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일 '안후이'(安徽)성 성도(省都)인 '허페이'(合肥)에서 짧디짧은 반나절을 보냈다. 북경에서 밤기차로 왔으니, 조금 피곤하기도 했고 무더운 날씨로 호흡조차 곤란할 정도. 다음 목적지인 '루안'(六安, 원래 '리여우'라 읽는 줄 알았는데, 도로표지판으로도 지방말로 '루'라 하니)이라는 도시로 가려면 1시간을 더 서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역 광장에서 마중 나올 사람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니 오전 10시35분. 동비천과 서비천이 만나는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합비'. 중국 역사 에서 청백리의 상징으로 추앙받는 포청천(包靑天)의 고향이기도 하고, 청나라 말기 정치가 이홍장(李鸿章)의 고가가 있는 곳. 삼국지에서 위나라 장수 장료(张辽)가 손권(孙权)의 오나라 10만 대군을 물리친 치열한 전투의 현장인..
수도 베이징 역, 밤은 대낮처럼 밝다. 7월 마지막 날, 칠월칠석 날 밤, '안후이'(安徽)성 성도인 '허페이'(合肥)를 가기 위해 밤 기차를 탔다. 무려 11시간이나 걸리니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떠났다. 아마도, 70년대 서울에서 부산으로 기차여행을 한 이래 가장 긴 기차여행이 아닐까 생각한다. 밤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전국 각지로 가는 사람들의 발길로 인산인해. 산으로 바다로, 명승고적을 찾아 가는 여행객이야 쉽게 알 수 있으나, 고향을 찾는 것인지 일을 찾아 떠나는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역 광장은 기차 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넘친다. 베이징 역은 1901년, 청나라 때 처음 만들어졌는데, 지금 현재의 자리는 아니고, 천안문광장 남측에 있는 '쩡양먼'(正阳门) 속칭 '치엔먼'(前门) 동..
'창푸허'공원, '황청'예술관, 아쉽게 못 본 '타이미아오'의 '노동인민문화궁' 등 천안문 동편을 살폈으니, 이번엔 천안문 서편이다. '중산공원'에는 정말 볼거리가 많다. 그걸 소개하려면 몇번에 걸쳐 나누어야 할 듯 싶다. 그리고, '국가도서관'이 있고, '천주교 성당'도 하나 있다. 그리고 후통 골목에 있는 집의 '문'에 집요한 내 성격도 드러내보고 싶다. 중산공원은 원래 요나라 시대 '흥국사'(兴国寺)라는 사찰이었으나, 명나라 영락제 때 '쓰어지탄'(社稷坛)을 위해 재건했다가, 1928년 손문선생의 영구가 머물렀으니 이때부터 중산공원이라 불렀다고 한다. 중산공원(中山公园)은 천안문서역 B출구를 나와 약간 천안문 방향으로 가면 바로 남문이다. '난창지에'(南长街)를 따라 약500미터 정도 북으로 가면 ..
2003년 9월 '홍콩필름마트' 참관 및 미팅을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첵랍콕 공항에 도착했다. 첵랍콕 공항은 1998년에 개항했으니 비교적 신공항이다. 인천국제공항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어쩌면 주변인프라나 대중교통연계 등을 따지면 훨씬 좋아보인다. 고민끝에 이층버스를 타고 침사추이 부근의 호텔로 가기로 했다. 청소부 아주머니에게 버스출발지를 물으니 여기까지 데려다 주었다. 5분 이상 걸었던 거 같은데, 정말 친절하다. 멀리 보이는 이층버스가 신기해 사진을 찍는 순간, 스튜디어스 둘이 끼어들었다. 이층버스의 이층 맨앞 자리에 앉으니 시야가 정말 좋다. 시내로 들어가는 길이 정말 산뜻해 설레이기조차 한다. 공항에서 시내 구룡반도를 들어서려면 '칭마따치아오'(青马大桥)를 지나야 한다. 교각이 없는 이 다리..
