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이저우 소수민족 취재기 (2)] – 시장 첸후먀오자이에서 구이저우 첸후먀오자이(千戶苗寨)는 매일 공연을 연다. 마을 한복판 광장을 에워싸고 이미 천여 명이 넘는 관객이 자리 잡았다. 공연 시작은 언제나 분위기를 돋우는 징쥬거(敬酒歌). 손님을 환영하고 존경의 술잔을 올리는 것이다. 화려한 옷과 장신구를 걸친 아가씨들이 노래를 부르며 관객에게 술잔을 바치니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소의 뿔처럼 생긴 잔을 높이 들어 술을 권한다고 해 뉴자오쥬(牛角酒)라고도 한다. 먀오족은 아이들 복장과 남장, 여장이 다르고 여장도 평상복과 정장복이 다르다. 공연장 아가씨들은 거의 정장에 가깝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민족의상이라 칭찬 받게 한 은 장신구(銀飾)를 머리와 목에 둘렀다. 넓고 부드러운 질감으로 은은한 빛을 뿜..
[구이저우 소수민족 취재기 ①] 베이징에서 시장까지 베이징 출발 Z17 열차, 후난(湖南) 창사(長沙)까지 13시간 5분. 10월 28일 저녁 출발 아침 도착의 직행특급기차인 즈다터콰이(直達特快)는 오차 없이 순간 이동했다. 중국소수민족 로망을 지닌 취재팀은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다시 구이저우(貴州) 행 버스를 탄다. 창사 버스터미널에서 뉴러우몐(牛肉麵) 한 그릇씩 배를 미리 채웠다. 장이머우 감독의 가 '귀주'가 아니듯 영화 속 중국 서북지역 배경이 아닌 중국 서남부 소수민족 마을을 향해 간다. 구이저우 동남부 및 남부 지역은 먀오족(苗族), 둥족(侗族), 부이족(布依族), 수이족(水族) 등 소수민족이 거주한다. 송(宋)대 이전에는 쥐저우(矩州)라 했으나 기역자 모양의 자를 뜻하는 이 쥐(矩)..
중국 포털 소후클럽의 솔로데이 행사 취재 중국도 ‘빼빼로데이’가 있다. ‘빼빼로’가 없는 중국은 남친이 여친에게, 여친이 남친에게 과자를 주고받는 상업주의와는 다소 다르다. 11이 작대기 2개 모양이라 광쿤제(光棍節)라 한다. ‘쿤’은 몽둥이, 작대기를 뜻한다. 11일은 서로 나란한 숫자의 이미지를 연상해 단션(單身), 즉 솔로를 상징하며 바로 솔로데이(Solo day)이다. 기찻길처럼 서로 만나지 못하는 2개의 작대기는 남녀 솔로를 상징한다. 더 재미있는 것은 1월 1일, 작대기가 2개인 날을 샤오(小)광쿤제, 1월 11일과 11월 1일처럼 작대기가 3개인 날을 중(中)광쿤제, 11월 11일 작대기 4개인 날을 다(大)광쿤제라 부른다는 것이다. 솔로의 날을 그 크기로까지 의미 부여하는 것은 역시 중국답..
해외에 살면 친구가 그립다. 베이징에 살면서 멘토 같은 선배가 있다면 더욱 좋다. 해외에 사는 까닭에 함께 어울릴만한 모임이 있다는 것은 꽤 커다란 기쁨이다. 사업에 지치고 생활에 윤기가 떨어질 즈음이면 소박한 커뮤니티 하나 만들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지 싶다. 두루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나던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모임. 이름도 라 부르게 됐다. 이 모임의 선배 한 분이 환갑을 맞았다. 뭔가 색다른 이벤트를 해드리자는 취지에서 베이징 외곽 만리장성 중에서도 가장 멋지기로 유명한 젠커우(箭扣)장성을 만장일치로 골랐다. 2011년 9월 24일. 아침 7시 30분 25인승 버스 한 대. 모두 16명이 탔다. 시내에서 열하일기의 땅 청더(承德) 방향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해발 1천 미터가 넘는 산을 넘어 가면 ..
