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지하철은 몇 년전까지만 해도 핑궈위엔(苹果园)과 쓰후이둥(四惠东)을 잇는 1호선만 있었는데 8통선과 2, 5, 10, 13호선에 공항고속 지하철과 올림픽 지선까지 복잡하게 됐다. 그만큼 시민들의 교통로서의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개통되는 지하철은 깨끗하기도 하지만, 외부와 내부 모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문화콘텐츠를 담고 있어 기분이 좋다. 얼마전 베이징에 갔을 때 5호선 둥쓰(东四)역에 내렸는데 플랫폼 한가운데 장기(象棋)가 놓여 있어 흥미로웠다. 대리석을 깔고 그 속에 장기판(象棋盘)의 선을 긋고 장기말(象棋棋子)을 새겼으니 정말 한판 장기 전쟁이 준비중이다. 장기는 중국역사에서 초한(楚汉)의 쟁투, 항우와 유방이 천하를 두고 경쟁하던 배경을 삼고 있음을 알고 있다. ..
10월 23일, 글로벌원정대원들과 함께 텐탄(天坛)공원에 갔다. 원래 일정은 바다링(八达岭) 장성이었는데, 바람도 몹시 부는데다가 시간도 넉넉하지 않아 가까운 곳으로 고른 것이었다. 5년만에 다시 갔는데 그 모습 별로 별할 리 없다. '탄'은 제단으로 제사를 올리는 곳. 이곳은 1420년 명나라 영락(永乐)제에 건축됐으며 명청 양대의 황제가 하늘에 예를 올리던 곳이니만큼 그 품격이 높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다. 다만, 유명하다는 것이 그만큼 관광객들의 홍수 속에서 둘러봐야 한다는 이야기니 고즈넉하게 문화유람을 즐길 기대는 다소 접어야 한다. 입장료는 내부의 건축물들을 다 둘러볼 수 있는 통합티켓이랄 수 있는 롄퍄오(联票) 가격이 비성수기(淡 季, 단지)에는 30위엔, 성수기(旺季, 왕지)에는 35위..
중국 사람들과 만찬을 하면 참 다양한 에피소드가 생긴다. 물론, 만찬내용에 따라 그 규모와 수준이 달라지긴 한다. 역시 만찬에서의 최고의 기준은 술이라 할 것이다. 어떤 술을 떡하니 내놓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에 임하는 자세와 기대치가 반영되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식사에 곁들이는 술의 종류에 따라 요리의 질도 함께 좌우되니 늘 어떤 술과 요리가 나오는 지가 관심일 수 밖에 없다. 지난 11월 중순, 중국 다거(大哥, 형)의 소개로 무송이 태어난 고향, 칭허(清河)에 갔다. 한 회사의 총경리(사장)와 동사장(회장)과 연이틀에 걸친 만찬을 겼어야 했다. 첫째 날 저녁과 둘째 날 점심은 회장의 아들인 사장과의 만찬이었고 둘째 날 저녁은 회장과의 만찬이었다. 회장과의 만찬이야말로 정말 기억에 남을 좋은 ..
중국 4대 소설 중 하나인 수호지에서 단연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은 무송(武松)이야말로 가장 드라마틱한 영웅 중 하나. 지난 11월 15일 우연한 기회에 무송의 고향 허베이(河北) 칭허(清河)를 찾게 됐다. 베이징에서 서남쪽으로 허베이 성도 스자좡(石家庄)을 거쳐 다시 남쪽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면 산둥(山东)성을 경계로 작은 현시(县市)인 칭허에 이른다. 약5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달려야 도착한다. 비즈니스 미팅을 마치고 낮부터 마신 맥주에 약간 취기가 올랐지만 짬을 내어 시내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무송공원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숙소였던 칭허호텔 바로 건너편이니 아주 가깝기도 하고 베이징에 비해 훨씬 남쪽이어서인지 날씨가 포근한 편이었다. 공원 남문인데 1997년에 조성된 공원치고는 잘 관리가 되지 않..
중국에서 중국요리를 먹으러 식당에 가면, 우선 입구부터 환영인사를 듣고 나면 바로 '지웨이(几位)' '몇분이냐'는 이야기를 듣는다. 사람 수에 따라 적절한 자리로 안내하려는 것이다. 자리를 잡고 나면, 주문을 하게 되는데, 푸우위엔(服务员)이 가져온 차이푸(菜谱,메뉴판)를 보고 주문을 하면 된다. 며칠 전 진바이완(金百万)이라는 카오야(烤鸭)전문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먹은 저녁만찬을 소개한다. 중국에서 당나라 농업사를 전공하고 연구중인 이중원 박사의 주문에 따라 맛갈나는 요리를 먹었다. 게다가 얼마전 황당하고도 비싼 췐쥐더에서 한국여행사의 농간(?)으로 바가지를 엄청 쓰고 먹은 오리요리 때문에 영 배가 아팠기에 이날 먹은 오리고기는 더없이 맛있었다고 하겠다. 먼저, 량차이(凉菜)부터 주문한다. 이박사는 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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