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야오에는 옛부터 이어 내려오는 한족 토속종교문화의 일종인 성황신의 사당이 있습니다. 아주 낯선 모습의 성황묘에는 특히 선찬우보(善餐佑保)라고 하는 징악에 관한 모형이 섬뜩합니다. 마치 지옥의 형벌을 연상케하는 장면들에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너무 무서워, 20여가지나 되는 지옥같은 모습을 다 담지도 못할 지경입니다. 비록 모형으로 장식된 것이나 상상하기에 따라 기분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전국에 간혹 성황묘가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봐서 긴 역사 속에서 토속신앙의 한 형태가 여전히 중국에 남아있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매운 사천요리를 먹고 낙양에서 태원 가는 밤기차를 탔습니다. 침대칸에서 덜컹거리며, 그러나 저녁때 먹은 술 기운으로 새벽까지 잘 잤지요. 핑야오 티켓이 없어서 타이위엔을 끊고 핑야오를 지나 타이구에서 내리고 거기서 기차역 앞 아침 분위기에 맞춰, 산시의 다오샤오몐 국수를 먹고 다시 기차를 타고 핑야오까지 갔습니다. 중간에 만났던 사람들, 먹거리, 거리풍경 등이 다 재밌습니다. 물론 밤새, 그리고 아침부터 또 기차 여행이었지만 말입니다.
서기 68년, 동한 시대에 처음 건축된 불교사원입니다. 낙양에서 동쪽으로 2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고 버스로도 40분이면 도착합니다. 당시 낙양은 동한의 수도였는데 당시 황제인 명제(明帝)가 인도에서 온 승려들을 위해 세운 것이라 합니다. 인도에서 흰 말 두필에 경전을 싣고 왔다고 해서 사원의 이름을 백마사라 합니다. 그래서 사원 안에 두 필의 말 동상이 서 있기도 합니다. 가장 안쪽 비로각(毗卢阁)에는 중국어로 최초 번역된 불경인 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인용(仁勇)와 충의(忠義)의 상징 관우(关羽)가 묻힌 관림(关林)입니다. 삼국지를 모르는 분 없겠지만, 아마도 관우만큼 사랑 받는 인물도 없을 것입니다. 중국에서도 관우는 거의 신으로 받들어지고 있어 그의 사당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삼국지에서 오나라 손권이 사람들의 우상이던 관우를 죽인 후 그 핑계를 위나라 조조에게 전가하려 하자, 조조가 관우의 주검을 거두어 성대히 장례를 치르고 무덤도 훌륭하게 세웠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바로 그 무덤인데, 생각보다 아주 거대한 무덤임에 틀림 없었습니다.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