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