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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2010.12.18) 마침 베이징 하늘은 맑았고 날씨도 모처럼 봄날씨처럼 포근했다.

매주 토요일, 등산으로 한 주일의 피로를 푸는데, 마침 베이징의 한 산악회가 등산 후 양고기 바비큐 파티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침 7시에 출발, 베이징 북쪽 옌칭(延庆)시에 있는 롄화산(莲花山) 삼림공원으로 향했다.

멀리서 보면 흰색 암벽이 가파르게 솟은 정상까지 가야한다. 바로 눈 앞에 보이지만 능선을 따라 빙빙 둘러가려면 2시간이 더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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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이 1천미터 조금 넘는데 주변 산세에 비해서도 다소 높아 산 정상에는 망루가 있다. 이 망루는 주변 산을 관찰하기 위해 설치됐다. 주로 산불과 같은 재해를 사전에 감지하기 위한 망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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롄화산에는 바위들 모양이 다 독특하다. 물론 바라보는 각도나 사람의 심성에 따라 모양이 다르겠다. 입을 조금 벌리고 서 있는 이 바위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캐릭터와 엇비슷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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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솟대바위라고 불러도 좋겠다. 산 중턱에 불쑥 솟아있어서 뜻밖이었지만 볼수록 기특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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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못 미처 넓은 평지가 나오는데 갈대가 무리로 자라있다. 이렇게 놓은 곳에 갈대가 숲을 이루고 있다니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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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망루 옆에서 섰다. 아래쪽에 있는 동행에게 카메라를 맡기고 발빠르게 올라섰다. 절벽이라 위험하다고 가지 말라고 누군가 말했지만 좀더 멋진 포즈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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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 회원 중 한 명이 정상에 있는 큰 바위 위에 올라서 있다. 산 아래를 바라보는 모습이 나름대로 구도가 잘 맞아 멋진 사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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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가 진 암석을 따라 살짝 내려갔다. 암석 사이로 피어난 나무와 그 아래 멋진 층층 암석을 함께 바라보니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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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 바위 위에 섰다. 멀리 시야가 닿는 곳까지 바라보고 있는데 끝도 없이 펼쳐진 산능선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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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이 너무 좋아 셀프타이머로 찍었다. 그늘과 햇살이 반반이라 얼굴은 그래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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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서 바라본 마을이다. 가파른 산을 끼고 사는 산촌이 멀리서도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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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내려오면서 경사가 약간 있는 암석이다. 암석 너머 멀리 산세가 이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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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아지가 산 정상까지 따라 올라왔다. 정상 조금 아래에서 우리는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함께 온 강아지가 화제이다. 내려가서 먹을 양고기 바비큐 집 강아지라고 한다. 손님을 인도해 산 가이드견이라고 칭찬이 자자하다. 정말 영리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 사람들이 모두 '바둑이'라고 불렸는데, 우리말 알아들을 리 없는 '바둑이'가 재롱 떠는 게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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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 바른 곳에 앉아 모두 점심을 먹고 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준비해 온 것을 먹었다. 금방 내려가서 바비큐 파티 한다더니 많이도 먹는다. 그만큼 등산을 하면서 흘린 땀이 많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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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 회원 한 분이 준비해온 이름하여 '만수무강 술'이다. 도라지, 오가피, 하수오, 오디 등등 좋다는 것은 다 넣고 만든 술이라고 한다. 몇 잔 마셨는데 정말 그 맛이 신선주가 부럽지 않더라...술을 건네는 손과 주변의 손들이 다 정감이 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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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까지 준비해 왔다. 젓가락으로 이어지는 마음 씀씀이가 좋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만이 가진 포근한 마음가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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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을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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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바비큐가 돌아가고 있다. 각 통에 양 한마리씩. 이것을 무려 4시간이나 넘게 돌려야 한다. 처음에는 아주머니가 돌리다가 지금은 아저씨가 돌리고 있다. 오른손 왼손 함께 천천히 돌리고 있다. 숯불에 양고기가 익어가고 은은한 향과 더불어 연기도 솔솔 피어오른다. 아저씨 앞에 흰 강아지가 지키고 섰다. 이 집에 강아지가 여러 마리 있는데 항상 한 마리는 지키고 앉았거나 서 있다. 참으로 영특한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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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고기 통바비큐를 돌리는 아저씨의 무심하면서도 인심 좋게 생긴 모습이다. 한마리 무게가 얼마나 되냐고 물어보니 '20근이 넘는다'고 한다. 1근이 500그램이니 10킬로그램이 넘는다. 양 한마리를 질 좋은 천연 숯불에 4시간 돌려 굽고 자리까지 마련해 주며 중국 돈으로 600위엔, 약 11만원 정도 하니 싼 편이다. 한마리로 성인이 10명이 다 먹고도 남을 정도이니 1인당 약 1만원 정도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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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한마리가 통째로 돌아가고 있다. 바비큐라는 말은 그냥 불에 굽는다는 뜻으로 샤오카오(烧烤)라는 말로 쓴다. 바비큐로 쓰는 양은 어린 양을 주로 쓰는데 가오양(羔羊)이라 한다. 그러니까, 가오양샤오카오(羔羊烧烤)라고 부르면 된다. 숯불에 서서히 익어가면서 기름이 빠지고 껍질은 살짝 탄 듯하다. 서서히 속살이 익어가면서 바비큐의 향과 맛이 잔뜩 묻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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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람들은 양고기를 구워 먹을 때 여러가지 향료를 묻힌다. 지금 뿌리는 것은 화자오(花椒)인데 우리는 산초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화자오를 뿌려야 양고기에 있는 노린내를 다 잡을 수 있으며 함께 먹어야 맛도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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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뿌리는 것은 라자오(辣椒)로 고추가루이다. 양고기에는 고추가루와 산초가루가 들어가야 제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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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 어르신 한 분이 어느새 산에서 내려오면서 도라지 몇 뿌리를 캐 왔다. 양고기가 익어가고 있는 사이 도라지 하나를 다 먹었다. 껍질까지 다 먹어야 영양가가 최고라며 그냥 물에 살짝 씻어 먹으라고 한다. 마침 수도가 고장나서 대충 털어서 산흙까지 함께 잘근 씹어 먹었다. 이게 한 30년산은 된다고 하니 보약을 먹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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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어린 양 한마리가 다 익었다. 칼로 껍질을 살짝 한거풀 벗겨내니 속살이 알맞게 익었다. 베이징 오리구이처럼 겹겹이 벗겨내 접시에 담는다. 속살은 속살대로 담백하고 껍질은 껍질대로 고소하다. 끝도 없이 먹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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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을 벗겨내는 것도 요령이 있나보다. 순서도 있고 기술도 있어야 한다. 껍질과 속살을 차례로 먹기 시작한 후 나중에는 등뼈, 다리 순으로 마지막까지 통째로 다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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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한가운데에서 열심히 뜯어내고 있는 주인이다. 벽에는 신중국의 창업공신인 마오쩌둥(毛泽东), 저우언라이(周恩来), 류사오치(刘少奇), 주더(朱德)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시골 산촌에 오니 여전히 걸려 있는? 아니면 아직도 뜯지 않은 인물 초상이 남아있다.

주말마다 등산만 하고 내려오다가 이렇게 산악회와 함께 양고기 통바비큐 파티에 참가하니 색다른 맛이다. 함께 간 인원이 모두 25명 가량이었고 양고기 두마리를 먹고도 조금 남았다. 한마리에 11만원이면 먹을 수 있으니 평균으로 봐도 1인당 1만원이면 푸짐한 양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