중국 차기 국가주석이 될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 지난 4월 25일, 홍콩 유력언론 봉황망(鳳凰網)은 를 출처로 중국현대사 인물 시중쉰(習仲勳)을 보도했다. 1979년 당시 광둥성장이던 시중쉰이 '눈물로 백성의 고충을 처리하다'는 내용이다. 혁명1세대인 수많은 중국 공산당 인물 중 유독 그의 이름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얼까. 바로 2012년 차기 주석이 될 시진핑(習近平)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잡지 의 제호는 원래 였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이하 당 중앙)의 전권을 받고 성장이 된 시중쉰은 1970년대 말 광둥 주민들의 '홍콩으로의 탈출(偷渡)'에 직면했다. 선전(深圳) 당 간부들과 시중쉰은 논쟁을 벌인다. '사회주의 계급투쟁'과 '생계의 현실'을 놓고 언쟁한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시중쉰은 쉴 ..
베이징에 남아 있는 팔대괴 흔적을 찾아서 베이징에 기이한 인물들이 있다. 괴물(怪物), 괴짜(怪才), 기인(怪傑)으로 불린다. 괴상하다는 뜻의 ‘괴(怪)’가 붙어 인물 캐릭터가 됐다. 중국 명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업적인 대중적 시장이 생기기 시작했다. 난장에서 곡예(曲藝), 무술(武術), 잡기(雜技) 등으로 기예를 팔던 사람들이 함께 나타났다. 수백 명의 괴물들이 등장했다. 당연히 인기스타였다. 인기가 떨어지면 사라지고 스타 기질이 유지되면 대를 이었다. 팬들의 투표로 걸러지는 ‘위대한 탄생’은 아니었겠지만 대체로 8명으로 추려졌다. 팔대괴(八大怪)라 부른다. 중국 사람들이 팔(8)을 좋아하는 것은 전통이자 습관이다. 인물, 물건, 경치에 자주 가져다 쓴다. 의 기본도형인 팔괘(八卦), 도교의..
청 건륭제 단골 순행지 텐진 판산 중국은 땅덩어리만큼 산이 많다. 역사와 인물, 산이 함께 등장하는 일 역시 흔하다. 풍경도 일률적이지 않고 지방마다, 때로는 지질시대마다 생김새가 천차만별이다.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져 있는 명산을 두루 발 딛는 것은 평생 가능하지도 않다. ‘풍경’이자 ‘명승’으로 유명하면서 국가가 관리하는 명산이 208곳이나 된다. 수천 개에 이르는 입장료 받는 명산 중에서도 ‘국가급풍경명승구(國家級風景名勝區)’는 우리 식으로 표현하면 ‘국립공원’이다. 국민들에게 무료로 산을 개방하는 우리와 달리, 아직도 중국은 유명할수록 입장료가 비싸다. 지난해 가을, 텐진(天津)의 유일한 국가급(5A급) 풍경명승구인 판산(盤山)을 찾았다. 텐진 시 지(薊)현 서북쪽에 위치한다. 베이징 시내와도 직선..
오마이뉴스 송고하기 위해 다시 고쳐 쓴 기사입니다. (2011. 4.13. 22:06) 문득 인터넷 뉴스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대체로 포털 뉴스 면을 통해 헤드라인을 훑으며 보는 스타일이다. 아마 많은 뉴스 마니아들의 공통점이기도 할 것이다. 과 등은 뉴스생산 언론을 통해 송고 받은 뉴스를 배치하는 미디어로서 책임이 있다. 물론 뉴스를 잘못 생산하는 언론에게 1차적인 문제가 있다. 제목의 기사이다. "중국 소후닷컴 등 주요 외신들은 유승준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경한2'가 지난 1일 개봉된 뒤 10일 만에 6천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하는 기사이다. 아무리 해도 너무 한다. 기사가 하나뿐이었다면 그냥 웃고 넘어갈 수도 있다. 중국 관련 기사의 오보에 흥분하면 오래 살 기 힘들다는 것이 나름 중국전문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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