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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지씨리여우댜오(国际溪流钓)가 열린 롱후산(龙虎山)에서 3박4일을 지냈다. 많은 친구도 사귀고 맛 있는 음식과 술, 그리고 대나무 뗏목 낚시와 관광, 그야말로 호강이 따로 없었다.  

 

대회 전날 환영 만찬인 완후이(晚会). 대회 주최측과 주관사 대표들이 띠이씨(第一席)에 앉았다. 원탁 테이블에 자기들만 가운데 꽃다발을 뒀다. 뭐 중요인사들 자리니 당연하기도 하고 ... 환영멘트가 흐르는 가운데, 푸우위엔(服务员)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셋팅하고 있다.

같이 참가한 한국분과 주관사 실무담당자 아가씨.

낚시대회 첫날 밤, 우연히 미국친구 둘과 빠시(巴西), 즉 브라질 친구 한명과 어울렸다. 알고봤더니만 내가 공부했던 부근인 베이징제2외국어대학, 소위 얼와이(二外)에서 공부한 친구들인데, 중국어를 꽤 유창히 잘 했다. 특히, 브라질 친구 데이빗은 나이가 30살인데 중의를 배우려고 중국어를 배웠다는데, 젠틀하고 착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오른쪽 두번째 수염 기른 친구다. 서로 어울려 밤12시까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마셨다.

행사를 주관한 회사의 똥스장(董司长)과 쫑징리(总经理)와 함께. 두 여성이 이 대회를 실질적으로 주관했다. 용호산이 있는 시를 주최로 끌어들이고, 전국 각 도시의 낚시 모임을 조직하고 언론사와 스폰서쉽 등을 유치했다.

낚시대회 첫날 저녁. 음식이 꽤 많았는데 그럭저럭 먹을 만 했다. 다행히 대회가 진행 중이라 별로 술을 안마셔서 좋았다.

외국친구들이랑 한 테이블에 합석. 뭐 외국인으로서 중국생활을 주제로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그중 안타까운 사실 하나. 그들이 공부한 대학, 얼와이에서 많은 한국 여학생들과 사귄 걸 자랑 삼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남자들끼리 하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우리 나라 여학생들과의 추억을 듣는 게 그리 마음 편하지 않았다. 남녀의 사랑, 연애에 이러라저러라 하긴 뭐해도 말이다. 가만히 듣다 보면 은근히 화가 난다.

한국 여학생들도 (중국 여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서양 외국인 남자를 매우 좋아한다는 그들의 이야기이고 보면 말이다. 그저 추억처럼 이야기했고, 한국사람들 만나서 한국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이어서 대단할 것도 없어서, 그저 그러냐고만 했지만. 하여튼, 중국에 공부하러 온 한국사람들 좀 정신 차릴 일이긴 하다.

용호산장 주변

무슨 찻집같기도 하고 그런데. 문이 잠겨 있어서 들어가보진 못했다.

산장 앞. 밤이 되니 홍등이 길게 걸려 있다.

산장 내부 로비

산장 푸우타이(服务台). 여섯개 시계가 걸려 있는데, 동경은 있더라.

1층 로비가 정갈하다.

창이 높아 햇살이 잘 든다.

산장 입구

뒷 산 봉우리를 배경으로 산장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다.

산장 앞 길인데 밤에 화려하게 살아있던 홍등이 낮에도 여기가 중국이라는 기운을 분출하고 있다.

바람에 살랑 흔들리는 홍등, 나무 틈새로 반쯤 걸쳐나온 홍등

그리고 홍등 못지 않게 여운을 주는 그림자

토속음식을 판다는 음식점인데, 지날 때마다 봐도 사람도 인기척도 별로 없다.

외국인들은 일종의 별관인 펑위쉬엔(风云轩)가 숙소였다. 용호산장에서 걸어서 4~5분 거리니 가깝다. 밤에 산장까지 맥주 사러 왔다갔다 하느라 좀 무서웠긴 해도 말이다. 덕분에 밤하늘의 무수한 별들과 인사도 했다. 아쉽게 카메라로는 다 담기 어렵더라.

아담한 작은 산장, 풍운헌. 용호산장에는 백여명 이상의 중국인들이 있어 아주 시끌벅적했는데 이곳은 아주 한적하고 조용했다. 시설이 좋은 편은 아니나 아침에 새소리, 꼬끼오 닭 우는 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곳. 공기도 좋다. 전날 아무리 술을 마셨어도 아침이면 자연의 소리와 함께 눈을 뜨는 느낌, 그런 정겨운 황홀을 또 언제 느낄 수 있을까.

초청해 준 똥스장, 쫑징리에게 감사를 드린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