천안문 바로 동편에 북경시 '노동인민문화궁'이 있다. 안에는 명청시대의 '타이미아오'(太庙)가 있는 곳으로, 명나라 영락제 때인 1420년에 건립된 것이라 한다. 신중국(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들뜬 분위기 와중에 '저우은라이'(周恩来)총리의 건의로 중국인민들의 문화공간이며 쉼터로 조성했다. '마오쩌똥'(毛泽东)주석은 친필로 '北京市劳动人民文化宫' 글씨까지 쓰고 1950년 5월1일 정식으로 개방했다. '노동인민문화궁'의 남문이다. '노동인민문화궁'에는 문이 모두 3개 있는데, 다른 서북문과 동문에 비해 좁아 차량이 진입하기 어렵다. 원래는 '타이미아오'와 남북으로, 일직선으로 통하는 정문이었을 것이나 묘를 포함해 넓게 문화공간을 만들면서 남문으로 부르는 것같다. 여기에서 '마오쩌똥'의 현판식이 열렸으며,..
북경 천안문광장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창안지에'(长安街), 중국공안부 건너편 '난츠즈따지에'(南池子大街)로 들어서면 왼편으로 '창푸허'(菖蒲河) 공원이다. 공원 중심에 '황청'(皇城) 예술관이 있다. 황성은 궁성(紫禁城)을 둘러싸고 있으며 내성은 황성을 둘러싸고 있고, 외성은 자금성 남쪽에 위치한다. 이렇게 황성은 4성의 하나이다. 황제의 거처인 자금성을 둘러싼 황성과 황성을 중심으로 살아가던 귀족들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자금성은 지금 고궁박물관이고, 황성은 북해공원, 중남해, 경산공원, 노동인민문화궁, 중산공원을 포함한다고 보면 된다. 내성은 지금의 북경 지하철 2호선과 일치한다. 황성의 대략적인 위치를 이해했다면, 그리고 '창푸허' 공원을 찾았다면, 한번 들여다봐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
북경에서 천안문광장의 남쪽 '치엔먼'거리, 서쪽 방향으로 '따쓰란씨지에'를 완전히 빠져나간 후, 유명한 골동품 거리인 '리여우리창'에서 남쪽으로 500미터 가량 내려 가면 사거리에 '후광회관'이 있다. '후광회관'(湖广会馆)은 극장과 식당이 있는, 지금으로 따지면 일종의 '구락부'나 '클럽'이다. 청나라 가경제 때인 1807년 경에 만들어진 이 회관은 근대화의 선구자인 '손문'이 수차례에 걸쳐 정치 강연을 했던 곳이며 국민당 창립대회를 연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경극' 예술가들의 조용한 터전으로, 박물관과 식당, 공연극장이 있다. '후광회관' 입구, 넓은 주차장인데 한낮이어서인지 차량이 많지 않다. 경극가면을 상징하는 사색 이미지의 조형물이 눈에 띈다. 회관 건물도 그 옛날 청나라, 민국시절 그대로의 ..
'따스란씨지에'(大栅拦西街)는 행정구역으로 북경시 '쉬엔우취'(宣武區)에 위치한다. '라오베이징'의 골목길과 옛집을 두루 살려볼 수 있을 것이긴 한데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후통'으로 들어가는게 꺼림찍하다. 아주 포괄적인 뜻을 풍기는 '후통'이란 말에 호감도 있지만 과연 그 속내를 바라보고 관찰할 때, 구체적인 초점이 아직 떠오르지 않나보다. '후통'이름의 팻말이 붙어 있으면 한두발 들여놓았다가도 금방 다시 나오곤 한 게 몇번이다. 언제가는 꼭 '후통'가는 날을 잡아서 두루 깊숙하게 한번 가볼 생각이다. '후통'과 '후통' 사이 긴 '따스란씨지에'를 걸으며 자신의 터전을 밑천으로 살아가는 서민들과 만났다. 신문과 잡지 매장 옆에 '후통' 관광용으로 개조된 자전거가 버티고 섰다. 이걸 타면 주변 '리여우리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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